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참의원 선거 앞두고 일본 주식 대량 매도

글로벌 헤지펀드가 지난주 일본 주식을 두 달 반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골드만삭스가 자사 프라임 브로커리지 데이터를 분석해 내놓은 결과다.

2025년 7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7월 11일부터 17일까지 일본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며 단기적으로 시장에 큰 압박을 가했다. 같은 기간 일본 상원(참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었고, 해당 선거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도를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시게루 이시바(Shigeru Ishiba) 총리와 집권 연립여당은 의미 있는 패배를 기록했다. 이는 선거 전부터 일본 주식·채권을 순매도하던 투자자들의 예상과 궤를 같이한다. 선거 결과 발표 이후에도 투자심리는 여전히 위축돼 있어, 당분간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본 증시 7월 성적 부진

올해 7월 들어 일본 증시는 글로벌 주요 지수 대비 상대적 약세를 보였다. Nikkei 225 지수는 이달 들어 1.7% 하락했고, Topix 지수도 0.6% 떨어졌다. 두 지수 모두 7월 18일(금) 장 마감 기준으로 주간 하락세를 기록했다.

“선거 결과가 이시바 총리의 정치적 입지를 더욱 약화시키는 동시에, 무역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던 그의 계획에도 변수가 생겼다”는 시장 관계자의 평가가 나온다.

이시바 총리는 “미국과의 무역 관세 협상을 마무리할 때까지 당 대표직을 유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선거 패배 여파로 리더십 공백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정치적 불안정성은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골드만삭스 프라임 브로커리지 보고서 주요 내용

골드만삭스가 7월 21일 배포한 프라임 브로커리지(Prime Brokerage) 노트에 따르면, 7월 11~17일 동안 헤지펀드 매도는 공매도(Short Position) 증가와 롱 포지션(Long Position) 축소가 동시에 일어나며 강화됐다. 해당 기간 전체 순매도 규모는 약 두 달 반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올해 4월 초 이후 가장 큰 단주차 매도세다.

^*참고 프라임 브로커리지는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가에게 종합금융서비스(레버리지 제공, 공매도 주식 대차, 리스크 관리) 등을 제공하는 투자은행 부서다. 대량 매매 동향을 가장 먼저 포착할 수 있어 월가 투자심리의 ‘풍향계’로 여겨진다.

핵심 용어·지수 해설

Nikkei 225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 종목 중 대표 225개 기업을 시가총액이 아닌 가격가중 방식으로 산출하는 지수다. 일본 경제의 전반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DJIA)와 계산 방식이 유사하다.

Topix(Tokyo Price Index)는 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계산되는 광범위 지수로, 거래소 1부 상장 전 종목을 편입한다. Nikkei 225가 대형주 가격 변동에 민감한 반면, Topix는 시장 전체의 자본가치를 반영해 보다 균형 잡힌 시장 체감도를 제공한다.

참의원(Upper House)은 일본 국회를 구성하는 두 의회 중 하나로, 중의원(하원)과 함께 법률 제·개정을 담당한다. 참의원 선거 결과는 총리 지지율, 향후 정책 추진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기자 해설 및 전망

헤지펀드의 대량 매도는 통상 단기 변동성 확대를 수반한다. 실제로 7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규모가 커질수록 엔화 강세와 혼조장을 동반하는 양상이 반복됐다. 다만 일본 기업의 견조한 실적, 국내 개인투자자의 저가 매수 여력 등 완충 장치가 존재해 지수 급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있다.

또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경우 반발 매수세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은 위험요인이다. 반대로 협상 타결이 가시화될 경우 정책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헤지펀드의 숏커버링(공매도 청산)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종합하면, 단기적으로는 정치 일정과 거시 변수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수 있으나 중장기 방향성은 이익 추정치와 환율 흐름이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투자자들은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