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전국 주택 시장이 2025년 10월 한 달 동안 2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며 새 기록을 세웠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주택 보조 정책이 수요를 끌어올린 데다 공급 부족까지 겹쳐 가격 오름세가 가팔라졌다는 분석이다.
2025년 11월 2일, 로이터통신 시드니발 보도에 따르면 Cotality(코탈리티·구 코어로직)가 집계한 전국 주택 중위가격은 10월 한 달 동안 1.1% 상승해 87만 2,538호주달러(A$)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2023년 6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 폭이다.
이번 상승률은 지역별로도 고른 편이었다. 서호주 주도 퍼스가 전월 대비 1.9% 올라 가장 두드러졌고,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는 0.7%, 최근 회복세가 더뎠던 멜버른도 0.9%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저가대 구간(하위 25%)과 중간 가격대 주택의 가격 상승 속도가 가장 빨랐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정책 효과와 금리 동학이 가격 상승을 견인
올해 들어 호주준비은행(RBA)이 2월 이후 세 차례 금리를 인하한 것이 주택 구매 여력을 높였다. 여기에 정부가 10월 1일부터 시행한
‘첫 주택 구매 보조 제도’ – 최소 5%의 계약금(디파짓)만으로 주택 구매를 허용
가 실수요층의 진입 장벽을 대폭 낮췄다. 두 요인은 만성적 주택 공급 부족과 맞물려 가격을 추가로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하위 25% 가격대와 중간 가격대 매물은 상대적으로 매수경쟁이 치열했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으로 무주택층이 많이 진입하는 가격 구간이기 때문에 정책 지원이 집중되자 반응이 즉각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임대시장도 뜨겁다…공실률 기록적 저점
매매가격뿐 아니라 임대료도 지난 3개월간 0.5% 상승했다. 전국 평균 임대 공실률은 1.4%로 사상 최저 수준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실률이 3% 아래이면 ‘공급 부족’ 구간으로 간주되는데, 1%대는 극심한 매물 부족 상황을 의미한다.
공실률(vacancy rate)은 전체 임대 가능 주택 가운데 실제로 비어 있는 주택 비율을 뜻한다. 수치가 낮을수록 세입자 입장에선 선택지가 적어 임대료 상승 압력이 커진다.
RBA의 고민: 완화적인 금융환경 vs 재점화되는 인플레이션
이번 지표는 금융 환경이 시장 추정치보다 덜 긴축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RBA는 물가가 목표 범위를 웃돌 경우 추가 금리 인하를 늦추거나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따라서 주택가격·임대료 동반 강세는 중앙은행의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올해 연말까지 추가 완화가 단행될 가능성을 높게 봤으나,
“주택·임대 시장의 과열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번질 경우, RBA가 속도 조절에 나설 것”
이라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통화환산 및 추가 맥락
10월 기준 환율(1달러=1.5389호주달러)을 적용하면, 전국 주택 중위가격 87만 2,538호주달러는 약 56만 6,975미국달러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달러 대비 호주달러 약세가 해외투자자의 관심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한편 Cotality는 호주 최대 부동산 데이터 기업 코어로직(CoreLogic)이 사명을 변경한 것으로, 호주 주택시장 동향을 가장 포괄적으로 추적한다. 업계에선 “Cotality 지표는 중앙은행과 정부 모두 정책 결정의 핵심 참고 자료”라고 평가한다.
결국 금리 인하와 정부 지원이 맞물려 ‘주택 가격·임대료 상승, 공실률 저점, 공급난’의 삼중(三重) 압력이 형성됐다는 결론이 나온다. 당분간 가격 상·하방 모두 정책·통화 당국의 메시지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