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텍사스산원유(WTI) 4월물과 RBOB 가솔린 4월물이 목요일 급등 마감했다. WTI 4월물(티커 CLJ26)은 전일 대비 +8.48달러(+9.72%) 상승 마감했으며, RBOB 4월물(티커 RBJ26)은 +0.1763달러(+6.32%) 올랐다. 이번 급등은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와 함께 해협 봉쇄 가능성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가 반영된 결과이다.
2026년 3월 13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카메네이(아야톨라 Mojtaba Khamenei)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고 발언했고 걸프 지역 아랍국들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격을 계속할 경우 불특정한 ‘다른 전선’을 열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사용해야 하며, 적대 행위가 지속될 경우 다른 전선도 열겠다.’
같은 날 영국 국방장관 리암 힐리(Healey)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는 정황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고 언급해 시장 불안을 가중시켰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장 방지가 자신에게는 기름값 부담보다 훨씬 더 큰 관심사이자 중요 사안이라고 밝히며 전쟁이 곧 진정될 기미가 없음을 시사했다.
최근 동향과 핵심 수치
이번 사태로 원유 가격은 지난주 월요일 장중 3.75년 만의 최고치인 배럴당 119.48달러까지 급등한 바 있다. 이후 가격은 일부 하락해 현재는 대체로 배럴당 90~100달러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통상 전 세계 원유의 약 5분의 1(약 20%)를 운송하는 전략적 해로로, 사실상 폐쇄 상태가 지속되면서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은 저장시설 포화로 인해 생산을 약 6%가량 감축할 수밖에 없었다.
이와 관련해 이라크는 목요일 이란의 탱커 2척에 대한 공격 이후 유조선 터미널 활동을 중단했으며, 오만은 주요 수출 거점인 미나 알 파할(Mina Al Fahal)을 일시적으로 대피시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군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호위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으나, 미국 에너지장관 라이트(Wright)는 해협 호위가 이달 말이 돼야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3월 13일 발언했다.
시장·정책 변수와 공급 요인
공급 측면에서 상승 압력을 완화할 수 있는 요인도 존재한다. OPEC+는 3월 1일 4월 원유 공급을 하루 206,000배럴(bpd) 증산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시장 추정치인 137,000배럴을 상회하는 수치였다. 다만 중동 생산국들이 전쟁으로 인해 실제로는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어 이 방침의 이행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OPEC+는 2024년 초에 시행한 하루 220만 배럴의 감산을 단계적으로 복원하려 하고 있으나 아직 약 100만 배럴가 남아 있다.
OPEC의 집계에 따르면 1월 원유 생산량은 -230,000배럴 감소해 월간 5개월 최저치인 28.83백만 배럴/일을 기록했다. 한편 Vortexa 데이터는 러시아산·이란산 원유 약 2억9천만 배럴(290 million bbl)이 현재 유조선에 떠 있는 상태로 저장되어 있다고 집계해, 작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편으론 3월 6일로 끝난 주간에 7일 이상 정지 상태에 있던 유조선 저장 원유는 주간 기준으로 -21% 감소한 88.80백만 배럴로 집계되기도 했다.
재고·생산 통계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월 10일 발표에서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전월의 13.59백만 배럴/일에서 13.60백만 배럴/일로 소폭 상향 조정했고,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을 95.37쿼드리언(Quadrillion Btu)에서 96.00쿼드리언으로 상향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전 세계 원유 잉여분 전망을 전월의 3.815백만 배럴/일에서 3.7백만 배럴/일로 소폭 낮췄다.
그러나 주간 EIA 보고서는 3월 6일 기준 원유 재고가 시장 예상(+2.5백만 배럴)을 상회하는 +3.824백만 배럴 증가로 나타나 단기적으로는 약세 요인이었다. 보고서는 (1) 미국 원유 재고가 5년 평균 대비 -2.7% 낮음, (2) 휘발유 재고는 +5.4% 높음, (3) 증류유 재고는 -1.6% 낮음으로 집계된 점을 밝혔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13.678백만 배럴/일로 전주 대비 -0.1% 하락해 11월 7일 기록한 최고치 13.862백만 배럴/일보다 낮았다.
지정학적 리스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추가 제재
또 다른 상승 요인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가 지목된다. 제네바에서 열린 최근 미 중재 회담은 조기 종료되었고,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Zelenskiy)는 러시아가 전쟁을 질질 끌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영토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 한 장기적 해결의 희망이 없다고 밝혔다. 전쟁의 지속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와 수송 제한을 지속시켜 원유 공급에 추가적인 상방 압력을 가한다.
지난 7개월간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28곳의 러시아 정제시설이 타격을 입었고, 발트해에서 최소 6척의 탱커가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은 바 있다. 또한 미국·EU의 신규 제재는 러시아 석유기업, 인프라, 유조선에 대한 수출을 제한해 러시아의 원유 수출 능력을 약화시켰다.
시장 구조적 요인과 시사점
단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봉쇄 지속 여부가 공급 공백의 규모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페르시아만 산유국의 저장능력 포화와 생산 차질이 심화돼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크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해협 봉쇄가 단기간에 해제되거나 군사적 호위가 신속히 가동될 경우, 현재의 불안 심리가 완화되며 가격은 재차 안정세를 찾을 수 있다.
중기적 관점에서 보면 OPEC+의 증산 계획, 러시아의 수출 제약 지속 여부, 그리고 선박·저장시설의 동원 상태(유출·부유 저장량 변동)가 유가 수준을 결정할 것이다. 현재 떠 있는 부유 저장(floating storage)이 많다는 점은 공급 과잉 신호로 작용할 수 있으나, 이들 유정이 시장에 즉시 유입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가격 급등 억제에 제한적일 수 있다.
용어 설명
WTI는 서부 텍사스산원유(West Texas Intermediate)를 의미하며 미국 거래의 기준 유종이다. RBOB은 휘발유 선물의 한 종류로 Refin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을 뜻한다. bpd는 하루당 배럴(barrels per day)을 의미한다. 부유 저장(floating storage)은 원유가 유조선 등에 실린 채 항해 또는 정박하며 저장되는 상태를 의미하며, 단기적 공급과잉을 시사할 수 있다. EIA는 미국 에너지정보청, IEA는 국제에너지기구로 에너지 통계와 전망을 제공하는 기관들이다.
전문가적 분석 및 향후 전망
종합하면, 현재의 원유 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이란의 위협,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와 구조적 요인(OPEC+의 감산·증산 정책, 부유 저장 증가, 미국 재고 수준)의 상호작용 속에 있다. 단기적으로는 해협 봉쇄가 계속될 경우 유가의 추가 급등 및 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 반면 재고 증가 및 유조선에 보관된 원유 물량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해 과도한 가격 상승을 제약할 수 있다.
투자자와 정책결정자는 해협 통항 상황, 산유국의 실제 생산량, 주요국의 전략비축유(SPR) 방출 여부, 그리고 제재·보복 행위의 향방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또한 선박 호위 체계의 가동 시점과 범위는 해상물류 회복 속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참고: 이 기사에 사용된 일부 수치와 발언은 원문 보도 내용을 근거로 정리한 것이다. 보도일자와 출처는 기사 본문에 명시되어 있다.
저자 정보: 원문 작성자는 Rich Asplund이며, 보도 시점에 그는 기사에서 언급한 증권들에 대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