덱스컴(DexCom) 주가가 3% 하락했다. 공매도 리서치 업체 헌터브룩 미디어(Hunterbrook Media)가 G7 연속 혈당 측정기(Continuous Glucose Monitor, 이하 CGM)의 심각한 안전성 문제를 제기한 보고서를 공개한 것이 직접적인 배경이다.
2025년 9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헌터브룩은 자사 조사 결과를 토대로 “G7 기기의 부정확한 혈당 수치가 입원‧사망 사례까지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가 공개된 직후 나스닥 시장에서 덱스컴(NASDAQ: DXCM) 주가는 급속히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자 불안을 반영했다.
무단 설계 변경 의혹
“FDA(미 식품의약국) 점검 결과, 덱스컴은 정확도 모든 지표에서 열세로 드러난 부품을 승인 없이 교체하고 제품을 판매했다.” — 헌터브룩 보고서 중
헌터브룩은 2023년 12월 덱스컴이 G7 센서 코팅 소재를 외주 조달품에서 사내 제조품으로 변경했으며, 이 과정에서 FDA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내부 시험에서 기존 소재 대비 정확도 열위가 확인됐음에도 상업 출시를 강행했다는 주장이 핵심이다.
보고서는 FDA 점검 문서를 인용해 “회사 자체 테스트가 동등성(equivalence)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덱스컴은 해당 센서를 탑재한 G7 기기를 시장에 그대로 유통해 환자 안전 리스크를 키웠다는 것이다.
환자 사례로 번진 논란
헌터브룩은 △2024년 6월 빌리 소즈비(Billy Sosbe) 사망 사건 △6세 여아 응급실 이송 등 구체적 사례를 열거했다. 두 경우 모두 G7 기기가 실제 혈당보다 오차 큰 값을 표기하면서 인슐린 투여량이 잘못 결정돼 치명적 결과를 낳았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지표로는 페이스북 커뮤니티가 언급됐다. G7 관련 불만을 공유하는 해당 그룹은 개설 1년 만에 회원 5만 8,000명을 넘어섰다. 헌터브룩은 “일부 내분비 전문의들이 센서 부정확성, 반복적인 기기 오류, 통신 장애, 접착 부위 이상을 이유로 G7 처방을 전면 중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계 관행·경영진 이탈도 도마 위
보고서는 덱스컴의 재무 건전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매출채권 회수 기간(DSO)이 100일 이상으로 늘어나며 업계 통상 범위(30~90일)를 상회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2분기 실적 전망치 상회는 공격적 회계 처리 덕분”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여기에 오랜 기간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해 온 케빈 세이어(Kevin Sayer)가 2025년 말까지 잔류할 예정이었으나 예상보다 일찍 퇴임하는 등 경영진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 리스크로 꼽혔다.
CGM이란 무엇인가?
연속 혈당 측정기(CGM)는 피부 아래에 삽입된 센서가 5‧10분 간격으로 혈당을 측정해 스마트폰 앱 등으로 전송하는 기기다. 기존 자가혈당측정(손끝 채혈) 대비 비침습적‧실시간이라는 장점을 지녀 당뇨 관리의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그러나 센서 정확도와 착용감은 시장 경쟁의 핵심 변수로, 작은 오차가 인슐린 과다‧부족 투여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공매도 포지션 공개
헌터브룩 캐피털은 덱스컴 주식 공매도 및 파생상품 헤지 포지션을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즉, 보고서 내용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경우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이해관계가 존재한다.
전문가 시각‧시장 전망
기자 관점에서 볼 때, FDA 후속 조치 여부가 열쇠다. 경고장(Warning Letter)이나 리콜 명령이 현실화될 경우 덱스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G7 라인업이 직접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덱스컴은 G6 시리즈로 글로벌 CGM 시장을 개척해온 기술 선도 기업이기에, 자발적 개선 조치와 데이터 투명성 제고로 신뢰 회복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결국 단기 변동성 확대와 함께, 장기적 평판 리스크 관리 전략이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