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식 ‘16세 미만 소셜미디어 금지’ 다음 도입 국가는 어디인가

호주 정부의 16세 미만 소셜미디어 계정 금지 조치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법은 틱톡(TikTok), 페이스북(Facebook), 스냅챗(Snapchat), 레딧(Reddit), X(구 트위터) 등 주요 플랫폼에 연령 확인(age verification) 의무를 부과하고, 기업이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최대 4,950만 호주달러(미화 약 3,200만 달러)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2026년 1월 18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호주의 Online Safety Amendment Act는 2025년 12월 10일부터 시행되었으며, 이로 인해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은 16세 미만 사용자의 계정 생성 자체를 차단하거나 연령 검증 절차를 도입해야 했다. 호주의 조치는 이미 이용자, 기술 기업, 전문가들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을 낳았고, 여러 국가들이 비슷한 법안을 준비하거나 논의 중이다.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다이시 그린웰(Daisy Greenwell) 스마트폰 프리 차일드후드(Smartphone Free Childhood, SFC) 공동창립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는 전 세계적 문제이며 각국 정부는 대응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SFC는 부모들이 자녀에게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접근을 늦추도록 촉구하는 풀뿌리 캠페인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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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웰은 “우리는 이미 여러 국가가 이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있으며, 자신감이 쌓이고 증거가 누적됨에 따라 더 많은 국가가 뒤따를 것”이라며 “현 상황이 아이들, 부모, 사회 모두에게 제대로 작동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이는 테이블에 올라와 있는 가장 명확한 정책 대응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현재 영국, 프랑스, 덴마크,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그리스 등이 16세 미만 소셜미디어 접근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내 상황과 주(州) 차원의 움직임

미국의 경우 전국 단위의 금지법 도입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주 및 지방 차원에서는 관심이 높다. 로스앤젤레스 소재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마셜스쿨 니일리(Neely) 센터의 매니징 디렉터 라비 아이어(Ravi Iyer)는 이메일 코멘트에서 “연방 정책을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이 문제는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초당적(비당파적) 사안 중 하나라서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아이어는 또한 “나는 주(州) 차원에서 더 확신한다”라며 “향후 몇 년 내에 몇몇 미국 주에서 이와 유사한 정책을 도입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의 입법자들이 2026년 주 차원의 금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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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업의 반응과 법적 대응

그러나 이러한 금지 법안을 도입하려는 정부들은 기술 기업들의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 호주의 조치 이후 레딧은 해당 법이 정치적 논의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Meta)는 캔버라 정부에 재검토를 촉구했다. X는 사용자에게 보낸 안내문에서 “이는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호주 법이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It’s not our choice – it’s what the Australian law requires.” — X(전 트위터)의 사용자 안내문


영국의 입법 전망

영국에서는 올해 초부터 16세 미만 소셜미디어 금지 요구가 급격히 커졌다. 영국 상원(House of Lords)은 이번 주 내에 Children’s Wellbeing and Schools Bill에 16세 미만 소셜미디어 금지를 포함하도록 수정안을 표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SFC는 이번 주 이메일 캠페인을 전개해 10만 통 이상의 이메일이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발송되었다고 밝혔다.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Keir Starmer)도 “우리는 소셜미디어로부터 어린이를 보다 잘 보호할 필요가 있다“며 호주의 금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스타머는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웨스 스트리팅(Wes Streeting) 보건장관은 ‘The Anxious Generation’의 저자 조나단 하이트(Jonathon Haidt)를 초청해 관계 당국자들에게 연설하도록 요청했다.


유럽 각국의 논의

프랑스는 15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접근을 제한하려는 두 건의 법안을 논의 중이며,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이 지지하는 법안도 포함되어 있다. 프랑스 공중보건 감시기구 ANSES는 소셜미디어의 부정적 영향이 “수없이 많고 잘 문서화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덴마크,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그리스 등 여러 유럽 국가가 유사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 견해와 정책 목표

USC의 아이어는 만약 10대 금지 조치가 글로벌 규범이 된다면, 또래 압력(peer pressure)으로부터 청소년을 해방시켜 자발적 자가 규제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법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규범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며 “모든 친구가 특정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고 느끼면 절제는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없다. 대다수의 10대가 소셜미디어를 사용하지 않게 된다면 많은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나단 하이트는 소셜미디어와 스마트폰이 청소년과 아동의 불안, 우울 등 정신건강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에 대해 경고해온 학자다. 그의 저서 The Anxious Generation은 이러한 주장에 학술적·사회적 논의를 더했다.


용어 설명

연령 확인(age verification)은 사용자가 계정 생성 시 자신의 실제 나이를 검증하기 위한 절차 또는 기술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신분증 제출, 신용카드 정보 확인, 생체인식 또는 서드파티 인증 서비스 연동 등이 있으며, 각 방법은 개인정보보호, 위조 가능성, 접근성 문제를 수반한다.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s)는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그 플랫폼의 가치가 증가하는 현상으로, 친구나 또래가 사용하는 플랫폼에 합류하지 않을 경우 상대적 불이익을 느끼게 되는 사회적 압력을 일컫는다. 이 법의 목표 중 하나는 네트워크 효과를 약화시켜 또래 압력으로 인한 사용 확산을 막는 것이다.


정책 도입 시 예상되는 경제적·시장 영향

호주식 금지 조치가 확산될 경우 기술 기업의 사용자 성장률, 광고 수익, 이용자 데이터 수집 범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청소년층은 플랫폼의 신규 가입 및 활동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16세 미만 사용자 차단은 단기적으로는 트래픽 감소와 타깃 광고 효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광고 기반 수익 모델을 가진 기업들에 비용 상승 압박을 주고, 일부 광고주가 타깃 전략을 재조정하도록 만들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규제 불확실성이 단기적 주가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강화된 규제가 플랫폼의 운영·콘텐츠 관리 비용을 증가시키고, 연령 검증 기술과 개인정보보호 대비책에 대한 투자 수요를 촉발할 것이다. 또한 일부 플랫폼은 청소년 사용층의 축소를 상쇄하기 위해 성인 대상 서비스 강화, 유료 구독 모델 확대, 지역별 맞춤형 제품 개발 등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재편할 수 있다.

법적 리스크(예: 레딧의 소송)와 규제 준수 비용은 기업의 영업이익률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으나, 플랫폼이 빠르게 적응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면 중기적으로 안정화될 여지도 있다. 정책의 지리적 확산 범위와 각국의 집행 강도, 기술적 실효성(연령 확인의 정확성) 여부가 시장 영향의 크기를 결정할 핵심 요인이다.


실무적 고려사항과 향후 전망

정책을 도입하려는 정부는 연령 확인 기술의 실효성, 개인정보 보호,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발언권 보장 사이의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 호주 사례에서 보듯이 플랫폼들은 법의 적용 범위가 광범위할 경우 정치적·사회적 논의까지 제약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입법 과정에서 예외 조항, 적절한 사후 검증 메커니즘, 아동 보호와 표현의 자유를 조화시키는 규정 설계가 중요하다.

향후 1~3년 내에는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일부 유럽국가들, 그리고 미국 내 몇몇 주에서 이와 유사한 법안이 제안되거나 시범적으로 도입되는 사례를 볼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각국의 입법 속도와 집행 강도는 정치적 환경, 시민사회 반응, 기술적 준비 수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맺음말

호주가 선보인 16세 미만 소셜미디어 금지 법안은 글로벌 규범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이 조치가 실제로 다른 국가들로 확산될지 여부는 법적 쟁점, 기술적 실행 가능성, 사회적 합의 형성 여부에 달려 있다. 정책의 최종 형태와 범위가 확정되면, 플랫폼 기업의 사업 전략과 광고시장, 개인정보보호 환경에 장기적 변화를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