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자나 파트너스, 쿠퍼 컴퍼니즈 지분 취득… 바우슈앤롬과 콘택트렌즈 사업 합병 압박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자나 파트너스(Jana Partners)가 의료기기 제조업체 쿠퍼 컴퍼니즈(Cooper Companies Inc.) 지분을 취득하며 경영 전략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핵심 목표는 쿠퍼의 콘택트렌즈 부문을 경쟁사 바우슈앤롬(Bausch + Lomb)과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10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자나 파트너스는 쿠퍼 컴퍼니즈의 일정 지분을 이미 확보했으며, 구체적인 보유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우슈앤롬 최고경영자(CEO)가 해당 합병 아이디어에 사전에 긍정적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쿠퍼 컴퍼니즈 주가는 2025년 들어 20% 가까이 하락해 시가총액이 약 140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자나 파트너스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본 배분 효율 개선투자수익률(ROI) 제고 등 추가 전략도 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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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 행동주의 투자와 의료기기 시장

행동주의 펀드는 지분 취득을 통해 기업 경영에 직접 목소리를 내고, 구조조정·합병·배당 확대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구사한다.

쿠퍼는 콘택트렌즈와 여성 건강용 의료기기를 제조·판매하며, 글로벌 경쟁사로 바우슈앤롬·존슨앤드존슨 비전케어 등이 있다. 콘택트렌즈 시장은 고령화 확대·근시 인구 증가 등으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원가 압력과 R&D 비용 증가로 수익성 확보가 과제로 지적된다.

바우슈앤롬은 2022년 뉴욕 증시에 재상장한 뒤 렌즈 부문 확장을 모색해 왔다. 만약 두 회사 렌즈 부문이 합병되면, 시장 점유율 확대와 원가 시너지가 기대된다. 그러나 반독점 심사 및 가격 경쟁 심화 가능성도 변수다.


자나 파트너스의 최근 행보

WSJ 보도에 따르면 자나 파트너스는 올해 초 통신사 프런티어 커뮤니케이션즈(Frontier Communications)의 버라이즌(Verizon) 인수 거래를 주도했고, 보험·투자기업 마르켈(Markel)에 대해서도 사업 검토를 요구한 바 있다.

이번 쿠퍼 지분 매입은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자나가 적극적 행동주의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콘택트렌즈 분야는 고정비 비중이 높아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며 “합병이 성사될 경우 수익성 개선 여지가 크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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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쿠퍼 측은 공식 성명을 내지 않았으나, 투자자들과 적극 소통하며 장기 전략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비공식적으로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어 설명

행동주의 투자(Activist Investing)는 투자자가 단순히 지분 수익을 기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사회 진입·경영 간섭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자본 배분(Capital Allocation)은 기업이 현금을 연구개발, 설비투자, 배당, 자사주 매입 등에 어떻게 배분할지 결정하는 과정이다.

쿠퍼 컴퍼니즈(NASDAQ: COO)의 티커 코드 ‘COO’는 투자자들이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서 회사를 식별할 때 사용하는 고유 약칭이다.


전망 및 관전 포인트

시장 관계자들은 자나 파트너스가 장기간에 걸쳐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실적 개선 압박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본다. 만약 합병 논의가 공식화되면 △반독점 규제 당국의 승인 절차양사 주주총회 통과 조건브랜드·제품 통합 전략 등이 핵심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또한 쿠퍼 주가가 최근 3년 저점 수준에 머물고 있어, 행동주의 펀드의 참여 자체만으로도 단기 주가 모멘텀을 유발할 소지가 있다. 다만 실질적인 실적 개선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반등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경계론도 나온다.

자나 파트너스와 쿠퍼 경영진 간 협상 테이블이 언제 열릴지, 그리고 바우슈앤롬이 어느 수준까지 참여 의지를 구체화할지가 향후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