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금융 규제당국이 A$4.5조(미화 약 $2.9조) 규모의 퇴직연금(슈퍼애뉴에이션) 산업에 대해 향후 10년간 예상되는 약 250만 명의 대규모 은퇴자 물결에 대비한 준비를 신속히 강화하라고 경고했다다.
2025년 11월 26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호주 금융감독청(APRA)과 호주증권투자위원회(ASIC)는 수요일 발표한 공동 보고서에서 호주 내 슈퍼애뉴에이션(sup.) 펀드 간 준비 수준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으며, 일부 펀드는 은퇴상품이나 은퇴 후 소득 전략을 충분히 개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다.
ASIC은 과거 다가오는 “실버 쓰나미”를 경고해 왔으며, 이번에는 그 파도가 이미 도착했다고 밝혔다다.
Simone Constant (ASIC 커미셔너)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은퇴자들의) 지속적인 파도가 이어지는 시기다. 이것은 이미 현실이다. 머지않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연금 시스템이 은퇴 및 인출(drawdown) 중심의 체계로 전환하는 분기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다.
이어 그는 “슈퍼 펀드들에 전하는 메시지는 지금 당장 준비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지금 일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다.
이 같은 경고는 산업이 자산 축적(accumulation) 중심에서 은퇴자에게 소득을 제공하는 단계로 중심축을 옮기는 과정에서 마주한 구조적 과제를 부각한다다. 특히 펀드들은 장수(수명 연장) 위험과 시장 변동성을 관리하는 상품을 설계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으며, 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경우 은퇴자들이 소득 부족에 노출될 수 있고, 고령화 인구를 지지하는 시스템의 역량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다.
APRA는 현재 은퇴 단계에 진입한 연금 보유자가 약 150만 명이며, 이들이 보유한 자산은 A$5,750억에 달한다고 추정했다다. 이는 이미 거대한 규모의 회원이 인출(drawdown) 국면에 있음을 시사한다다.
또한 APRA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9월 분기 말 기준 호주 퇴직연금 산업의 총자산은 A$4.5조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다. 같은 기간(연간) 슈퍼 계정에 납입된 기여금은 A$2,156억이었고, 지급된 금액은 A$1,362억이었다다. 이는 여전히 자금 유입이 유출을 상회하지만, 은퇴자 증가로 순유출 압력이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다.
Margaret Cole (APRA 부의장)은 로이터에 “이 시스템이 만들어진 목적에 비춰볼 때, 회원들이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다. 그는 “이 제도는 단지 많은 돈을 모으기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라, 이제는 법제화된 바와 같이, 품위 있는 은퇴(dignified retirement)라는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다.
환율 참고※: 미화 $1 = 1.5406 호주달러(기사 말미 기준)다.
용어 설명: 슈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
슈퍼애뉴에이션은 호주에서 통용되는 퇴직연금 제도의 공식 명칭으로, 흔히 ‘슈퍼’라고 불린다다. 한국 독자들에게 낯설 수 있는 용어이지만, 기사에서 말하는 슈퍼 펀드는 한국의 퇴직연금 운용기관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는 연금 자산 운용 주체를 뜻한다다. 본 기사에서의 ‘은퇴 단계(retirement phase)’란 회원이 적립을 마치고 연금이나 소득을 수령하기 시작하는 구간을 의미한다다.
산업·정책적 함의
이번 APRA–ASIC 경고는 호주 퇴직연금 산업이 상품 설계와 소득 전략에서 질적 전환을 요구받고 있음을 드러낸다다. 보고서가 지적한 바와 같이, 장수 위험과 시장 위험을 함께 관리하려면 인출 속도, 자산 배분, 보장 요소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다. 또한 회원들이 은퇴 전후 의사결정을 합리적으로 내릴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과 안내가 체계화돼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소득 공백과 노후 생활 안정성 저하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다. 규제 측면에서는 성과 평가와 적합성 점검이 한층 강조될 전망으로, 이는 산업 전반의 경쟁과 혁신 압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다.
숫자가 보여주듯, 기여금(A$2,156억)이 지급액(A$1,362억)을 앞서는 현재의 순유입 구조는 산업의 재무적 완충력을 뒷받침하고 있다다. 그러나 향후 10년 동안 은퇴자 250만 명 증가가 현실화되면, 인출 중심으로의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다. 이에 따라 펀드들은 시장 변동 구간에서도 지속 가능한 소득흐름을 제공할 수 있는 구조를 선제적으로 정비해야 하며, 이는 회원 보호와 시스템 신뢰를 동시에 지키는 핵심 과제다다.
결국 APRA와 ASIC의 메시지는 명확하다다. 지금 준비하라는 것이다다. 산업 가치 A$4.5조, 은퇴 단계 회원 150만 명, 그리고 10% 성장이라는 거시 지표 뒤에는, 은퇴자의 품위 있는 삶이라는 구체적 목표가 자리한다다. 이는 단순한 자산 축적을 넘어, 약속을 이행하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경고이자 과제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