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경제 전망, 상·하방 위험 모두 존재…RBA “소비 회복 조짐”

호주 중앙은행(Reserve Bank of Australia, 이하 RBA)사라 헌터(Sarah Hunter) 부총재가 16일 금융 산업 콘퍼런스에서 “현재 호주 경제는 상·하방 위험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최근 소비 지출 회복 조짐을 언급하며 물가와 고용 간 미묘한 균형을 강조했다.

2025년 9월 16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헌터 부총재는 질의응답 세션에서 “근원물가(core inflation)가 대체로 예상치와 일치해 2%~3% 목표 구간의 중간값에 근접하고 있다”면서도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가 과거보다 다소 완만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경제를 가능한 한 완전고용 수준에 가깝게 유지하는 것이 통화정책의 핵심 목표”라고 재확인했다. 근원물가는 2022년 말 6.8%로 정점을 찍은 뒤 2025년 2분기 2.7%까지 하락한 상태다. 같은 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거의 2년 만에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이는 소비 지출 증가가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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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물가·금리 3대 축 변동
7월 발표된 월간 소비자물가지수는 시장 예상과 달리 반등해 통화당국에 새로운 고민을 안겼다. 투자자들은 이를 근거로 RBA가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금리선물에 따르면 9월 인하 가능성은 미미하며, 11월 인하 확률은 80% 수준으로 집계됐다.

현재 기준금리는 올해 세 차례 인하를 거쳐 연 3.60%다. 시장은 추가로 50bp(0.50%p) 낮아진 3.10%까지의 추가 완화를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했다.


용어 해설

Core Inflation 근원물가는 계절 변동성이 크고 정책 효과가 제한적인 식료품·에너지 등을 제외한 물가 상승률을 의미한다. 중앙은행이 중·장기 물가 추세를 파악할 때 주로 사용하는 지표다.

디스인플레이션 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하는 현상으로, 가격수준이 실제로 떨어지는 디플레이션과는 구별된다.


전문가 시각(분석)

현재 RBA는 물가 둔화 속도와 소비 회복세라는 상반된 지표 사이에서 정책 시차를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가 목표에 근접했음에도 소비 반등이 뚜렷하다면 인플레이션 기대가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있어, 시장은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을 과대평가할 소지가 있다. 반면 실질임금 정체와 높은 가계부채는 경기 하방 위험을 키우고 있어, 금리 동결 시 성장 모멘텀이 급격히 꺾일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

이처럼 호주 경제는 “적정 금리” 판단이 어려운 전환 국면에 놓여 있다. RBA가 자주 언급해 온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 접근법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향후 물가·고용·소비 지표는 정책 경로 결정에 직접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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