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옵터스, 13시간 긴급통화 장애 사망 사고 후 공식 조사 전폭 협조 약속

호주 2위 통신사 옵터스(Optus)가 13시간 동안 지속된 긴급통화(000·112) 서비스 장애로 3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전면적인 조사 협조를 약속했다.

2025년 9월 2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옵터스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루(Stephen Rue)는

“우리는 모든 공식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임을 약속한다”

고 밝히며 사과를 거듭했다. 이는 이틀 새 두 번째 공식 기자회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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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발표에 따르면 희생자는 남호주의 생후 8주 남아와 68세 여성, 서호주의 74세 남성으로 확인됐다*2. 루 CEO는 장애가 9월 18일 0시 30분부터 같은 날 13시 30분까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장애 원인: 방화벽(firewall) 업그레이드

옵터스는 문제의 원인을 “네트워크 방화벽 업그레이드 중 발생한 기술적 오류”라고 밝혔다. 방화벽은 해킹·침해를 막기 위한 보안장치로,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모두를 지칭한다.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통신 경로가 정상적으로 복구되지 못하면 음성·데이터·특수회선(긴급통화 포함)에 전면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남호주·서호주·북부준주에서 최대 600가구가 긴급전화 연결 실패 가능성에 노출됐다. 옵터스 관계자는 “해당 고객 전원에게 안부 확인 전화를 마쳤다”고 밝혔다. 연락이 닿지 않은 사례는 경찰에 인계됐다.


정부·규제당국, ‘용납 불가’ 입장

호주 연방정부는 이번 사태를 “전혀 용납할 수 없는 실패”로 규정하고 공식 조사 착수를 예고했다. 옵터스는 싱가포르 국영 통신사 싱가포르 텔레커뮤니케이션즈(Singtel)의 자회사다¹. 싱가포르 텔레콤 주가는 전날 싱가포르 증시에서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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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CEO는 전날에도 “장애는 완전히 복구됐으며, 내부 감사를 통해 원인을 공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고 반복’·신뢰 추락

이번 참사는 불과 1년 전인 2024년 전국적 통신두절 때와 유사한 양상이다. 당시 옵터스는 2만 건 이상의 긴급통화 실패A$1,200만(약 79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2022년에는 95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대형 사이버 공격도 겪었다.

2023년 대정전 사태 직후 켈리 베이어 로즈마린 전 CEO가 사퇴했고, 루 현 CEO는 2024년 11월에 취임했다.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대규모 장애가 재발하면서 시장과 규제기관의 신뢰 회복 과제가 더욱 무거워졌다.


전문가 시각과 규제 전망

통신·보안 전문가들은 ‘방화벽 업그레이드 중 리던던시(이중화) 절차 미흡’을 잠정 원인으로 지목한다. 긴급통화는 통신사·망 종류와 관계없이 무조건 연결돼야 한다는 중립호출 규정이 적용되므로, 시스템 설계·관리 미흡은 규제당국이 중대 위반행위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호주 정부는 최근 5세대(5G) 네트워크·위성통신 확대 정책을 추진 중이라, 대국민 신뢰 확보가 필수다. 재발 방지를 위한 규제 강화·과징금 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용어 해설

방화벽(Firewall)은 외부 네트워크로부터 내부망을 보호하는 차단·필터링 시스템이다. 하드웨어 장비 혹은 소프트웨어 형태로 구현된다. 업그레이드 시 잘못된 설정이 반영되면 정상 트래픽까지 차단될 수 있다.

긴급통화 서비스는 재난·응급 상황에서 경찰·소방·구급대에 즉시 연결하는 특수 회선이다. 호주에서는 ‘000’(국가번호)와 ‘112’(국제표준)가 병행 운영된다.


“이번 사건은 통신 인프라가 단순 민간 서비스가 아닌 공공 안전의 기반시설임을 재확인시켜 줬다.”

시장 관계자들은 “인터넷·모바일 사업자에 대한 비상 운영(BCP) 체계 검증이 강화될 것”이라며, “장애 방지 투자는 비용이 아닌 생명보험”이라고 지적했다.

루 CEO는 향후 일정에 대해 “상세 원인 보고서와 개선 계획을 당국과 대중에게 곧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규제기관은 공식 발표 시점과 추가 제재 수위를 조만간 결정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