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초콜릿 판매 부진에 뉴욕·런던 코코아 선물가 동반 하락

뉴욕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코코아 12월물은 전일 대비 -45달러(-0.74%) 내린 1톤당 5,999달러에서, 런던 ICE 12월물-3파운드(-0.07%) 하락한 4,220파운드에서 각각 거래됐다. 두 선물 가격은 수요일에 기록한 1주 최저치보다는 위에 머물렀지만, 당일 장중 약세 흐름을 보였다.

2025년 10월 30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미국 1위 초콜릿 제조사 허쉬(Hershey)미셸 버크 CEO가 “올해 할로윈 시즌 초콜릿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한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코코아 가격을 압박했다. 2024년 기준 할로윈은 연간 미국 캔디 매출의 18%를 차지해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중요한 소비 시즌이었기에, CEO 발언은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환율·재고 변수도 혼재

런던 코코아 선물 가격의 낙폭은 영국 파운드화가 6.5개월 만에 최저치로 급락하면서 일부 제한됐다. 통상 달러 대비 파운드가 약세를 보이면 파운드화로 표시되는 코코아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매수세가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

주목

한편, ICE 지정 창고의 미국 내 코코아 재고는 10월 29일 기준 1,837,670포대(1포대=60kg)로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통상 재고 감소는 공급 부족 우려를 강화해 가격을 지지한다.

서아프리카 작황·수출 동향

“최근 조사된 서아프리카 코코아 포드(열매) 개수는 5년 평균 대비 7% 많고, 지난해보다 ‘현저히 더 많다’” — 몬델리즈 인터내셔널

글로벌 제과업체 몬델리즈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서아프리카 포드 수확량 전망이 개선됐다. 아이보리코스트(세계 1위 생산국) 주산지에서는 주요 작기(Main Crop) 수확이 막 시작됐으며, 농가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보리코스트 신규 회계연도(10월 1일~10월 26일) 코코아 수출량은 215,219톤으로 전년 동기 284,633톤 대비 -24% 급감해 가격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세계 2위 생산국 가나에서도 다소 상반된 움직임이 관측된다. 9월 4일까지 4주간 가나 항구 도착 물량은 50,440톤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약 11,000톤의 네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주목

수요 부진의 그늘

수요 측면에선 아시아·유럽 제분(그라인딩) 감소가 거론된다. 아시아코코아협회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아시아 그라인딩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 급감한 183,413톤으로, 9년 만에 최저치다. 유럽코코아협회도 같은 기간 유럽 그라인딩이 -4.8% 줄어든 337,353톤으로 10년 만에 가장 적었다. 북미는 전미제과협회 집계 결과 +3.2% 증가했지만, 신규 보고 기업 편입 영향이라는 단서가 붙었다.

시장조사업체 서커나(Circana) 자료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 급등과 고율 관세 부담으로 북미 초콜릿 캔디 판매량은 9월 7일 종료 13주 동안 전년 대비 -21% 급감했다. 높은 가격이 소비 여력을 크게 제약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이지리아 변수와 ICCO 전망

공급 측면에서 나이지리아(세계 5위 생산국)의 코코아협회는 2025/26년도 생산량이 305,000톤으로, 2024/25년 추정치 344,000톤보다 -1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8월 나이지리아 코코아 수출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17,239톤으로 집계돼 단기 공급에는 유동성을 더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3/24년도 전 세계 코코아 수급이 -494,000톤 적자라고 5월 30일 수정 발표했다. 이는 60여 년 만에 최대 공급 부족 규모다. 같은 기간 생산량은 -13.1% 감소한 4,380만 톤, 재고 대비 제분 비율(stocks-to-grindings ratio)은 27.0%로 1978년 이후 최저치다. 그러나 2024/25년도에는 142,000톤 흑자로 4년 만에 흑자 전환을 예상했으며, 생산량도 +7.8% 늘어난 4,840만 톤으로 전망했다.


용어 설명

  • ICE: 미국 상품거래소 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의 약자다. 원자재·선물·옵션을 전자거래 방식으로 취급한다.
  • 그라인딩(Grinding): 코코아 원두를 갈아 초콜릿·코코아버터 원료로 만드는 1차 가공 과정으로, 실질 소비 수준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 MT: Metric Ton의 약어로 미터법 톤(1,000kg)을 의미한다.
  • Stocks-to-Grindings Ratio: 재고를 그라인딩 물량으로 나눈 비율로, 수급 타이트니스(팽팽함)를 판단하는 데 쓰인다.

종합하면, 할로윈 시즌 부진과 글로벌 제분 감소수요 둔화 우려를, 아이보리코스트·나이지리아 생산 차질공급 감소 기대를 각각 자극하며 코코아 가격은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향후 주요 산지 작황과 환율 동향, 그리고 연말 소비 시즌 실적이 가격 형성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