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유전 서비스 기업 가운데 하나인 할리버튼(Halliburton)이 올해 실적에 대한 대폭 하향 전망을 내놓았다. 회사는 원유·가스 시추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식어가면서 2025년 전체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5년 7월 22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할리버튼은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수익성 압박과 함께 북미 및 해외 시추 활동 둔화를 거론하며 “가까운 미래뿐 아니라 중기적으로도 서비스 시장이 내재적으로 약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2분기 순이익은 4억7,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7억900만 달러 대비 33% 감소했으며, 주당순이익(EPS)은 0.55달러로 월가 전망치와 일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51억 달러로 1년 전보다 5.5% 둔화했지만, LSEG 자료 기준 컨센서스(5.41억 달러)를 상회했다.
유가 급락의 충격
국제 유가는 1년 새 8% 가까이 떨어졌다. 쉴러블 유전(셰일유전) 업체들은 변동성 확대를 이유로 자본 지출(CAPEX)을 잇따라 축소했다.
“최근 시장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단기·중기 모두 서비스 업황이 이전 예상보다 확연히 더 약화될 것”이라고 제프 밀러(Jeff Miller) 최고경영자(CEO)는 말했다.
북미 지역에서는 하반기(2025년 3·4분기)에 들어 대형 생산업체들이 시추·완결(drilling & completions) 간격을 ‘계획적으로’ 벌리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멕시코 등 해외 핵심 시장에서도 예산 절감과 프로젝트 연기가 빈발하고 있다.
실제 2분기 북미 매출은 22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9% 급감했으며, 해외 매출도 32억5,000만 달러로 3% 감소했다. 회사는 2025년 북미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낮은 두 자릿수 비율’(low-double digits)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세 충격도 지속*
할리버튼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부과된 철강·알루미늄 관세 등으로 2분기에만 이익이 2,700만 달러 줄었다”고 밝혔다. 3분기에는 3,500만 달러(주당 0.04달러) 규모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 Tariff(관세) 설명: 특정 국가·품목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장비를 수입해 사용하는 유전 서비스 기업의 원가를 직접적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주가 동향
22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할리버튼 주가는 0.7% 하락한 21.03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23%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CFRA리서치의 스튜어트 글릭만 애널리스트는 “업황 최악 구간이 끝났다고 판단했으나, 이번 실적 코멘트로 재고가 필요해졌다”고 평가했다.
해외 시장 전망 악화
회사는 기존에 ‘보합 내지 소폭 감소’ 정도로 제시했던 2025년 해외 매출 전망을 ‘중간 한 자릿수 감소(mid-single digits)’로 하향 조정했다. 사우디와 멕시코, 라틴아메리카의 활동 축소가 주요 이유다. 앞서 경쟁사 SLB도 비슷한 뉘앙스로 경고한 바 있다.
할리버튼은 “수익성이 낮은 장비·프랙 플릿(fleet)을 폐기·휴지·재배치해 비용 구조를 가볍게 하겠다”고 전했다. 이는 유휴 설비 투자비를 최소화하려는 방안이다.
전문가 해설: 유전 서비스(Oilfield Services)란?
시추·시멘팅·완결·증산·시추 데이터 분석 등 유정 전 과정에 필요한 기술·장비·인력을 공급하는 산업을 통칭한다. 유가 변동 → 투자지출 변화 → 서비스 수요 급등·급락으로 이어지기에 경기 탄력성이 매우 높다.
향후 관전 포인트
① 국제 유가 반등 여부
② 북미·중동 국가들의 CAPEX 재개 타이밍
③ 관세 정책 변경 가능성
④ 원가 절감 계획의 실행 속도
기자의 시각
글로벌 시추 리그카운트가 2023년 말부터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할리버튼의 실적 가이던스 하향은 실제 현장 체감 악화 정도를 적나라하게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주가가 이미 20% 이상 조정을 받은 만큼, 시장은 ‘감소폭 둔화’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자료원: Halliburton, LSEG, CFRA Research, 인베스팅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