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대형 투자사, 리오틴토의 글렌코어 인수설에 가치·시기 우려 제기

시드니(호주) — 호주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투자회사 중 하나가 리오틴토(Rio Tinto)글렌코어(Glencore) 인수 가능성에 대해 그 타당성과 시기에 관해 우려를 제기했다.

2026년 1월 15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거의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호주의 투자회사인 Australian Foundation Investment Company (AFIC)의 전무이사 마크 프리먼(Mark Freeman)은 리오틴토가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에 관해 답해야 할 많은 질문이 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가치를 어떻게 창출할지에 대해 답해야 할 많은 질문이 있다”

프리먼은 로이터에 “시장 정점에서 이뤄진 많은 인수합병(M&A)은 장기적으로 가치를 창출하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왜 다르다고 보는지 이해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상처가 많다(There are a lot of scars)“고 지적하면서, 인수가 단순히 기업 규모를 키우거나 다각화하는 것이 아니라 리오틴토 주주에게 실질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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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틴토와 글렌코어는 금요일(기사 작성 직전 금요일)에 두 회사가 잠재적 합병을 논의 중이라고 확인했다. 합병이 성사되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광산회사가 탄생할 수 있으며 가치가 2,000억 달러(미화 기준)를 넘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양사는 인수가격에 대한 프리미엄 여부나, 합병 시 누가 통합회사를 운영할지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투자자 반응과 지역별 차이

이번 거래 가능성은 런던 시장의 투자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런던 투자자들은 양사 주식을 모두 보유한 경우가 많아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와 포트폴리오 조정 효과에 주목했다. 반면 호주 시장에서는 반응이 더 조심스럽다. 리오틴토는 호주에서 더 인기 있는 보유 종목이며, 호주 내 투자자들은 리오틴토의 상당 지분과 특히 높은 수익률을 내는 철광석(iron ore) 광산들에 대한 노출을 우려하고 있다.

AFIC를 포함한 일부 호주 투자자들은 회사가 과도하게 비용을 지불할 우려를 제기했다. 몇몇 투자자는 이번 논의를 지난 수년간 호주 광산업계에서 비판을 받았던 거래들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그 예로 BHP의 2001년 빌리턴(Billiton) 인수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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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상처가 있다. 만약 이건 한다면 리오 주주를 위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단지 회사를 더 크게 하거나 더 다양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시장 환경과 원자재 수요

전 세계 광산업체들이 구리(copper) 등 금속을 중심으로 덩치를 키우려는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리가 에너지 전환과 인공지능(AI) 관련 수요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로 인해 프로젝트 확장과 인수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 앵글로 아메리칸(Anglo American)과 테크 리소시스(Teck Resources)의 합병 추진 사례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다.

그러나 프리먼은 리오틴토가 구리 자산 파이프라인을 노리는 것이 적절한 시점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구리 가격이 거의 사상 최고 수준에 가까울 때 왜 이런 자산을 사려 하는지 의문”이라며 “사이클이 풀리면 진정한 우량 기업들이 드러나고 약한 기업들은 위치가 드러난다”고 경고했다.


AFIC와 재무 현황

AFIC호주에서 가장 큰 상장 투자회사로 약 A$105억($70억 미화 환산)의 운용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프리먼은 보유 종목 구성을 설명하면서 2025년 12월 31일 기준으로 BHP가 AFIC의 최대 보유종목이며 리오틴토는 11번째로 큰 보유라고 밝혔다.

또한 AFIC는 1월 15일 공개 자료에서 미라부카(Mirrabooka Investments)에 대한 실적을 보고했다. 이 미라부카는 소형 및 중형주에 집중하는 A$6.61억(=A$661 million) 규모의 투자회사로, 2025년 12월 31일 종료 반기에 대해 1.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프랭킹(franking)을 포함한 소형·중형주 지수(Combined Small Ordinaries and Mid Cap 50)의 동기간 상승률 14.3%에 비해 크게 저조한 성과다.

환율: $1 = 1.4995 호주달러(AUD)


용어 설명

듀얼리스트(dual-listed)란 한 기업의 주식이 서로 다른 두 시장에 상장되어 거래되는 구조를 말한다. 리오틴토는 영국과 호주에 걸쳐 이중상장 구조를 지니고 있어 지역별 투자자 구성에 따라 합병·인수 소식에 대한 반응이 상이할 수 있다.

인수 프리미엄(takeover premium)은 인수·합병 시 기존 주가보다 얼마나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지를 의미한다. 이번 논의에서 리오틴토와 글렌코어는 이 프리미엄의 존재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프랭킹(franking)은 호주에서 사용되는 배당소득세 면제 제도로, 기업이 납부한 법인세를 주주 배당에 크레딧 형태로 돌려주는 제도이다. 이를 포함한 지수 상승률과 개별 투자사 실적을 비교할 때는 해당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전문적 분석: 잠재적 영향과 시나리오

전문가 관점에서 이번 잠재적 합병은 다음과 같은 주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첫째, 단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합병 기대감은 런던 시장에서 리오틴토 및 글렌코어 주가를 지지할 수 있지만, 호주 내 리오틴토 집중 투자자들은 과도한 프리미엄 우려로 매도 압력을 가할 수 있다.

둘째, 중장기적으로는 광산업계 구조 재편과 함께 원자재 가격의 사이클 변화에 민감한 기업들의 실적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다. 특히 철광석에 강한 노출을 가진 리오틴토가 구리 자산을 추가로 확보할 경우, 포트폴리오 다변화 효과는 있으나 구입 시점이 가격 정점에 가깝다면 장기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 규제와 지배구조 문제도 중요하다. 두 회사가 통합될 경우 통합 경영진 구성, 지배구조 통합 방식, 규제 당국의 승인 절차는 거래 성사 여부와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특히 호주 내 자원·독점 관련 규제가 엄격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거래의 난이도를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거래 성사가 리오틴토 주주가치에 실질적 기여를 할 수 있을지는 인수 비용, 통합 시 시너지 실현 가능성, 그리고 향후 원자재 가격 사이클에 달려 있다. 프리먼이 지적한 것처럼 과거의 사례들은 규모 확대가 반드시 장기적 가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결론

리오틴토와 글렌코어의 잠재적 합병 논의는 광산업계의 재편 흐름을 보여주는 한 사례다. 그러나 호주 내 주요 투자자들, 특히 AFIC와 같은 대형 기관 투자자는 거래의 가치 창출 여부와 적정 시가를 철저히 따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향후 거래의 구체적 조건이 공개될수록 시장 반응은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며, 투자자와 규제 당국의 판단이 합병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