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지속에 유가 급등…WTI·가솔린 동반 상승

원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5월물 WTI 원유 선물은 종가 기준으로 전일 대비 +0.91달러(+0.88%) 상승했고, 5월물 RBOB 가솔린 선물은 +0.0178달러(+0.56%) 올랐다. 이날 유가와 휘발유 가격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으며, 특히 원유는 3주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2026년 3월 31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가격 상승을 촉발한 핵심 요인은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 상태와 이란의 군사행동이다. 보도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가

“해협이 봉쇄된 상태라도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종료할 용의가 있다”

고 밝힌 점을 전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목표를 이란 해군(해상 전력)과 미사일 재고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규정하고, 무력행동을 축소하는 대신 외교적 압박으로 해협 재개방을 촉구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만약 외교적 압박이 실패하면 미국은 유럽 및 걸프 동맹국들에 해협 재개방을 주도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사·지정학적 긴장이 실제 유가 공급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이날 드론으로 쿠웨이트 유조선을 두바이 인근 해역에서 공격했으며, 이러한 군사행동이 시장의 공급 불안을 심화시키고 있다.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은 지역 저장능력 한계 때문에 생산을 약 6%가량 감축하도록 강요받고 있다. 참고로 호르무즈 해협은 통상적으로 전 세계 원유의 약 1/5(20%)를 처리하는 전략적 해로다.


공급·수급 변수와 주요 기관 전망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주 월요일 발표에서 중동 9개국의 40개 이상의 에너지 시설이 “심각하거나 매우 심각하게” 손상되었다고 밝히며, 전쟁 종식 이후에도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시설 파손이 복구되기 전까지 공급 차질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켰다.

한편, 3월 1일 OPEC+는 4월에 하루 평균 206,000배럴(bpd)을 추가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137,000배럴을 상회하는 수치였다. 그러나 중동 산유국들이 전시적 요인으로 생산을 줄이고 있어 해당 증산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낮아진 상태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220만 bpd 감산분을 단계적으로 복원하는 중이며 현재까지 약 1.0백만 bpd가량은 여전히 복원되지 않은 상태다. OPEC의 2월 원유생산은 전월대비 +640,000bpd 증가해 29.52백만 bpd로 3.2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책·제재와 해상저장(floating storage)

시장에서는 해상저장에 머물러 있는 원유 물량 증가도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에너지 데이터업체 Vortexa에 따르면 러시아 및 이란산 원유 약 2억 9천만 배럴(290 million bbl)이 현재 유조선의 해상저장에 머물러 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3월 27일로 끝난 주간에는 7일 이상 정체된 선박의 저장 원유량이 전주 대비 +47% 증가해 136.13 million bbl에 달했다. 이러한 현상은 차후 시장에 추가 공급이 풀릴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동시에 제재와 차단으로 인한 단기적 유통 차질을 의미하기도 한다.

수요·생산 관련 미국 데이터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월 10일에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13.60백만 bpd로 전월의 13.59백만 bpd에서 소폭 상향 조정했고,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도 95.37 → 96.00 쿼드리언(btu)로 상향했다. IEA는 2026년 전세계 원유 과잉공급(글로벌 크루드 서플러스) 전망치를 지난달의 3.815백만 bpd에서 3.7백만 bpd로 낮췄다. 이는 공급과잉 우려가 일부 완화되는 신호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재고 통계(3월 20일 기준)에서는 원유 재고가 계절적 5년 평균보다 +0.6%, 휘발유 재고는 +3.3% 높게 나타난 반면, 증발유류(디스틸레이트)는 -0.6% 낮게 집계됐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생산은 주간 기준으로 13.657백만 bpd로 전주 대비 -0.1% 감소했으며, 이는 11월 7일 기록한 13.862백만 bpd의 최고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Baker Hughes의 조사에 따르면 3월 27일로 끝난 주간 미국 가동 중인 유정(리그) 수는 전주 대비 -5기 하락한 409기를 기록했다. 이는 12월 19일에 기록된 4.25년 최저치인 406기에 근접한 수치이며, 2년 반 전인 2022년 12월의 627기 고점에서 크게 감소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추가 제약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뤄진 미중재 회담은 조기 종료되었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쟁을 장기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장기적 합의 전망이 희박함을 표명했다. 이러한 전쟁 지속 전망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약을 유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유가에 상방 압력을 제공한다.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지난 7개월 동안 최소 28개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러시아의 정제·수출 능력을 약화시켰다. 또한 11월 말 이후 발트해에서 적어도 6척의 유조선이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은 사례가 보고되었고, 미국·EU의 신규 제재 조치가 러시아산 원유의 수출을 추가로 제약하고 있다.


용어 설명

RBOB는 휘발유 선물상품의 일종이며,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로 휘발유의 표준상품을 의미한다. bpd는 “barrels per day(배럴/일)”의 약어로 원유 생산·수송 규모를 측정하는 단위이다. 해상저장(floating storage)은 유조선이나 다른 선박에 원유를 싣고 항구나 목적지에 내리지 않은 채로 일시 보관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는 제재·항로봉쇄·시장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육상 저장이 포화될 때 종종 활용된다.

시장 전망과 경제적 파급효과(전문가적 분석)

단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관련된 공급 리스크가 더 큰 폭의 가격 상승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 해협 통행이 재개되지 않거나 중동 내 추가적인 공격·보복이 이어질 경우,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영향을 받는 만큼 국제 유가는 더욱 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 세계 정유 설비 손상(IEA의 피해 보고)과 산유국들의 생산 감축이 동시에 발생하면 회복 기간이 길어져서 고유가 기조가 지속될 수 있다.

중기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변수들이 유가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OPEC+의 생산 복원 속도와 걸프 내 산유국들의 실제 생산 여건. 둘째,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 및 우크라이나 전장의 진행 상황이 지속적으로 공급을 억제할지 여부. 셋째, 미국 및 글로벌 수요 회복세와 미국의 생산·시추 활동(가동 유정 수 변화)이다. 현재의 데이터(미국 재고·생산 지표, Vortexa의 해상저장 데이터 등)를 종합하면 공급 측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며, 수급이 균형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측면에서는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증대되어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금리 인상 유지 또는 연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원유·에너지 비용 상승은 정유·운송·제조업체의 비용 부담을 높여 실물경제의 성장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유가 급락을 유도하는 요인(예: 대규모 생산 복구, 글로벌 수요 급감)이 발생하면 산유국 재정 악화, 에너지 업종의 투자 위축 등의 부정적 파급이 나타날 수 있다.


요약 및 시사점

요약하면, 2026년 3월 31일 기준 원유와 휘발유 선물가격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이란의 군사행동, 중동 인프라 손상 우려 등에 힘입어 상승했다. 미국과 동맹국의 대응, OPEC+의 증산 계획 이행 여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 등이 향후 유가 변동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다. 투자자와 기업은 단기적 지정학적 리스크중기적 공급 회복 시점을 주시하면서 리스크 관리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사 작성 시점 기준으로 본문에 제시된 수치와 사실은 출처 자료들을 기반으로 종합한 것이다. 필자의 분석은 시장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반영한 전문적 견해이며, 특정 거래 권유나 투자조언을 의미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