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증시, 에너지·기술·금융주 약세에 하락폭 확대…S&P/ASX 200, 8,100선 하회

【시드니 증시 브리핑】 호주 주식시장이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장중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가 대체로 강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기술·금융 업종의 약세가 지수를 끌어내리는 모습이다. 반면 대형 광업주는 일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으나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이다.

2025년 8월 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벤치마크 지수인 S&P/ASX 200는 장 중 55.60포인트(0.68%) 떨어진 8,085.50으로 08:00 AEST 기준 8,084.40까지 저점을 낮췄다. 광범위한 시장을 대표하는 All Ordinaries도 45.80포인트(0.55%) 하락한 8,317.30을 기록하며 전장 대비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발 긍정적 단기 모멘텀이 호주 시장에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고 있으며,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에너지·기술·금융주의 동반 약세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현지 브로커의 진단이 나온다.

다만, 광업주 전반은 리튬·철광석 가격 반등 기대감에 상대적으로 견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요 종목별 흐름

대형 광산주 중에서는 Mineral Resources가 4.9% 상승하며 가장 두드러졌다. Fortescue Metals도 1%대 초반 반등세다. 그러나 Rio Tinto는 1.9%, BHP Group은 1% 이상 밀리며 상승분을 일부 상쇄했다.

원유·가스 업종은 약세가 두드러진다. Woodside Energy가 5% 넘게 급락했고, Santos와 Origin Energy도 2% 이상 떨어졌다. Beach Energy 역시 1%대 하락권이다.

기술(IT) 섹터에서는 Buy Now, Pay Later(BNPL) 대표주인 Afterpay 보유사 Block이 1% 가까이 밀렸고, 인공지능 데이터 라벨링 기업 Appen은 4.5% 급락했다. Zip·Xero는 각각 0.5% 내렸으나 물류 솔루션 업체 WiseTech Global은 1% 가량 오르며 차별화됐다.

4대 시중은행 중에서 Commonwealth Bank, Westpac이 1% 가까이 약세를 보였고, National Australia Bank(NAB)와 ANZ Banking Group은 0.1~0.4% 하락했다.

금 가격 강세에 따른 금광업주 수급도 눈에 띈다. Northern Star Resources는 0.4% 상승했고, 중견 업체 Resolute Mining은 6.8% 급등했다. Gold Road Resources, Newmont, Evolution Mining 모두 1% 이상 오르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반영했다.


거시 지표: 무역수지 흑자 확대·주택 승인 증가

호주 통계청(ABS) 잠정치에 따르면, 2025년 1월 상품 무역수지는 A$56억2,000만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024년 11월(하향 수정치 A$49억2,000만) 대비 확대된 수치로, 시장 예상치(A$55억 흑자)를 소폭 상회했다.

주거용 건축 승인도 회복세다. 2025년 1월 총 주택 승인 건수는 계절조정 기준 1만6,579건으로 전달(2024년 12월) 1.7% 증가에서 6.3%로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 가운데 단독주택(Private House) 승인 건수는 1.1% 늘어난 9,042건으로 전월 2.8% 감소세에서 반등했다.

무역수지와 주택 승인 지표는 호주 경제의 내수·수출 균형 회복 조짐을 시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인플레이션·임금 압력과 중국 경기 둔화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어 지속 가능성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외환시장 동향

호주 달러(AUD)는 뉴욕 전장 대비 강보합권에서 거래되고 있다. 4일 아시아 장 초반 0.6340달러선에서 등락하며, 무역수지 호조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강세압력을 완전히 상쇄하지는 못하고 있다.


부가 설명: S&P/ASX 200 지수란?

S&P/ASX 200은 Standard & Poor’s와 Australian Securities Exchange가 산출·관리하는 대표 지수로, ASX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국내 투자자들이 흔히 접하는 코스피200과 유사한 개념으로, 호주 증시 전체 시총의 약 80% 이상을 커버한다는 점에서 기관과 개인 모두의 벤치마크로 활용된다.


시장 전문가 시각

호주 현지 증권사 Bell Potter는 “자원주와 금 관련주 강세가 단기 지수 하단을 지탱할 전망”이라며 “그러나 연준(Fed)의 금리 정책, 중국 경제 지표 등 대외 변수에 민감한 에너지, 기술, 금융 업종 비중이 높아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AMP Capital은 “1월 무역수지 흑자 확대와 주택 승인 증가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방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호주중앙은행(RBA)이 아직 인플레이션 목표 범위(2~3%)로 안착하지 못한 만큼 추가 긴축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전망 및 투자 전략

전문가들은 금값과 철광석 가격 향방이 향후 시장 방향성의 키가 될 것으로 본다. 특히 중국 부동산 부양책 발표 여부에 따라 철광석·리튬 수요가 크게 변동할 수 있어 Fortescue Metals, BHP Group 등 대형 광산주의 변동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고배당 성향이 강한 시중은행주는 금리 피크아웃 논쟁이 재부각될 경우 방어주 성격으로 재평가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이 여러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는 만큼, 섹터 다변화현금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주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