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소비자심리 12월 하락…인플레이션·금리 우려 재부각

호주의 소비자 심리지수가 2025년 12월에 하락했다. 지난달에 4년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된 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가계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전망에 대한 우려가 재차 고조되고 있다.

2025년 12월 1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웨스트팩-멜버른연구소(Westpac-Melbourne Institute)의 조사에서 소비자심리의 주요 지표는 12월에 9% 하락하여 94.5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에 기록한 12.8% 상승 이후 다시 100 아래로 내려간 수치로, 낙관론자보다 비관론자가 더 많아졌음을 시사한다.

조사 결과 세부 항목을 보면 가계의 향후 1년간 가계 재정 전망6.1% 하락하여 102.4가 되었고, 향후 12개월의 경제 전망 지수는 9.7% 하락, 향후 5년의 전망은 11.7% 하락했다. 또한 대형 가전·가구 등 주요 가전품목 구매에 적절한 시기인지 묻는 항목은 11.4% 하락하여 98.9로 집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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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뉴스 업데이트 이후 소비자들은 3분기 인플레이션 수치의 상방(예상보다 높은) 서프라이즈와 10월의 전체 월간 CPI(소비자물가지수) 공개에서 또 다른 강한 수치를 마주했다”고 웨스트팩의 이코노미스트 라이언 웰스(Ryan Wells)는 밝혔다.

웰스는 또 설문조사 주간 중 호주중앙은행(Reserve Bank of Australia, RBA)이 기준금리를 3.6%로 동결하고 향후 금리 인하 전망이 종료되었음을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설문 응답자 중 RBA의 결정 전후의 응답 경향에 큰 차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은행의 결정과 후속 소통이 소비자들에게 큰 놀라움으로 다가오지 않았음을 시사하며, 기대는 이미 발표 이전에 반영되어 있었다”

고 설명했다.


용어 설명: 본 보도에서 사용된 주요 용어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소비자심리지수(consumer sentiment index)는 일반 가구를 대상으로 향후 개인·가계 재정 상태와 경제 전반의 전망을 설문해 산출하는 지표로, 통상적으로 100을 기준값으로 삼아 100을 넘으면 낙관론자가 우세함을, 100 미만이면 비관론자가 우세함을 의미한다.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대표적 물가 지표이다. 웨스트팩-멜버른연구소는 상업은행인 웨스트팩(Westpac)과 호주 멜버른대학교의 협력으로 발표되는 정기 소비자 조사로 호주 내 소비자심리 변화를 추적하는 주요 민간 조사이다. 호주중앙은행(RBA)은 호주의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기준금리 결정은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 및 자산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분석 및 시사점: 이번 조사 결과는 몇 가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소비자 심리의 재하락은 가계의 지출 의욕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하고, 특히 대형소비재 구매 적정성 지표가 98.9로 떨어졌다는 사실은 가계의 내구재 구매 및 소비 지출 확대가 둔화될 위험을 시사한다. 이는 단기적으로 내수 성장 속도를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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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과 금리의 향방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는 점은 물가 기대심리가 완전히 안정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될 경우, 이는 기업의 가격 설정과 임금 협상에 영향을 미쳐 물가 상승 압력을 보존시킬 수 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유지하거나 추가 인상을 고려해야 할 근거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높아진다.

셋째, RBA의 금리 동결과 함께 “금리 인하 시기는 끝났다”는 메시지가 소비자 기대에 이미 반영되어 있었다는 웰스의 진단은, 향후 정책 스탠스가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유지될 경우 단기적 충격은 제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물가 지표의 추가 상방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중앙은행의 정책 스탠스는 재조정될 여지가 있다.

향후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 예측: 소비자 심리의 약화는 가계 소비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진 호주에서 성장률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다음과 같은 경로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먼저 가계소비 둔화로 기업의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면 기업투자와 고용에 소극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 소비심리 약화가 장기화되면 주택·내구재 시장의 거래 위축으로 자산가격의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일부 전망 지표는 여전히 100 내외(예: 가계 재정 전망 102.4)를 유지하고 있어 완전한 신뢰 붕괴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정책적인 측면에서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완만히 하락하고 있다는 신뢰를 회복할 때까지 자산시장 및 소비지표를 면밀히 관찰할 것이다.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소비자심리 지표의 추가 악화 가능성, 노동시장 지표 및 향후 CPI 발표치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따라서 다음 분기의 소비자 심리지수와 물가 지표가 향후 금리 경로를 가늠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결론: 웨스트팩-멜버른 연구소의 12월 조사 결과는 호주 가계가 인플레이션과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에 다시 노출되었음을 보여준다. 주요 수치인 소비자심리지수 94.5, 가계 재정 전망 102.4, 경제전망(12개월) 하락 9.7%·(5년) 하락 11.7%, 그리고 주요 구매 적정성 지표 98.9는 정책 입안자와 시장 참여자들이 주목해야 할 신호이다. 향후 소비 및 물가 데이터의 추이를 통해 가계의 실제 지출 행태 변화 여부와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 여지를 면밀히 평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