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 법무당국과의 합의를 통해 미국에서 운행 중인 400만대 이상의 차량을 도난 예방을 위해 개조(retrofit)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주(州) 법무장관 35명으로 구성된 초당파 연합이 제기한 조사 결과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향후 미국에 판매되는 모든 신차에는 엔진 시동을 차단하는 이모빌라이저(Engine Immobilizer) 방식의 도난 방지 장치가 기본 탑재되기로 했다.
2025년 12월 16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주 법무장관들은 해당 제조사들이 기존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 제공받을 수 있었던 차량을 포함하여 대상 차량 소유자들에게 아연 강화(Zinc-reinforced) 점화(ignition) 실린더 보호장치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는 미래에 미국에 판매되는 모든 차량에 엔진 이모빌라이저 방식의 도난 방지 기술을 장착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두 회사는 소비자 보상 및 조사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최대 $9,000,000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미네소타 주 법무장관 키스 엘리슨(Keith Ellison)은 제조사들의 자체 추정치를 인용해 대상 차량 모두에 점화 실린더 보호장치를 설치할 경우 비용이 5억 달러를 초과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사안의 배경
이번 조치는 일부 현대·기아 차량이 차량 도난에 취약하다는 지적에서 시작됐다. 특정 모델에 대해 제조사가 제공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는 물리적 도난을 완전하게 차단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주 법무장관 연합은 보다 강력한 물리적·하드웨어적 대책을 요구해 왔다. 합의문에 따르면 제조사는 별도 비용 없이 아연 강화 점화 실린더 보호장치를 제공해 기존의 기계적 취약성을 보완할 예정이다.
용어 설명
점화 실린더 보호장치(ignition cylinder protector)는 차량의 점화장치(키를 꽂는 부분 또는 시동버튼과 연결된 기계적 연결부)의 물리적 손상이나 강제 조작을 방지하기 위한 금속 보강 장치이다. 아연 등 강한 금속으로 보강하면 외부에서 드라이버나 도구로 점화부를 분해하거나 훼손해 시동을 거는 시도를 어렵게 만든다. 반면 엔진 이모빌라이저(Engine Immobilizer)는 키 또는 전자키와 차량 내 전자제어장치 간의 인증 과정이 완료되지 않으면 연료 공급이나 점화 시스템을 차단하여 엔진 시동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전자식 도난 방지 기술이다.
법적·실용적 영향 분석
이번 합의는 여러 측면에서 파급력을 지닐 가능성이 크다. 우선, 제조사의 품질관리 및 보안 관련 책임이 강화되는 선례가 된다. 400만대 이상의 개조가 실제로 진행되면 부품 조달, 정비 네트워크 동원, 설치 인력과 시간 등에서 상당한 운영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다. 미네소타 주 법무장관의 인용대로 제조사 추정치가 타당하다면 설치 비용만 5억 달러(또는 그 이상)이 소요될 수 있으며, 여기에 보상금액 $9,000,000과 행정·법률 비용을 합하면 총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러한 비용은 단기적으로는 현대·기아의 미국 사업부문 이익률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차량 리콜·개조로 인한 서비스 센터의 작업량 증가와 부품 공급망 압박은 단기간 내 서비스 지연을 초래할 수 있으며, 중고차 시장에는 해당 모델에 대한 신뢰도 조정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모든 신차에 이모빌라이저를 기본 장착하는 결정은 소비자 신뢰 회복과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기여할 수 있어 잃은 신뢰를 회복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소비자 영향과 향후 절차
합의에 따라 대상 차량 소유자들은 무상으로 점화 실린더 보호장치를 제공받게 된다. 구체적인 대상 차량 모델과 적용 시점, 설치 예약 절차 및 설치 장소 등은 제조사와 주 당국이 조율하여 공지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차량의 차대번호(VIN) 조회 등을 통해 개조 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며, 설치 일정과 관련된 추가 비용은 제조사가 부담한다는 점이 명시됐다.
전망
이번 합의는 자동차 제조업계의 도난·보안 문제에 대한 규제·법적 대응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향후 유사 사례에 대해 다른 주나 국가에서도 하드웨어 보강을 요구하는 경향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전기차 등 신형 차량 시장에서도 표준 보안 장비의 채택이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제조사 측면에서는 추가 비용을 상쇄하기 위한 원가 구조 재검토와 함께, 향후 설계 단계에서 보안 기능을 기본 설계에 포함시키는 전략적 전환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 본 보도는 로이터 통신의 2025년 12월 16일 보도를 기반으로 하며, 합의 내용의 핵심 수치와 발언은 해당 보도를 충실히 번역·요약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