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3분기 경제 성장, 수출·소비 견조에 힘입어 완만한 확대—로이터 설문

[방갈로르] 라훌 트리베디 기자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아시아 네 번째 규모인 한국 경제가 2025년 3분기(7~9월)에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 갔다. 이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와 정부의 경기 부양책 덕분에 살아난 가계 소비가 동반된 결과다.

2025년 10월 24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12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10월 20~23일 실시된 설문에서 한국의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계절조정 기준 0.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분기 견조한 성장세에 이어진 흐름이다.

또한 18명의 경제학자가 응답한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추정치는 1.5%로, 2분기의 0.6%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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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lvin Lam, Pantheon Macroeconomic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수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가운데 예상보다 탄탄한 수출 증가가 성장세를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Lam은 “특히 인공지능(AI) 연산에 쓰이는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수출을 이끌었다”고 언급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여전히 자유낙하(free fall)” 상태라고 분석했다.

수출 동향
한국의 9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6% 급증하며 1년여 만에 가장 빠른 증가율을 기록했다. 미국의 15% 관세 부과 여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요가 이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재정·통화 정책
정부는 내수를 뒷받침하기 위해 31조8,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7월 초 승인했다. 같은 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하며 주택시장 리스크 완화와 원화 약세 대응에 집중했다. 그러나 완화적(비둘기파적) 발언이 늘면서 원/달러 환율은 6개월 내 최저 수준까지 원화 약세가 진행됐다.

로이터의 별도 설문에 따르면 다수의 경제학자들이 11월 금리 인하를 예상했으나, 일부 전문가들은 2026년 1월로 인하 시점을 늦춰 전망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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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vaan Tandon 캐피털이코노믹스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8월에 5명이던 금리 인하 지지 금융통화위원이 4명으로 줄었다”며 “정부의 부동산 규제 영향이 확인될 때까지 한국은행이 대기할 공산이 크다”고 해석했다.

한·미 통화스왑 논의
국내 정치권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서울·워싱턴 간 통화·투자 협정은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다. 미국 측은 3,500억 달러(약 470조 원) 선투자 요구와 함께 환율시장 교란 방지 장치를 요구했으나 한국 정부는 난색을 표했다.

Pantheon Macroeconomics의 Lam은 “외환보유액의 80%에 달하는 현금을 한꺼번에 투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재원 조달 방식을 문제 삼았다. 반면 Meritz Securities의 Stephen Lee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 기간 연장, 조기 현금흐름 회수 허용, 대출·보증 비중 확대 등으로 합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낙관했다.


용어 해설*
* 계절조정(seasonal adjustment)은 추석·명절 소비, 학사·입학 시즌 등 계절적 요인을 제거해 경제활동의 순수 변동을 파악하는 통계 기법이다.
* 추가경정예산(추경)은 본예산 편성 후 예상치 못한 경기 변동이나 재해 등에 대응하기 위해 국회가 별도로 의결하는 예산이다.
* 통화스왑(currency swap)은 두 국가가 일정 환율로 상대국 통화를 교환·재매입하기로 약정해 유동성 위기에 공동 대응하는 협정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수출이 계속 견조함에도 고금리·부동산 조정 등 내수 리스크가 상존해, 한국은행과 정부가 “점진적·선별적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