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최대 피자 프랜차이즈 운영사인 도미노피자 엔터프라이즈(Domino’s Pizza Enterprises, 이하 DPE)가 28일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의 인수 제안설을 전면 부인했다다.
2025년 10월 28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DPE는 “베인캐피털로부터 어떠한 정식 제안서도 받은 바 없다”며 관련 루머를 일축했다. 앞서 The Australian Financial Review(AFR)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베인캐피털이 DPE 지분 전부 또는 일부를 최대 40억 호주달러 규모에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FR가 제시한 40억 호주달러(미화 26억 달러)라는 금액은, 27일 장 마감 기준 DPE 시가총액 14억6,000만 호주달러의 약 2.7배다. 보도 직후 28일 장 초반 DPE 주가는 23% 급등한 주당 19.00호주달러를 기록하며 거래가 일시 중단됐으나, 인수설이 사실무근이라는 회사 발표가 나오자 상승 폭은 3.7%(16.02호주달러)로 축소됐다.
“현재 당사 이사회는 어떠한 비공개 제안도 검토 중이 아니며, 인수와 관련한 공식적·비공식적 논의가 존재하지 않는다” — DPE 공시 중
베인캐피털은 1984년 설립된 미국계 사모펀드(Private Equity)다. 사모펀드는 비상장기업 또는 상장기업 지분을 대량 인수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뒤 재매각·재상장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 기관을 의미한다*1. 베인캐피털은 그간 버거킹, 버라이즌FIOS 등 글로벌 소비재·서비스 기업에 투자해 왔으며, 호주 리테일·식품 부문에서도 활발히 움직여 왔다.
DPE는 미국 도미노피자 본사(Domino’s Pizza LLC)와 ‘마스터 프랜차이즈(master franchise)’ 계약을 체결해 아시아·유럽·호주·뉴질랜드 12개국에서 약 3,800여 개 매장을 운영·관리한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란 특정 지역에 대한 프랜차이즈 총판권을 부여받아 가맹점 모집, 메뉴·마케팅·물류를 통합 관리하는 방식으로, 로열티 수익 외에도 자체 매장 운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2.
DPE 관계자는 “사업 확장·브랜드 전략에 집중하기 위해 향후 전략적 검토를 진행할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지만, “3분기 실적 발표(11월 예정) 전까지는 대규모 자본 거래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시장 반응 및 분석
거래 일시 중단(Trading Halt)은 호주증권거래소(ASX) 규정상, 주가급변·중대한 공시 미확인 상황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발동된다. 인수설 부인 직후 거래 재개로 투자심리가 다소 진정됐지만, 매수·매도 공방이 이어지며 장중 변동성이 확대됐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현재 주가가 2023~2024년 고점 대비 40% 이상 낮아 실적 반등 기대감만으로도 M&A 프리미엄이 붙을 수밖에 없는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환율 참고: 1달러(USD)는 1.5389호주달러(AUD)에 거래되고 있다. 해외자본이 호주 자산을 매입할 때 환율·금리 변동이 레버리지 비용에 미치는 영향이 커, 실제 인수 여부를 가늠하려면 외환시장 동향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전문가 시각
호주 소비재·외식 업계는 고금리·고물가 국면에도 불구하고 가치 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방어적 성격을 띠고 있다. DPE와 같은 프랜차이즈 기업은 현금 흐름이 안정적이고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사모펀드의 매력적 표적이 되기 쉽다. 다만, 베인캐피털이 실제로 실사를 진행하려면 ‘포스트 팬데믹’ 소비 패턴 변화, 공급망 비용, 인건비 상승 등을 종합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유럽·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배달앱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도 DPE 기업가치 산정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배달 플랫폼 수수료 상한제, 라이더 고용 형태 논쟁 등이 지속될 경우, 프랜차이즈 본사 수익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며 구조적 리스크를 지목했다.
*1사모펀드(PE)는 공모펀드와 달리 소수 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집하고 기업 경영에 적극 관여한다.
*2마스터 프랜차이즈는 일반 가맹점보다 높은 초기 비용이 요구되지만, 광범위한 영업권을 확보해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