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주택 전쟁의 세대 교체…‘NIMBY’ 넘어 초보 구매자 선택한 정치권

[오스트레일리아 주택 시장 보고] 시드니 부촌 모스먼(Mosman)에서 시작된 주거 계획 개편이 호주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2025년 8월 7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정부와 빅토리아주 정부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개발 인·허가 권한을 박탈하고 대규모 주택 공급을 신속히 추진하는 새로운 법령을 도입했다.

이들 조치는 NIMBY(Not In My Backyard)로 불리는 ‘우리 동네에는 안 된다’는 반대 정서를 넘어, 주택을 필요로 하는 20·30세대의 요구를 수용하려는 정치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시드니와 멜버른에서 집값이 치솟으면서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이 전통적으로 강력했던 베이비부머 세대의 영향력을 따라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촌 모스먼, 개발 저항의 상징에서 변혁의 상징으로

모스먼은 시드니 항만을 내려다보는 수려한 경관과 고급 상점 거리로 유명하며, 주택 중간 가격이 500만 호주달러(A$) 이상에 달한다. 그러나

“20년 동안 시의원을 지내며 개발을 막아 왔지만, 이젠 정부가 권한을 가져갔다”

사이먼 멘지스 모스먼 시의원은 토로했다. 그는 “전망이 가려지면 수백만 달러의 자산 가치가 사라질 것”이라며 거센 반발을 예고했다.

새 법은 주요 교통·상업 지구 인근에 고밀도 주택을 허용하고, 거부권을 행사하던 기초의회의 손을 묶는다. 멜버른을 포함한 빅토리아주도 3층 아파트를 패스트트랙으로 승인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국제적 흐름과 맞닿은 호주식 ‘YIMBY’ 정책

런던·캘리포니아 등 수요 과열 지역에서와 마찬가지로, 호주에서도 ‘집값 급등→청년층 내집 마련 좌절→정치적 압력’의 공식이 작동하고 있다. 시드니 주택가격은 최근 5년간 30% 이상 뛰어 세계 2위의 비싼 도시로 꼽힌다.

※ 용어 설명
NIMBY는 ‘우리 동네만큼은 안 된다’는 지역 이기주의를 뜻한다. 반대로 개발과 공급을 찬성하는 쪽은 YIMBY(Yes In My Backyard)로 불린다.

크리스 민스 NSW 주총리는 “시드니가 ‘손자 없는 도시’가 될 위험이 있다”며 대규모 주택 공급의 긴박성을 강조했다. 여론 분석회사 레드브리지의 코스 사마라스 이사는

“기존 집주인을 보호하던 정치적 저울추가 사라졌다”

고 진단했다.


‘건설 정체’ 극복이 핵심…정책 전환 효과는 벌써 가시화

생산성위원회(PC)에 따르면, 호주 건설업계는 30년 전보다 시간당 주택 건설량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장기 인·허가 절차가 주된 원인이며, 연방주택장관 클레어 오닐은 이를 “40년간 쌓인 관료주의의 벽”이라 지적했다.

그러나 상황은 변하고 있다. 올 상반기 아파트 건축 승인은 90% 가까이 급증했다. NSW의 승인이 33% 늘었고, 건설 일자리는 3월~5월 3개월 동안 20% 증가했다. 독립연구소 CIS의 피터 툴립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26년 이후 NSW와 빅토리아의 주택 착공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가격 상승 압력은 여전

공급 확대에도 수요가 앞지르면서 전국 주택 가격은 금리 인하 기대를 동반해 매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이에 대해 시드니 YIMBY 단체의 저스틴 사이먼 의장은 “간호사·청소노동자 등 필수 인력이 모스먼에 살 수 없는 상황을 뒤집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스먼 주민, ‘통매각’으로 답하다

개발 규제가 완화되자 일부 모스먼 부동산 소유주들은 땅 전체를 개발사에 일괄 매각하는 전략으로 돌아섰다. 첫 번째 신청 건은 시내 중심가 인근 6층짜리 아파트로, 29가구 중 다수가 가족형 3베드룸이다.

공문에 따르면 주민들은 교통·주차·사생활 침해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110쌍의 눈이 매번 내 속옷을 바라보게 될 것”

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치권, demographic inevitability(인구학적 필연) 선택

지방·연방 정치인들은 당분간 ‘젊은 층 자가 보유 기회 확대’라는 대의명분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NSW의 폴 스컬리 기획장관은 “시드니·울런공·뉴캐슬은 박물관이 아니다”라며 도시의 성장·진화·적응을 주문했다.

환율 기준으로 1호주달러는 1.5482미국달러다.


※ 본 기사는 원문을 충실히 번역·재구성했으며, 정책 변화의 배경과 시장 함의를 심층 분석해 전문적 통찰을 제공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