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중앙은행(MNB)이 24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인플레이션 압박에도 불구하고 6.50%의 기준금리를 열두 달 연속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측과 정확히 일치한 결과다.
2025년 9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MNB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조정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은행은 최근 매파적(hawkish) 기조를 고수하며 물가 압력 완화에 전면 대응하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는 핵심 근거는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목표 범위(2~4%)를 상회한다는 점이다. 2025년 8월 헝가리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전년 동월 대비 4.3%를 기록해 목표 상단을 넘겼다. 중앙은행은 이 수치가 충분히 안정권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판단 아래, 정책 금리를 섣불리 인하할 경우 오히려 물가 안정을 해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물가 뿐 아니라 명목 임금 상승률도 주목할 만하다. 2025년 7월 임금은 전년 대비 9.0% 상승했다. 이러한 고(高)임금 환경은 가계 소득을 통해 소비를 자극하고, 결과적으로 물가 압력의 지속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중앙은행의 시각이다.
“현재로서는 금리 인하를 검토할 여지가 매우 제한적이다. 물가가 안정 목표를 확고히 달성할 때까지 긴축적 통화환경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전문용어 해설: 기준금리(Base Rate)는 한 나라의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적용하는 대표적인 정책금리다. 은행들이 중앙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적용되는 이자율이기 때문에, 소비자 대출금리·예금금리 등 시장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매파(Hawkish)란 물가 억제를 위해 통화긴축(금리 인상이나 유지)을 선호하는 정책 성향을 가리킨다. 반대로 금리 인하에 우호적인 성향은 비둘기파(Dovish)라 한다.
MNB는 이번 결정을 통해 최소한 2025년 말까지 완화 정책을 보류하겠다는 시그널을 투자자들에게 분명히 전달했다. 이는 물가 추세가 중앙은행 목표 범위 내에서 지속적으로 안착해야만 정책 변경을 검토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헝가리 경제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중에서도 비교적 높은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률을 동시에 겪고 있다. 따라서 물가와 성장의 균형을 맞추는 통화정책의 미세 조정이 중요하다. MNB는 지난 12개월간 “동결”이라는 단어를 반복하고 있지만, 이는 단순한 관망이 아닌 적극적인 인플레이션 억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 영향과 전망
단기적으로는 고금리 기조가 헝가리 포린트(HUF)의 가치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고금리는 기업 차입 비용을 높여 경기 회복의 속도를 제한할 우려도 존재한다. 투자자들은 물가 지표와 임금 추이, 그리고 유럽 내 타국 중앙은행의 정책 변화를 면밀히 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결정은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더 오래, 더 높게”라는 금리 전략을 취하는 추세와 궤를 같이한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 또한 물가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이터에 따라 신중하게 완화·긴축 경로를 조정하고 있다.
종합 평가
헝가리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6.50%로 계속 묶어두는 결정은 물가 목표 달성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시켰다. 4.3%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과 9.0%의 임금 상승률을 고려할 때, 중앙은행이 서둘러 유화책을 펼 가능성은 낮다. 결과적으로 2025년 내내 통화긴축적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 컨센서스가 더욱 강화됐다.
향후 경제 주체들은 물가·임금 지표가 안정 추세에 진입하는지 여부, 그리고 글로벌 금리 사이클 변동성을 지속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중앙은행 역시 향후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 근원물가, 실질임금 등을 면밀히 분석해 정책 유연성을 확보할 전망이다.
지금까지의 판단으로 미뤄볼 때, MNB의 다음 행보는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 접근법에 따라 결정될 것이며, 투자자들은 정책 신호와 경제 지표의 미세한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