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경쟁 심화 속 지리자동차 상반기 순이익 14% 감소…주가 3% 하락

【홍콩】 중국 대표 완성차 업체 지리자동차(Geely Automobile·HK:0175)가 올해 상반기 순이익 감소와 함께 주가가 하락했다. 특히 연구·개발(R&D) 비용 상승과 중국 전기차(EV) 시장의 치열한 가격 경쟁이 실적을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8월 1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지리자동차의 2025 회계연도 상반기(1~6월) 주주 귀속 순이익은 92억9,000만 위안(미화 약 12억9,0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107억9,000만 위안 대비 14% 감소했다. 반면 매출은 1503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이익 감소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R&D 비용의 급증이 꼽힌다. 회사는 차세대 배터리 플랫폼과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해 73억3,000만 위안을 투입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규모다. 동시에 중국 EV 시장에서 벌어지는 가격 인하 경쟁(Price War) 탓에 평균 판매단가(ASP)가 하락해 영업이익률이 축소됐다.


“우리는 기술 리더십 유지를 위해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마진 압박을 감수하겠다.” — 지리자동차 관계자

실적 발표 직후 홍콩 증시에 상장된 지리자동차 주가는 04시 28분(GMT) 기준 3% 내린 15.65홍콩달러를 기록했다. 외환 변동성과 판가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가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판매 대수 자체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상반기 총 판매량은 141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47% 급증했으며, 이 가운데 EV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다만 대당 마진은 할인 공세와 위안화 약세로 압박을 받았다.

회사는 올해 연간 300만 대 판매 목표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주 환원 확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며 중간 배당을 발표하지 않았다.


용어·배경 설명

전기차(EV)는 전기 모터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자동차로, 내연기관 대비 탄소 배출이 적다. 중국은 세계 최대 EV 시장으로, 정부 보조금 축소 이후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순이익(Net Profit)은 매출에서 모든 비용·세금을 차감한 뒤 남은 최종 이익이다. 주주 귀속 순이익은 지배주주가 실제로 지분을 보유한 부분에 해당하는 이익을 의미한다.

연구·개발(R&D) 비용은 신차 플랫폼, 배터리 기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등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입하는 자금이다. R&D 투자는 장기적 성장의 핵심 지표로 간주되지만,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을 희석시킬 수 있다.

가격 인하 경쟁(Price War)은 동일 시장에서 경쟁사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공격적 할인 전략을 펼치는 현상이다. 이는 수요를 자극하지만 이익률 둔화를 초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