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광산업체 시라 리소시스(Syrah Resources)가 테슬라와 체결한 흑연 음극재(offtake) 공급계약과 관련해 제기된 ‘디폴트(default)’ 문제의 시정기한을 두 달 새 두 번째로 연장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미국 내 사업의 안정적 운영을 유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2025년 11월 1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7월 디폴트 통지를 발송했다. 시라가 루이지애나주 가공 시설에서 생산한 활성 음극재(active anode material) 샘플이 테슬라의 전기차 배터리 사양에 부합하는 기준(conforming samples)을 충족해 납품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시라는 당초 9월 16일이었던 시정기한(cure date)이 먼저 11월 15일로 연장된 데 이어, 이번에 다시 2026년 1월 16일까지로 재연장됐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두 달 사이 두 번째 기한 연장으로, 양사 모두 문제 해결을 위한 추가 시간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라는 오프테이크 계약상 디폴트 상태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시정기한을 2026년 1월 16일로 연장하기로 양측이 합의했다.”
시라와 테슬라의 2021년 체결 계약에 따르면, 시라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비달리아(Vidalia) 공장에서 4년간 총 8,000톤의 흑연 음극재를 테슬라에 공급할 계획이었다.
비달리아 시설은 중국 외 지역에서 유일한 수직계열(vertically integrated)의 대규모 음극재 생산기지로 알려져 있다. 이는 미국의 대중(對中) 공급망 의존도 완화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아울러 시라는, 양사 합의에 따라 비달리아 공장 활성 음극재의 ‘최종 적합성(final qualification)’이 2026년 2월 9일까지 달성되지 않을 경우 테슬라가 오프테이크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정기한(1월 16일) 이후 불과 몇 주 뒤에 도래하는 해지 가능 시점이어서, 기술·품질 검증의 시간표가 더욱 중요해졌다.
테슬라는 해당 사안에 관한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별도 공지에서 시라는 자회사가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United States International Development Finance Corporation) 대출 1억5,000만 달러 가운데 850만 달러를 수령했다고 밝혔다. 해당 자금은 모잠비크의 발라마(Balama) 흑연 광산·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발라마는 지난해 전국적 시위로 운영 차질을 겪은 바 있다.
용어·배경 설명
오프테이크(offtake) 계약은 광물·원자재 업계에서 흔한 장기 구매계약으로, 생산자가 일정 기간 특정 물량을 공급하고, 구매자는 그 물량을 사전에 합의된 조건으로 인수한다. 이 구조는 프로젝트 자금조달과 생산 계획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디폴트(default) 통지는 계약 의무 위반이 의심될 때 발송되는 공식 경고다. 통지에는 보통 위반 사유와 함께 이를 시정할 수 있는 ‘시정기한(cure date)’이 설정된다. 기업은 기한 내 품질·사양 충족 등 요구 조건을 해결해야 계약상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
활성 음극재(AAM)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음극(anode)에 사용되는 흑연 기반 가공 소재를 뜻한다. 샘플의 ‘적합성(conformance)’은 전기화학적 성능, 입도·순도 등 사양 기준 충족 여부를 의미하며, 이를 통과해야 본격 양산·납품이 가능해진다.
최종 적합성(final qualification)은 고객사가 양산 적용 전 최종 검증을 완료하는 단계다. 배터리 업체·자동차사가 실제 생산라인 조건에서 일관된 성능·품질을 확인해야 하며, 이 단계를 통과하지 못하면 계약 해지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의미와 파장
이번 시정기한 재연장은 시라가 비달리아 공장의 활성 음극재에 대해 테슬라가 요구하는 품질 기준과 최종 적합성을 확보할 시간을 벌어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동시에 2026년 1월 16일 시정기한과 2월 9일 최종 적합성 데드라인 사이 간격이 짧아, 공정 안정화·검증 일정의 지연 가능성은 곧바로 계약 해지 리스크로 연결될 수 있다.
비달리아 설비가 중국 외 유일한 대규모 수직계열 음극재 생산기지라는 점은, 미국의 배터리 핵심소재 공급망 다변화 전략에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중국 중심의 흑연 정·가공 생태계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는 흐름 속에서, 서방권 내 대체 생산거점의 안정 가동 여부가 업계 전체의 전략적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DFC 대출 집행(850만 달러)은 모잠비크 발라마 사업의 유동성과 운영 복원력에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공급망 측면에서 원광–정·가공–완제품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의 균열을 최소화하려면, 광산 운영 안정화와 미국 내 가공시설의 품질 검증이 함께 진전돼야 한다.
투자자·업계 시사점으로는, 단기적으로 샘플 적합성 확보와 최종 적합성 통과에 관한 마일스톤 공시가 중요하다. 이어 대출 추가 집행과 공장 램프업(생산능력 확대)의 속도가, 중장기적으로는 계약 유지 여부와 매출 가시성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타임라인 정리(기사 내 공개 정보 기준)
– 2025년 7월: 테슬라, 시라에 디폴트 통지 발송(샘플 적합성 문제 제기).
– 2025년 9월 16일: 원래 시정기한(이후 11월 15일로 1차 연장).
– 2026년 1월 16일: 시정기한 재연장 도달일.
– 2026년 2월 9일: 비달리아 활성 음극재 최종 적합성 미달성 시, 테슬라의 계약 해지 옵션 발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