호주 최다 훈장 수훈자 벤 로버츠-스미스, 아프가니스탄 전시 민간인 살해 혐의로 체포

호주 최다 훈장 수훈자로 알려진 벤 로버츠-스미스(Ben Roberts-Smith)가 전시 범죄 혐의로 체포됐다. 이번 체포는 그가 아프가니스탄 파병 기간 중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들을 살해한 혐의와 관련된 다섯 건의 전쟁범죄 살인죄로 기소될 예정이라는 발표와 함께 이뤄졌다.

2026년 4월 7일, 로이터통신(Christine Chen)의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이 남성이 47세의 전 호주 국방군(Australian Defence Force, ADF) 소속으로 신원이 확인됐으며, 화요일 아침 시드니 공항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호주 연방경찰(Australian Federal Police, AFP)은 이 사건과 관련해 그가 2009년부터 2012년 사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다섯 명을 살해한 혐의(전쟁범죄 5건)로 기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각 혐의의 최고형은 무기징역이다.

로버츠-스미스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섯 차례의 파견 임무를 수행한 공로로 빅토리아 크로스(Victoria Cross)를 포함한 여러 최고 군사훈장을 수여받아 한때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피해자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당시 교전에 참여하고 있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AFP의 크리시 배럿(Krissy Barrett)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배럿 위원장은 또한 피해자들이 구금된 상태였고 무장하지 않았으며 ADF 요원들의 통제하에 있을 때 살해된 것으로 주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피고인 또는 그의 명령과 현존 하에 복종한 부하들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혐의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로버츠-스미스는 복무 중 부정행위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이 혐의들 중 일부는 2018년부터 나인 엔터테인먼트(Nine Entertainment) 계열 신문들이 연속 보도하면서 처음 공개됐고, 보도 내용에는 그가 무장하지 않은 아프간 청소년을 총살했다거나 수갑을 찬 남성을 절벽에서 걷어차 숨지게 한 뒤 사살 명령을 내렸다는 등의 주장이 포함됐다.

그는 해당 보도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으며, 호주 역사상 가장 비용이 많이 든 명예훼손 재판으로 기록됐다. 연방법원은 2023년 해당 신문들이 제기한 6건의 살인 혐의 중 4건을 입증했다고 판결했으며, 최종 항소는 2025년 9월 고등법원(High Court)에서 기각됐다.

한편, 2020년 보고서는 호주 특수공격연대(Special Air Service Regiment, SAS) 소속 일부 요원들이 장기간의 아프간 전쟁 기간 동안 수십 명의 무장하지 않은 포로들을 살해했다는 신빙성 있는 증거가 존재한다고 결론지었다.

조사 경과로서 AFP와 특별조사관실(Office of the Special Investigator, OSI)이 공동으로 수행한 조사는 2021년에 개시됐다. OSI는 호주 국방군의 아프가니스탄 관련 전쟁범죄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설립된 기구다.

OSI의 수사 담당 책임자 로스 바넷(Ross Barnett)은 기자회견에서 수사의 복잡성과 시간 소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의 범죄 현장에 접근할 수 없다. 사진, 현장도면, 측정값, 탄두 회수, 혈흔 분석 같은 범죄현장에서 통상적으로 확보하는 자료들을 얻을 수 없다.”

라고 말했다. 이러한 제약으로 인해 증거 수집과 사건 재구성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공동 조사팀(OSI-AFP)은 총 53건의 수사를 개시했으며 이중 10건은 현재 진행 중이라고 OSI는 밝혔다. OSI는 또한 다른 전직 특수부대원이 다음 해 2월에 전쟁범죄 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바넷은 “증거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추가 기소로 이어진다면 그러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피의자가 당일 늦게 뉴사우스웨일스(New South Wales) 주의 지방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버츠-스미스의 명예훼손 재판 당시 변호인은 즉각적인 코멘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용어 설명

빅토리아 크로스(Victoria Cross)는 영연방 국가들에서 사용되는 군사 훈장명으로, 전투에서의 뛰어난 용기와 희생을 기리는 최고 등급의 군사훈장 중 하나이다. SAS(Special Air Service Regiment)는 호주의 특수부대로, 고위험 작전과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부대이다. AFP는 호주 연방경찰(Australian Federal Police)을, ADF는 호주 국방군(Australian Defence Force)을 뜻한다. OSI는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호주군 전쟁범죄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설립된 특별조사관실(Office of the Special Investigator)이다.


전문적 분석 및 전망

이번 체포는 법적·정치적·사회적 파장이 복합적으로 얽힐 가능성이 크다. 우선 군사 및 정치적 측면에서 보면, 수십 명의 민간인 학살 의혹이 제기된 정황은 호주 국방군의 신뢰성과 내부 통제 시스템에 대한 국내외의 의문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 이러한 의문은 향후 군 구조 개혁, 작전 지침 재검토, 인권 준수 교육 강화 등 정책적 변화를 촉발할 잠재력이 있다.

법적 측면에서는 증거 수집의 제약으로 인해 수사와 재판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현장 접근 불가와 물리적 증거 확보의 어려움은 법정에서의 증명 책임을 충족시키기 위한 추가적·간접적 증거 확보와 증인 신빙성 평가에 무게를 둔 절차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또한 이미 명예훼손 재판에서 일부 혐의가 인정된 전력이 있어 공소유지에 관한 법률적 논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경제·시장 측면에서는 이번 사건이 직접적으로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장기적으로 국방 관련 기업의 이미지국방 예산·조달 정책에 대한 정치적 논쟁이 증폭되면 방위산업계의 계약 환경과 공공 조달 절차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존재한다. 특히 정부의 투명성 요구가 강화되면 방산업체의 규정 준수 부담과 리스크 관리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관련 기업의 사업 리스크 평가와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될 여지가 있다.

사회적·정서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전·현직 군인과 참전 용사 커뮤니티, 피해자 가족, 인권 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이 심화될 수 있으며, 이는 정치적 의사결정과 선거 이슈화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 수사 진행과 재판 결과에 따라 국내 여론의 분열과 국가적 자기성찰 요구는 증대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체포는 단일 인물의 법적 문제를 넘어 호주 사회와 제도 전반에 대한 검토와 변화를 촉발할 수 있는 사건이다. 향후 수사 전개, 법원 절차, 정부의 제도적 대응을 통해 그 파급 효과의 범위와 깊이가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