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증시가 또 한 번 기록을 갈아치웠다. 12일 시드니 증권거래소에서 S&P/ASX 200 지수는 전장 대비 0.43% 상승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특히 금속·광산(Metals & Mining)과 자원(Resources) 업종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2025년 8월 1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투자자들은 글로벌 원자재 가격 회복세와 중국 경기 부양 기대감에 주력 종목을 공격적으로 매수했다. 같은 날 호주 달러 환율이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한 점도 외국인 투자 자금 유입을 도왔다.
세부 종목 흐름1)에선 리튬 생산업체 Pilbara Minerals Ltd(종목코드 PLS)가 19.69% 급등하며 2.31호주달러에 거래를 마쳐 이번 랠리의 주인공이 됐다. 리튬 가격 반등과 생산량 증가 기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어 Mineral Resources Ltd(MIN)는 12.18% 상승한 38.12호주달러에 마감했다. 금·구리 채굴업체 St Barbara Ltd(SBM)도 9.38% 오른 0.35호주달러를 기록하며 상승 열기에 동참했다.
하락 종목도 있었다. 가전·음향 소매 체인 JB Hi-Fi Ltd(JBH)는 실적 둔화 우려로 8.39% 밀린 107.83호주달러에 장을 마쳤다. 금융 서비스 업체 AMP Ltd(AMP)는 7.20% 빠진 1.74호주달러로, 핀테크 솔루션 기업 Iress Ltd(IRE)는 7.23% 하락한 8.72호주달러로 각각 장을 끝냈다.
상승 종목 612개, 하락 종목 553개, 보합 454개—매수 우위가 뚜렷했으나 업종별 온도 차가 컸다.
S&P/ASX 200 VIX와 파생·원자재 동향
S&P/ASX 200 VIX—지수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2.56% 오른 10.89를 기록해 투자자들의 단기 불안 심리가 다소 확대됐음을 시사했다.
국제 금 12월물은 1.83% 하락한 온스당 3,427.52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9월물은 1.03% 떨어진 배럴당 63.22달러, 브렌트유 10월물은 0.89% 내린 66.00달러로 마감해 에너지 섹터엔 역풍으로 작용했다.
외환시장에선 AUD/USD가 변동 없이 0.65를 유지했다. 반면 AUD/JPY는 0.12% 하락한 96.29를 기록했다. 미 달러 인덱스(달러화 가치 지표)는 0.08% 떨어진 97.93으로, 달러 약세가 일부 원자재 가격을 튼튼히 받쳐주는 요인이 됐다.
전문가 해설 — 지수·VIX, 무엇을 의미하나?
S&P/ASX 200은 호주 대표 상장사 200개를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산출한 벤치마크 지수다. 국내 코스피200과 유사하며, 경기·정책·글로벌 수급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VIX는 ‘공포 지수’로 불리며 수치가 높을수록 옵션 프리미엄이 커져 변동성 위험이 큰 시장 상황을 뜻한다.
이번 장세에서 VIX가 소폭 상승하면서도 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은 견조하지만 지정학적·통화정책 변수에 대한 경계심도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망과 시사점
필라바라 미네랄스(Pilbara Minerals)와 같은 리튬 관련 종목의 강세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 확대가 호주 자원주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원유·금 가격이 약세를 보인 만큼 원자재 시장의 혼조가 이어질 경우, 관련 기업 실적·주가 변동성이 함께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가 임박한 가운데, 금리 전망 변화가 호주 달러와 주요 수출 품목 가격에 미칠 파급 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차익 실현 매물이 늘어날 소지가 있지만, 장기적 성장 스토리—특히 친환경 전환·인프라 투자 확대—는 호주 증시에 우호적인 배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1)※ 호주 증권 거래소(ASX) 종목 코드는 대다수가 세 글자이며, 기사 내 괄호 안 표기는 틱커(ticker)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