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원유 가격 급등

원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2026년 5월 인도분 WTI 선물(심볼 CLK26)은 전일 대비 +6.57달러(+6.96%) 상승했고, 5월 인도분 RBOB 가솔린 선물(심볼 RBK26)도 +0.0825달러(+2.74%)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국제 석유·석유제품 가격은 미국과 이란 간 정전 합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과 더불어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레바논을 향한 이스라엘의 공격 가능성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크게 상승했다.

2026년 4월 9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같은 가격 급등은 정전 상태의 유지 여부에 대한 의문이 핵심 원인이다. 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협상을 성공시키기 위해 이스라엘에게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축소할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으며, 이 보도는 원유 가격의 추가 상승 압력을 다소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최고치에서 일부 하락을 유발했다.

미·이란 양측은 서로 정전 위반을 주장하고 있으며, 특히 이번 휴전이 레바논에까지 확장되는지에 대한 해석 차이가 갈등의 핵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회담(토요일 예정)을 앞두고 페르시아만(Persian Gulf)에 미군을 계속 주둔시킬 것이라고 약속했고, 이란은 해협에 지뢰(또는 기뢰)가 존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이 핵 프로그램 폐기나 탄도미사일 전력 은퇴와 같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의사를 거의 보이지 않고 있어, 영구적인 전쟁 종식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생산 차질과 수송 병목은 즉각적인 공급 충격을 야기하고 있다.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와 함께 현지 저장시설의 수용 한계 도달로 인해 생산량을 약 6% 정도 감축할 수밖에 없었다. 통상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1/5(20%)을 처리하는 전략적 해상로다. 현재 이 해협은 사실상 부분적 또는 광범위하게 통행이 제한된 상태이며, 이란이 접근을 제한함으로써 국제 에너지 시장으로의 유입을 차단하고 있다.

현지 상황을 보면 페르시아만에 800척 이상이 갇혀 있고, 해협 양측에는 1,000척 이상이 통항을 기다리고 있다. 전쟁 이전의 평균 일일 통항 선박 수는 약 135척이었다. 이와 같은 선박 정체는 해상 운송 지연뿐 아니라, 저장능력 한계로 인한 추가적인 생산 감축을 유발함으로써 시장의 공급 불안을 증폭시킨다.

가격 결정 요인의 복합성도 관찰된다. 수요측 재료와는 별개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는 5월 인도분 메인 등급의 아시아 수출 가격을 배럴당 17달러 인상했다. 이는 기록적인 인상폭으로 즉각적인 아시아향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OPEC+가 5월에 일일 20만6,000배럴(bpd) 증산을 발표했으나, 중동의 생산자가 전쟁으로 실제 증산을 이행하기 어려워 보이면서 이 발표의 현실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일일 220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복원하려 시도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복원하지 못한 물량은 82만7,000배럴이다. OPEC의 3월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756만 배럴(bpd) 하락하여 22.05백만 배럴(bpd)로 35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공급 축소는 기본적으로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한다.


플로팅 스토리지(해상 저장) 증가는 단기적으론 약세 요인이 될 수 있다. Vortexa 데이터에 따르면 러시아와 이란산 원유 약 2억9,000만 배럴(≈290 million bbl)이 현재 유조선 내 해상 저장 상태에 있으며, 이는 1년 전보다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는 봉쇄와 제재로 인해 유럽·아시아 시장으로의 즉시 출하가 어려운 물량이 많음을 뜻한다. 다만 Vortexa는 4월 3일 종료 주간 기준으로 7일 이상 정체된 탱커에 저장된 원유가 -3.9% 주간 감소하여 1억3,025만 배럴(130.25 million bbl)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해상 저장 물량 증가와 그 변동은 시장에서의 즉시 공급 가능 물량을 왜곡시켜 단기적 유가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저장이 풀릴 경우 일시적 공급 증가로 유가가 하락할 수 있지만, 저장 해제가 정치·제재 변수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추가적 공급 제약도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제네바에서 열린 미국 중재 회담은 조기 종료됐으며,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러시아가 전쟁을 장기화한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territorial issue)가 미해결인 상태에서 장기적 해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혀, 전쟁 지속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러시아 원유에 대한 제재와 제한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지난 8개월간 최소 28개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타격했고, 11월 이후에는 발트해에서 최소 6척의 탱커가 드론·미사일로 공격당했다. 여기에 미국과 EU의 새로운 러시아 관련 제재는 러시아의 수출 능력을 제약해 글로벌 공급을 추가로 감소시키는 요인이다.


미국 내 재고 및 생산 지표도 시장에 혼재된 신호를 제공한다. EIA가 발표한 4월 3일 기준 자료는 미국 원유 재고가 계절적 5년 평균보다 +1.5% 높고, 가솔린 재고는 +3.6% 높은 반면, 증류유(디스틸레이트) 재고는 -4.2%로 평균을 밑돈다고 보고했다. 이는 난방유·디젤 수요 관련 품목에서 부족 신호가 존재함을 시사한다.

미국 원유 생산은 4월 3일 기준 주간으로 -0.4% 주간 감소하여 1,359.6만 배럴(bpd)로 집계됐으며, 이는 2025년 11월 7일 기록한 최고치 1,386.2만 bpd에는 다소 못 미친 수치다. 베이커휴즈(Baker Hughes)는 4월 3일 주간 기준 미국 활발 중인 석유 시추 장비 수가 +2대 증가한 411대라고 보고했는데, 이는 2023년 12월 19일의 4.25년 최저치 406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2022년 12월의 정점(627대)과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책·시장 영향과 향후 전망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이 있다. 첫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와 중동 전쟁의 확전 위험은 단기적으로 유가를 크게 끌어올리는 결정적 요인이다. 둘째, 사우디아람코의 아시아향 가격 인상은 아시아 수요지역에서 즉각적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셋째, OPEC+의 공식 증산 발표에도 불구하고 실제 증산 이행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공급 회복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 넷째, 러시아·이란 관련 해상 저장과 제재,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격은 중장기 공급 리스크로 작용해 유가 상단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높은 상승장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고, 중기적으로는 재고·생산 지표와 제재·해상 통항 상황의 해소 여부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금융시장 참여자와 정책당국은 해협 통항 재개 여부, 중동·러-우 전선의 전개 양상, 그리고 OPEC+의 실제 증산 이행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중요 요약: 2026년 5월물 WTI와 RBOB 선물이 급등했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 및 러-우 전쟁 관련 공급 제약이 주된 상승 요인이다. 사우디 아람코의 아시아 가격 인상과 해상 저장 증가, OPEC+의 증산 발표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용어 해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전략적 해상로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경로 중 하나다. RBOB은 휘발유 스팟 시장에서 거래되는 개질가솔린의 선물(일반적으로 미국에서 쓰이는 가솔린 등급)이다. 플로팅 스토리지(해상 저장)는 선박을 임시 저장고로 활용해 원유를 보관하는 것을 말하며, 제재·운송 지연 시 일시적으로 저장 수요가 증가한다. bpd는 하루당 배럴(barrels per day)을 뜻하는 단위이다.

작성자 및 출처 표기
이 기사는 2026년 4월 9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를 바탕으로 종합한 것이다. 원문 작성자는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이며, 원문 기사 작성 시점에 그가 언급된 유가 관련 증권에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명시되었다. 본문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시장 현황과 향후 영향을 분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