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증시, RBA 금리 인하 기대 속 사상 최고치 경신

[시드니 증시] 호주 대표 주가 지수인 S&P/ASX 200이 12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8,852.3포인트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투자자들이 호주준비은행(RBA)이 이번 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베팅한 결과다.

2025년 8월 1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01시 33분(그리니치표준시) 기준 지수는 전일 대비 0.3% 오른 8,832.3포인트에서 거래됐다. 장 초반에는 0.5%까지 상승 폭을 넓히며 투자 심리를 달궜다.

이번 랠리는 광산·은행·소비재 업종의 동반 강세가 이끌었다. 특히 철광석과 구리 가격이 반등하면서 대형 광산주가 매수세를 주도했고, 대형 시중은행과 슈퍼마켓 체인 등이 뒤따랐다.

경제 지표가 금리 인하 여건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경제학자들은 13일 열릴 RBA 통화정책회의에서 현행 3.85%인 현금금리(cash rate)를 25bp(basis point·0.25%p) 내려 3.60%로 조정할 가능성을 높게 본다. 로이터 설문조사에서도 참여 전문가 전원이 이 같은 전망에 동의했다.

인플레이션 둔화가 근거로 제시된다. 2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1%로 떨어져 RBA 목표 범위(2~3%) 안으로 진입했다. 근원 물가상승률도 2.7%로 내려앉아 금리 인하 명분을 제공했다.

노동시장에도 냉각 조짐이 확인됐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예상 밖으로 4.3%까지 오르며 완전고용 수준에서 이탈했다.

ING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성장률·물가 지표 모두 시장 예상치를 하회해 완화적 통화정책이 불가피하다”며 “RBA가 이번 회의에서 25bp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증시 흐름 또한 투자 심리를 북돋웠다. 지난주 뉴욕증시가 기술주 중심으로 반등에 성공하자 위험자산 선호가 재개됐고, 이에 따라 호주 증시에도 매수 자금이 유입됐다.


용어 해설

• basis point(bp): 금리 변동 폭을 표시할 때 쓰이는 최소 단위로, 1bp는 0.01%p를 의미한다. 25bp는 0.25%p다.

• 현금금리(cash rate): RBA가 시중은행 간 초단기 자금 거래에 적용하는 기준금리로, 호주 금융시장의 최저 실세금리 역할을 한다. 중앙은행이 이를 조정해 금융 여건과 경기 흐름에 영향을 준다.


전문가 시각과 투자 포인트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금리 인하가 중·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본다. 금리 부담이 낮아지면 기업의 차입 비용이 줄어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며, 배당 매력이 높은 고배당·가치주에도 자금 유입이 지속될 수 있다.

다만 인하 폭이 25bp에 그칠 경우,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RBA 의사록, 향후 물가 전망치, 추가 완화 가능성 등에 주목해 추가 상승 여력을 가늠할 필요가 있다.

외환시장 측면에서는 호주달러(AUD)가 단기적으로 약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강세가 뒷받침되는 한 방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종합하면,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로 호주 증시는 모멘텀을 확보했지만, 향후 글로벌 경기 방향과 중국 수요 등 대외 변수에 따라 변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