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로이터통신—호주 주요 은행들이 소유한 신원 인증 소프트웨어 ‘ConnectID’가 12월부터 발효되는 10대 소셜미디어 이용 금지 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수단으로 시험 운영되고 있다. 이는 세계 최초의 청소년 온라인 규제로 주목받는 가운데, 금융권이 예기치 않게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2025년 9월 17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ConnectID’는 호주 4대 시중은행이 공동으로 보유·운영하는 나이 확인 전용 디지털 신원 솔루션이다. 이 시스템은 개인의 은행 계좌 정보를 토대로 연령을 익명 검증해 웹사이트에 전달하며, 1이 과정에서 실제 생년월일 자체는 노출되지 않는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k-ID가 제공하는 얼굴 추정(Facial Estimation) 기술과 결합해 ▲사용자 셀피로 1차 연령 예측 ▲은행 데이터로 2차 교차 검증이라는 ‘이중 안전망’을 구축했다. k-ID는 이미 영국에서 디스코드(Discord)의 19+ 성인 콘텐츠 접근 제한을 지원해 운영 경험을 쌓은 바 있다.
“우리는 지난 몇 년간 대형 파트너사들과 모든 종류의 ID 검증 서비스(any ID)를 진행해 왔다.” — 앤드루 블랙, ConnectID 전무이사
그는 이어 “연령 보증(age assurance)과 소셜미디어 분야는 커다란 전환점”이라며 이번 협업을 통해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부가 올해 시행한 시범 사업에서도 ConnectID·k-ID 조합은 수십 개 공급업체 중 안정적 정확도로 주목을 받았다.
시험 가동 현황 및 향후 확산 가능성
k-ID 측은 “이미 일부 국내외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해당 조합을 비공개로 테스트 중”이라고 밝혔다.2 다만 어떤 기업인지는 계약상 비밀이라는 입장이다. 양사는 동시에 게임 플랫폼에도 서비스를 제안 중이다. 게임 분야는 이번 소셜미디어 규제 대상은 아니지만, 별도 법률을 통해 청소년 보호 강화 요구를 받고 있어 수요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왜 은행권이 나설까? … ‘계좌 보급률 90%’가 관건
호주 청소년의 은행 계좌 보유율은 약 90%3로 추정된다. 연령 확인 정확도가 떨어지는 셀피 기반 추정이 16세 전후에서 오차가 커진다는 정부 보고서가 지난달 공개되며 ‘2차 검증’ 필요성이 급부상했다. 은행 데이터는 주민번호에 버금가는 신뢰도를 제공하되, 익명성(privacy-by-design)으로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최소화한다.
정부·업계 동향
호주 정부는 소셜미디어 사업자에게 “점진적으로 더 정확한 연령 확인 옵션을 제공”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플랫폼들은 ▲셀피 추정 ▲신용카드 인증 ▲공문서 업로드 등 다중 선택지를 마련하고 있으며, ConnectID는 ‘가장 정확한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도입 시 예상되는 효과
1) 10대의 불법·유해 콘텐츠 접근 차단
2) 플랫폼의 법적 리스크 완화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
3) 은행권의 신사업 기회 및 데이터 기반 서비스 확대
용어 설명
• ConnectID – 호주 4대 은행(커먼웰스·웨스트팩·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ANZ)이 설립한 디지털 신원 확인 네트워크다.
• k-ID – 싱가포르 스타트업으로, AI 기반 얼굴 추정 기술을 통해 연령·신원을 확인한다.
• Age Assurance – 사용자의 나이를 확인·추정해 콘텐츠 접근 권한을 부여하는 모든 기술을 통칭한다.
전문가 시각
호주 금융권이 ‘디지털 신원 인프라’로 재조명되면서, 향후 디지털 화폐·오프라인 연령 확인 등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유럽연합(EU)·미국에서 유사 규제 압력을 받는 만큼, 호주 모델이 글로벌 벤치마크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
다만 사생활 침해 우려와 기술 오차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시민단체들은 “은행 데이터가 악용될 여지를 완전히 차단하려면, 엄격한 데이터 거버넌스와 투명성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향후 관전 포인트
① 12월 시행 시점까지 주요 소셜미디어가 ConnectID·k-ID를 공식 채택할지 여부
② 의회와 감독 당국의 추가 기술 기준 마련 속도
③ 다른 국가, 특히 영국·캐나다·한국 등이 호주 모델을 도입할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