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쉬, 부활절 특수로 2분기 매출·순이익 전망치 상회

미국 초콜릿·스낵 기업 허쉬(Hershey Co.)가 2분기(4~6월) 실적에서 월가 전망을 웃돌았다. 부활절(4월 20일) 전후로 초콜릿과 짠맛 스낵류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 주된 배경이다.

2025년 7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허쉬는 매출 26억1,000만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 1.21달러를 기록해 각각 시장 컨센서스(LSEG 집계 25억2,000만 달러, 0.99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허쉬는 부활절에 맞춘 행사 제품 판매와 더불어, 할로윈 시즌(10월 31일) 물량을 예년보다 일찍 소매업체로 출하해 실적을 끌어올렸다. 회사 측은 “타이밍 효과”라고 표현했으나, 이를 통해 공급망 전반의 재고 적체를 분산하고 매출 인식 시점을 앞당기는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North America Confectionery(북미 제과)·International(국제) 부문에서 계획된 재고·공급망 구조조정이 병행되면서 분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21% 급증했다. 이는 상품 회전율 개선과 유통 효율화를 동시에 달성한 결과로, 단순 할인·프로모션 의존도가 아닌 체질 개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관세·원가 압박도 구체적으로 공개됐다. 허쉬는 2025 회계연도 전체 관세 부담을 1억7,000만~1억8,000만 달러로 예상했다. 직전 분기(1~3월)에 제시한 ‘분기 1,500만~2,000만 달러’ 전망을 감안하면, 하반기 관세가 추가로 확대될 여지가 있다.

코코아 원물 가격은 2023년 하반기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초콜릿 업계 전반을 압박하고 있다. 허쉬는 “전략적 가격 인상”으로 대응 중이다. 실제로 2분기 평균 제품 단가를 전년 동기 대비 5% 올려, 1% 인상에 그쳤던 지난해보다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쳤다.

“앞으로도 균형 잡힌 성장에 집중하고, 코코아 가격 상승(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전략적 가격책정을 이어갈 것” — 미셸 벅(Michele Buck) 퇴임 CEO

한편, 허쉬는 이달 초 웬디스(Wendy’s) 출신의 커크 태너(Kirk Tanner)를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지명했다. 신임 CEO는 8월 18일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프리마켓(정규장 개장 전)에서 허쉬 주가는 전일 대비 0.3% 오른 186.65달러에 거래됐다. 실적·가격 정책·경영진 교체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용어·맥락 해설

프리마켓(Pre-Market Trading)은 미국 증시에서 정규장(09:30~16:00 ET) 이전에 이뤄지는 시간외 거래를 뜻한다. 실적 발표와 같은 주요 이벤트의 초반 반응을 살필 수 있어 기관·개인투자자 모두 주목한다.

코코아 인플레이션은 가나·코트디부아르 등 주요 산지의 기후 악화, 물류비 상승으로 인한 원두 가격 급등 현상을 말한다. 초콜릿 제조사가 제품 가격을 올리거나 내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기법을 도입하는 배경이 된다.

관세 비용은 국가 간 무역정책 변화에 따라 기업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변수다. 허쉬가 제시한 연간 1억7,000만~1억8,000만 달러는 매출 대비 2~3% 수준으로, 향후 환율까지 고려한 실질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전망 및 분석

허쉬는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도 이익률 방어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부활절·할로윈 등 계절 이벤트마다 ‘패키지 다변화’ 및 ‘조기 출하’ 전략을 반복 실행함으로써, 재고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현금흐름(Cash Flow)을 앞당기는 구조를 구축했다.

시장의 관심은 향후 6개월간 코코아·설탕 가격 변동과 이에 따른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 그리고 신임 CEO 커크 태너가 어떤 혁신 전략을 내놓을지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웬디스에서 증명한 ‘브랜드 리포지셔닝 및 글로벌 확장 경험’이 허쉬의 국제 부문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 섹터도 존재한다.

다만, 관세·원가 요인이 실적 전망치를 다시 압박할 경우 주가는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허쉬가 2년 내 인공색소 전면 퇴출을 선언한 만큼, ‘클린 라벨(Clean Label)’ 흐름에 따른 원재료 전환 비용도 중·장기 비용 변수로 남는다.

종합적으로 시장에서는 “가격 인상(Price-up) + 볼륨(Volume)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글로벌 소비 둔화와 원자재 상승이 지속될 경우, 허쉬의 ‘황금 레시피’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