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모터사이클 제조사 할리데이비슨(뉴욕증권거래소: HOG)이 차기 수장으로 아티 스타즈(Artie Starrs)를 낙점했다. 회사 이사회는 2025년 10월 1일부로 스타즈를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에 임명한다고 4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2025년 8월 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기존 CEO인 요헌 차이츠(Jochen Zeitz)가 내년 가을까지 직무를 수행한 뒤 고문 역할로 전환되는 계획적 승계 절차의 일환이다. 차이츠는 2025년 10월 1일까지 회장·사장·CEO 세 직함을 유지하며, 같은 해 2월까지 회사를 지원하는 시니어 어드바이저로 잔류한다.
스타즈의 이력은 주목할 만하다. 그는 Topgolf Callaway Brands 산하 톱골프 인터내셔널(Topgolf International)에서 4년 반 동안 CEO를 지냈다. 그전에 피자헛(Pizza Hut) 글로벌 CEO(2013~2021)를 역임하며 모기업 Yum! Brands의 성장 전략을 진두지휘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피자헛 미국 법인 사장, 멀티플렉스 체인 레이브 시네마스(Rave Cinemas)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쳤고, 금융권 시절에는 워서스타인 페렐라(Wasserstein Perella)에서 투자은행가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할리데이비슨의 전설적인 브랜드 유산과 고객 커뮤니티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스타즈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CEO 취임과 동시에 할리데이비슨 이사회에도 합류해 거버넌스 및 전략 의사결정에 직접 관여할 예정이다.
경영구조 개편도 병행된다. 이사회는 2025년 10월 1일부로 전 스타벅스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트로이 올스테드(Troy Alstead)를 차이츠의 뒤를 잇는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결과적으로 2026년 2월 이후에는 스타즈 CEO—올스테드 의장 체계가 완성될 전망이다.
왜 스타즈인가?
업계 전문가들은 스타즈가 ‘브랜드 경험 기반 소비자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거둔 성과에 주목한다. 톱골프는 골프·IT·F&B·이벤트를 융합한 복합 체험 공간으로,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가 높다. 스타즈는 해당 비즈니스를 미국뿐 아니라 영국·호주 등으로 확장해 매출 성장을 견인했고, 이를 기반으로 할리데이비슨에서도 라이더 커뮤니티를 확장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용어 해설
Topgolf Callaway Brands는 골프 클럽 제조사 캘러웨이(Callaway)가 2021년 인수한 브랜드 통합 법인으로, 실내외 스크린 골프·레저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편 Yum! Brands는 켄터키프라이드치킨(KFC), 피자헛, 타코벨(Taco Bell)을 보유한 세계 최대 QSR(Quick Service Restaurant) 그룹이다. QSR은 패스트푸드 업계를 뜻한다.
요헌 차이츠는 2020년부터 회사 재도약 ‘Hardwire 전략’을 추진하며 전기 모터사이클 ‘LiveWire’ 브랜드 분사, 라이프스타일 의류 라인 강화 등 혁신을 이끌어 왔다. 그가 자문 역할로 전환함에 따라, 향후 4~6개월은 대규모 인수·합병(M&A) 또는 전동화 투자와 같은 핵심 의사결정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 시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브랜드 헤리티지와 밀레니얼·Z세대 공략을 성공적으로 결합할 인물이 스타즈”라며 “톱골프에서 입증한 ‘경험의 상품화’ 능력이 중요하다”고 평가한다. 다만, 모터사이클 시장은 경기 변동·규제·환율 등 외생 변수에 민감하므로, 전통적 제조업과 레저·엔터테인먼트 산업 간 문화적 접합에 대한 도전도 크다.
할리데이비슨은 본사가 있는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공장을 중심으로 생산 라인을 현대화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 규제와 아시아 시장 CC(배기량) 규제를 동시에 고려한 글로벌 포트폴리오 수정을 진행 중이다. 스타즈 체제하에서 전동화 전략, 부품 현지화, 디지털 구독 서비스가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이사회 지배구조 관점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트로이 올스테드 의장은 스타벅스 재직 당시 ‘리저브(Reserve)’·‘모바일오더’ 등 신사업을 총괄해,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한 바 있다. 이러한 경험은 주주 행동주의 압력과 ESG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티펀 젠킨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스타즈가 톱골프에서 쌓은 데이터 기반 고객 분석 능력을 할리데이비슨 커넥티드 플랫폼과 결합한다면, 신규 수익 모델이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일정은 다음과 같다.
• 2025년 10월 1일 → 스타즈 CEO·사장 취임, 올스테드 의장 취임, 요헌 차이츠 고문 전환
• 2026년 2월 → 차이츠 고문 임기 종료
이번 인사는 장기 성장 로드맵을 공고히 하려는 할리데이비슨의 의지를 드러낸다. 스타즈의 ‘체험 중심 성장 전략’이 121년 역사를 지닌 전통 모터사이클 브랜드에 어떤 신선한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