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이 원화 약세가 금융 불안과 물가 압력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지난 11월 27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록에 따르면 이러한 우려는 통화정책 완화 사이클의 종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2025년 12월 1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11월)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하기로 표결했다. 이 결정은 사전 예상과 일치하는 조치였다. 한편 회의록은 위원들이 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주요 부담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분명히 드러냈다.
회의록에는 한 위원이 “
외환 공급·수요의 불균형과 외부 불확실성으로 인한 외환시장 내 높은 변동성도 부담이다
“라고 밝히며 금리 동결의 이유를 설명한 발언이 포함되어 있다. 다른 한 위원은 현행 정책금리가 이미 “
중립금리 범위 내에 위치해 있다
“고 지적하며, 향후 경기 둔화 시 통화정책 대응 여력을 유지할 필요성을 “
염두에 둘 때
“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경제인 한국은 소비 회복세에 진입하고 있으나 동시에 원화 약세가 진행 중이어서 정책당국이 성장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여지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회의록 전반에 걸쳐 드러났다. 이번 분기 기준으로 원화는 엔화를 제외한 아시아 통화 중 가장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같은 날(자료발표일 기준) 재무부는 이형일(Lee Hyoung-il) 재정경제부 차관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수출기업들과 만나 “외환시장 안정 노력”을 요청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 자리에서 수출기업들의 역할을 통한 시장 안정화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용어 설명
중요 개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몇 가지 핵심 용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중립금리란 경제를 과열시키거나 위축시키지 않는 금리 수준을 의미한다. 중앙은행이 중립금리 수준에서 금리를 운영하면 통화정책은 경제에 대해 중립적 영향을 미친다. 완화 사이클(easing cycle)은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추는 기간을 의미하며, 반대로 금리 인상기에는 긴축(tightening)이라고 부른다. 외환시장 변동성은 환율의 급격한 등락으로, 자본유출입 변화나 외부충격으로 촉발될 수 있으며 금융안정과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시장 및 정책 영향 분석
이번 회의록 공개는 몇 가지 정책·시장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여지를 보존하려는 의지가 분명하다. 위원들이 환율 변동성과 외부 불확실성을 명시적으로 부담으로 언급한 점은, 향후 경제상황이 악화될 경우 금리 인하 여지를 남기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기준금리(2.50%)가 중립금리 범위 내에 있다고 명시된 만큼, 금리 인하를 시도할 경우 그 여파로 물가상승 압력이 재가동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둘째,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정책 딜레마가 심화될 전망이다.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비가역적 인플레이션(맞물린 인플레이션 압력) 우려는 금융안정 측면에서의 대응 필요성을 높인다. 원화 약세는 수출기업의 실적에는 일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가계의 생활비와 수입원자재 가격을 통해 전반적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소비 회복세를 제약할 수 있다.
셋째, 정부·수출기업 간 협력 요청은 단기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수단의 확장 의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기업 차원의 환헤지 전략이나 수출입 구조 변화만으로 환율의 지속적 변동성을 완전히 억제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시장 유동성 관리,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 그리고 통화정책 신호의 일관성 유지 등 복합적 수단의 조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향후 시나리오(정책 반응과 시장 영향)
보수적인(하방) 시나리오에서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자본유출 가속화로 원화 추가 약세가 발생하면, 한국은행은 정책금리 인하 여지를 축소하고 금융시장 안정성 확보를 우선시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원화가 안정화되고 물가상승률이 둔화될 경우에는 통화정책 완화의 재개 가능성이 유지된다. 이처럼 환율과 물가의 상호작용이 향후 금리 결정의 핵심 변수로 작동할 전망이다.
실무적 시사점
금융시장 참여자와 기업은 환헤지 확대, 수입비용 관리 강화, 그리고 금리 변동성에 대한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외화자산 비중 조정과 더불어 금리 방향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정책당국은 통화정책의 신뢰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외환시장 불안을 완화할 수 있는 단기·중장기 수단을 병행해야 한다.
요약 및 결론
한국은행 회의록은 위원들이 원화 약세로 인한 금융불안과 물가상승 압력을 우려하면서도, 향후 통화정책 대응 여지를 확보하려는 논의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현재 기준금리 2.50%가 중립금리 범위에 있다는 인식은 정책당국의 선택지를 제한하는 요인이지만, 환율과 물가의 향방에 따라 통화정책의 방향성은 유연하게 바뀔 수 있다. 시장은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통화·재정·기업 정책의 상호작용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