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2월물 ICE 뉴욕 코코아(종목 코드 CCZ25)는 -0.74% 내린 -45달러를 기록했으며, 같은 달 만기 ICE 런던 코코아 7번물(CAZ25)도 -0.07% 떨어진 -3파운드로 마감했다.
2025년 10월 3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가격은 전일 1주일 최저치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미국 초콜릿 제조업체 Hershey의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할로윈 시즌 초콜릿 매출이 실망스러웠다”고 언급한 것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미국 전체 캔디 매출에서 할로윈의 비중(2024년 기준)은 약 18%로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크다.
한편 런던 시장의 낙폭은 영국 파운드화(^GBPUSD)가 6.5개월 만에 최저치로 급락한 덕분에 제한됐다. 파운드 약세는 파운드 표시로 거래되는 ICE 런던 코코아 선물의 상대적 가치를 높여 가격 하락을 상쇄했다.
재고 감소·공급 차질이 하락폭 방어
ICE가 모니터링하는 미국 항만 재고는 수요일 기준 1,837,670포대로 7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재고 감소는 선물가에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식품 대기업 Mondelez는 최근 서아프리카의 코코아 꼬투리(pod) 개수가 5년 평균 대비 7% 많고 지난해와 비교해 ‘현저히 높다’고 밝혔다. 아이보리코스트(코트디부아르)의 주수확기(main crop)가 시작된 가운데 현지 농가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적이다.
그러나 10월 1일~26일 아이보리코스트 농가가 항만으로 출하한 물량은 215,219t으로 전년 동기 284,633t 대비 -24% 급감했다. 세계 최대 산지의 선적 지연 역시 가격 하락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수요 부진 신호: 그라인딩(분쇄) 통계
“아시아 3분기 코코아 그라인딩은 9년 만의 최저치” — Cocoa Association of Asia(10월 17일 발표)
아시아 지역 그라인딩(원두를 갈아 초콜릿 및 관련 제품으로 가공하기 전 단계)은 183,413t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해 9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유럽도 10월 16일 발표된 자료에서 337,353t으로 -4.8% 감소, 10년 만의 최저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북미는 112,784t으로 +3.2% 증가했으나, 신규 보고 기업이 포함된 ‘기저효과’를 감안해야 한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시장조사업체 Circana에 따르면 북미 초콜릿 캔디 판매량은 9월 7일까지 13주 동안 전년 대비 -21% 이상 감소했다. 높은 코코아 원료 가격과 관세 부담이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수요를 억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급 측 변수: 가나·나이지리아·ICCO 전망
세계 2위 생산국 가나의 9월 4일까지 4주간 항만 도착 물량은 50,440t으로, 2024년 동기간 11,000t과 비교해 대폭 증가했다. 물량 확대는 단기적으로 가격 하방 압력을 키웠다.
반면 5위 생산국 나이지리아는 자국 코코아협회가 2025/26년 생산량을 -11% 감축된 305,000t으로 전망했다. 다만 8월 수출량은 17,239t(전년비 +15%)으로 늘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2023/24년 세계 공급 부족을 -494,000t(60여 년 만의 최대)으로 수정 발표했다. 그러나 2024/25년에는 142,000t 흑자로 4년 만에 첫 공급 과잉을 예상하며, 같은 기간 생산량을 4.84백만t(전년비 +7.8%)로 전망했다.
전문가 해설: ‘그라인딩’이란 무엇인가?
코코아 시장에서 자주 등장하는 그라인딩(grinding)은 생코코아 원두를 분쇄·압착해 코코아 매스(액상)와 버터·파우더로 가공하는 초기 공정을 의미한다. 소비지 지역에서 발표되는 분쇄 통계는 실제 초콜릿 수요의 선행지표로 활용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면밀히 주시한다.
※stocks-to-grindings ratio는 재고를 분쇄량으로 나눈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음을 시사해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 전망 및 기자 코멘트
단기적으로는 할로윈 판매 부진과 유럽·아시아의 약세 그라인딩 지표가 수요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 반면 중기적으로는 아이보리코스트·나이지리아의 기상 리스크, 미국 항만 재고 감소, 그리고 파운드화 약세 등 변수가 혼재돼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2024/25년도 전환기에 흑자 전환이 현실화된다 하더라도, 과거 대규모 적자로 줄어든 재고를 빠르게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중장기 강세 기조를 완전히 꺾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투자자들은 소비 시즌(추수감사절·성탄절)을 앞두고 발행되는 대형 초콜릿 업체들의 실적 가이던스, 그리고 서아프리카 주산지의 강우·병충해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