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두 번째 규모의 연금펀드인 Australian Retirement Trust(ART)가 미 달러화 노출을 축소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ART는 금리 전망과 글로벌 변동성 확대가 투자자들로 하여금 미국 자산 배분을 재검토하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6년 1월 20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ART의 총 포트폴리오 관리 및 레질리언스(탄력성) 담당 총괄 매니저인 앤드루 피셔(Andrew Fisher)는 미국의 금리 인하 전망과 다른 주요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맞물리면 미 달러화 가치가 연내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셔는 인터뷰에서
“미 달러화는 약세로 가는 방향을 미국 행정부가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미국의 경쟁력 약화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의도와 맞물려 있다. 미국은 달러 약세를 원한다고 분명히 밝혔고, 나는 그들이 성공할 것으로 본다”
라고 말했다.
펀드 규모와 보유 현황을 보면 ART는 운용자산(AUM) 규모가 A$3530억(약 미화 $237.39억)에 이르며, 호주의 전체 연금제도(슈퍼애뉴에이션)인 A$4.5조 중 두 번째로 큰 펀드이다. ART는 약 A$530억어치의 미국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펀드 자료에서 밝혔다.
피셔는 ART가 미국 주식 보유 비중 자체는 변경하지 않지만, 통화 헤지(hedging)를 확대해 달러 약세에 따른 노출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우리는 미국 주식에 대한 할당을 바꾸지 않을 것이고, 단지 미국 주식에 대한 헤지를 더 늘리고 다른 지역 주식에 대해서는 헤지를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피셔는 예시로 “일본 노출은 완전히 언헤지(hedge 해제)될 수 있고, 미국 노출은 과거보다 훨씬 더 헤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포트폴리오 전체의 통화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전략 변화임을 시사한다.
시장 배경과 금리 전망 측면에서 금융시장은 2026년에 미국이 약 50bp(베이시스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반면에 일본과 호주는 금리 상승이 예상되며, 유로존은 금리가 대체로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정책 금리의 상대적 차이는 통화가치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된다.
전통적으로는 글로벌 충격이 발생할 때 미 달러화는 안전자산 수요로 상승해 왔기 때문에,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연금펀드들은 통화헤지를 거의 하지 않는 전략을 취해 왔다. 이는 미국 주식 가치가 하락하면 동시에 달러 가치가 상승해 손실을 일부 상쇄해주는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그 역(逆) 상황, 즉 달러 약세 시나리오를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환율 및 기타 시장 이벤트도 단기적 변동성을 제공하고 있다. 기사 작성 시점 근처에서 달러는 지난주 6주 만의 고점 근처에서 거래됐으나, 이 주에는 안전통화인 엔화와 스위스 프랑에 대해 다소 완화된 모습을 보였다. 보도는 이 완화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그린란드 인수 계획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에 대해 추가 관세를 위협한 사건과 관련돼 있음을 지적했다.
환율 표기로는 기사 말미에 표준 환율이 제시됐다: $1 = 1.4870 호주달러.
용어 설명(쉽게 풀이)
통화 헤지(currency hedging): 외환 변동에 따른 손익을 줄이기 위해 선물환, 옵션 등 파생상품을 통해 외화자산의 통화 위험을 차단하는 기법이다. 일반적으로 해외 주식을 보유하면서 자국 통화 대비 투자 통화의 변동성이 우려될 때 사용한다.
베이시스포인트(basis point): 금리 변동을 표현하는 단위로 1베이시스포인트는 0.01%포인트이다. 예를 들어 50bp는 0.50%포인트의 변화를 의미한다.
슈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 호주의 직장기반 퇴직연금 제도를 가리키는 용어로, 고용주와 근로자가 일정 비율을 적립해 노후 소득을 마련하는 제도이다. 호주 경제에서 대규모 자금이 운용되는 주요 축이다.
전망 및 시장에 미칠 영향
ART의 통화 헤지 확대 결정은 몇 가지 방식으로 시장에 파급될 수 있다. 첫째, 글로벌 자금 흐름 측면에서 대형 연기금들의 통화·헤지 전략 변화는 외환시장의 유동성 구조와 수급에 영향을 미친다. 만약 주요 연기금들이 미 달러 헤지를 확대한 결과 달러 매도 포지션이 누적된다면 단기적으로 달러 약세 압력이 강화될 수 있다.
둘째, 포트폴리오 총수익률 측면에서 통화 헤지 확대는 미국 주식의 달러 약세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 이는 달러 약세 환경에서 해외투자 수익의 통화 전환 시 이익을 보전하려는 목적과 일치한다. 다만 헤지 비용과 파생상품 관련 거래비용이 발생하므로 장기 수익성에는 비용효율성 분석이 필요하다.
셋째, 중앙은행 정책 차별화(미국은 완화, 일본·호주는 긴축 가능성)가 현실화되면 금리 스프레드 변화에 따라 각국 통화의 상대적 가치가 장기간 재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연금펀드의 전략 전환은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해석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장 심리 측면에서는 대형 기관투자가의 전략 변화가 민간 투자자와 다른 기관투자자의 리밸런싱을 촉발할 수 있다. 이는 주식·채권·통화 시장의 단기 변동성을 확대시킬 소지가 있다.
결론
종합하면 ART는 미 달러화의 약세 전망을 반영해 미국 주식 비중은 유지하되 통화헤지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의 통화 노출을 재조정하고 있다. 이 결정은 금리전망, 각국의 통화·재정정책 차별화, 그리고 글로벌 지정학적·무역 관련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향후 금리와 지정학적 변수의 전개에 따라 연금펀드들의 통화 전략은 추가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