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요 주식시장이 14일(현지시간) 혼조세를 보였다. 호주 증시는 주요 은행의 호실적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반면, 일본 증시는 급격히 강세로 돌아선 엔화 영향으로 전날 고점에서 한 걸음 물러섰다. 월가의 연방준비제도(연준‧Fed)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어진 가운데, 호주 고용지표와 일본 환율 흐름이 투자심리를 가르는 분수령으로 작용했다.
2025년 8월 14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미국 3대 지수 선물은 아시아 장 초반 보합권에 머물렀으나 전날 정규장에서 S&P500과 나스닥이 잇따라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데 따른 위험선호 심리가 여전히 시장 전반을 지배했다. 다만 지역별로는 각국의 거시 지표와 기업 실적에 따라 엇갈린 흐름이 두드러졌다.
■ 호주 S&P/ASX 200, 8,996.80…사상 첫 9,000선 눈앞
호주 S&P/ASX 200 지수는 장중 0.8% 급등한 8,996.80pt를 기록하며 또 한 번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틀 전 호주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해 3.60%로 낮춘 효과에 더해, 3분기 호실적을 내놓은 대형 은행 웨스트팩뱅킹그룹(티커: WBC) 주가가 6% 넘게 치솟으면서 금융업종 전반이 강세를 주도했다.
※ 참고: S&P/ASX 200은 호주 증시 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으로 구성된 대표 지수로, 한국의 코스피200과 유사한 개념이다.
에너지 업체 오리진 에너지(ORG)는 연간 순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7% 넘게 급등, 10년 만에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보험사 선코프(SUN)도 견조한 실적 발표 이후 4% 상승했다.
“7월 고용이 예상대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RBA가 단기간에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명분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7월 신규 고용은 시장 전망과 대체로 부합했으며 실업률은 전월 대비 하락했다. 노동시장 회복이 빠를 경우, 향후 통화정책 완화 속도는 다소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 일본 니케이 225, 42,642.31…6거래일 랠리 후 1.3% 하락
전날 장중 43,451pt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니케이225 지수는 1.3% 내린 42,642.31pt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보다 광범위한 TOPIX도 3,100pt대 고점을 뒤로하고 1% 밀렸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 범위 내에 그치면서 형성된 ‘9월 Fed 인하’ 기대가 엔화 강세로 직결되며 수출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늘어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 엔화 강세는 일본 수출기업의 해외 수익을 원화 환산 기준으로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주가에 부정적일 때가 많다.
■ 중국·홍콩·기타 아시아 시장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와 CSI300은 각각 0.6%씩 상승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0.2% 소폭 오르며 위험자산 선호 흐름에 동참했다. 반면 한국 KOSPI는 0.2% 하락했고, 싱가포르 STI는 0.4% 약세로 마감했다. 인도 Nifty50 선물은 0.1% 내리며 눈치 보기에 들어갔다.
미국 지수 선물 가격은 뉴욕장 이후 큰 변동 없이 거래됐다. 이는 이날 예정된 뚜렷한 경제 지표나 연준 위원 연설이 없는 가운데, 이미 가격에 반영된 ‘9월 인하’ 기대가 추가 방향성을 제공하기에 부족했기 때문이다.
■ 용어 해설
• 선물(Futures)은 미래 일정 시점에 특정 자산을 정해진 가격으로 사거나 팔겠다는 계약이다. 주가지수 선물은 현물 지수의 향후 방향성을 미리 가늠할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 CSI300은 상하이·선전 증시의 대형주 300종목을 추종하는 지수로, 중국 기관투자가의 벤치마크로 널리 활용된다.
■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참가자들은 호주 노동시장 개선과 일본 엔화 강세라는 상반된 재료가 각국 증시에 온도차를 만든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RBA의 선제적 완화로 글로벌 중앙은행들 가운데 가장 먼저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했다”라며 “채권‧주식 간 자금 재배치 흐름이 호주 증시 강세를 장기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 “엔화 변동성 확대가 지속될 경우, 당분간 대형 수출주 대신 내수 중심주나 고배당주가 상대적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시장의 경우, 경기 부양책 기대가 증시에 선반영됐다는 평가 속에 투자자들은 구체적인 정책 세부안과 기업 실적 발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국과 싱가포르는 수출 의존도가 높아 달러·위안·엔 환율 등 외환시장의 추가 조정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결과적으로 이날 아시아 증시는 ‘국별 차별화’ 양상이 두드러졌다. 호주의 금리 인하 효과와 은행·에너지업종 호재, 일본의 엔화 강세 부담, 중국의 정책 기대, 그리고 미국장 랠리라는 외부 변수까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투자자들은 역내 자산 재배치 전략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 본 기사는 인베스팅닷컴 원문 기사를 한국어로 번역‧재구성한 것으로, 투자 판단에 대한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