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넷플릭스 비중 과감히 축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유지하고 엔비디아 대거 편입

헤지펀드의 포트폴리오 이동이 다시 한 번 빅테크 주식에 집중되고 있다. 5월 한 달 동안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넷플릭스(NASDAQ:NFLX) 지분을 크게 줄인 반면, 마이크로소프트(NASDAQ:MSFT)아마존(NASDAQ:AMZN)에 대한 대규모 포지션을 유지하고, 엔비디아(NASDAQ:NVDA) 비중을 대폭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2025년 8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이 보도한 제프리스(Jefferies) 전략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들 헤지펀드가 집중적으로 매매하는 ‘스위트 16(Sweet 16) 포트폴리오’의 총 지분 가중치는 4월 45.4%에서 5월 46.4%로 1.0%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같은 기간 S&P 500 지수 내 해당 종목들의 비중이 더 빠르게 상승해 초과투자(오버웨이트) 폭은 10.5%에서 9.5%로 소폭 축소됐다.

제프리스 수석 전략가 스티븐 G. 디생티스는 “지난달 NFLX가 헤지펀드의 최대 초과보유 종목이었지만, 5월 말 기준 비중이 0.8%로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펀드들은 세계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선 엔비디아 편입 비중을 500bp(5%포인트) 이상 끌어올렸다”고 덧붙였다.

MSFT의 순 가중치는 13.7%로 뛰어 단일 종목 가운데 최대 비중을 차지했고, AMZN은 10.3%로 뒤를 이었다. NVDA는 8.9%까지 상승하며 처음으로 9%선에 근접했다.

반면 애플(NASDAQ:AAPL)은 -4.0%의 순숏(공매도 초과) 포지션을 기록해 가장 큰 언더웨이트 종목으로 남았다. 메타 플랫폼스(NASDAQ:META)는 8.7%, 브로드컴(NASDAQ:AVGO)는 5.0% 비중으로 각각 두드러진 초과보유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헤지펀드 레버리지·섹터 배분 현황

5월 말 기준 헤지펀드의 총 롱(매수) 익스포저는 296%로,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이자 사상 최고치(327%)에 근접했다. 이에 따라 총 숏(매도) 포지션은 -195.8%로 밀려났다.

경기민감주(시클리컬) 노출이 확대되면서 소비재(디스크리셔너리)와 금융 섹터 비중이 늘었고, 에너지 섹터는 여전히 순숏 상태를 유지했다. 기술주 가중치는 2.5%포인트 오른 27.6%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지만, 여전히 S&P 500 대비 4%포인트 언더웨이트였다.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섹터는 전월 대비 10% 줄어 13.3%로 떨어지며, 2023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그 결과 헬스케어 섹터는 430bp(4.3%포인트) 뛰어 25.8%가 되면서, S&P 500 대비 16%포인트 초과보유된 최대 오버웨이트 부문으로 부상했다. 생활필수품(스테이플스) 섹터는 -4.1%로 가장 큰 순숏이 지속됐다.


‘톱10’ 집중도 심화…리스크와 기회 공존

제프리스는 현재 톱10 롱 포지션이 헤지펀드 순자산의 64%를 차지해, 소수 대형 성장주의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는 운용 성과가 제한된 종목군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bps(베이시스 포인트)는 금리·수익률 변동을 표시할 때 쓰는 금융 용어로, 1bp는 0.01%포인트다. 보고서에서 ‘500bp 확대’란 비중이 5%포인트 늘었다는 뜻이다. 오버웨이트는 벤치마크 지수 대비 초과보유, 언더웨이트는 부족보유를 의미하며, 넷 롱은 매수 포지션에서 매도 포지션을 뺀 순매수 규모를 가리킨다.

시장 전문가들은 “AI 열풍의 수혜주인 엔비디아 편입이 늘어난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면서도, “대형주 쏠림 현상이 심화될수록 변동성 확대 리스크도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투자자들은 각 종목의 실적 발표·매크로 지표·연준(미 연방준비제도) 정책 변수를 주시하면서, 헤지펀드 운용 동향이 단기 트레이딩 아이디어뿐 아니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전략에도 중요한 참고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