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상교섭본부장 “삼성·SK하이닉스, 美 반도체 100% 관세 대상 아냐”

서울, 로이터 — 대한민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여한구는 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미국의 100%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 8월 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여 본부장은 “워싱턴과 서울 간 체결된 통상 합의에 따라 한국산 반도체가 다양한 국가 가운데 가장 우호적인 관세율을 적용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특정 국가의 반도체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은 해당 범주에서 제외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확한 세율이나 세부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라는 점이 재확인됐다” —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각각 1·2위를 차지하는 핵심 기업이다. 두 회사가 미국 관세를 100% 면제받게 되면, 양사뿐 아니라 관련 공급망 전반에도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배경: 미국의 고율 관세 검토

미국 정부는 최근 대중(對中) 기술 견제와 국내 제조업 보호를 목적으로 고율 관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특히 첨단 반도체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 분야로, 100% 관세 가능성이 거론될 때마다 글로벌 공급망이 크게 흔들려 왔다.

반도체 업계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협상력을 발휘해 최우대 관세율을 확보했다는 점이 이번 발언의 핵심이다. 관세 부담이 줄어들면 수출 경쟁력 유지와 투자 계획의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여한구 본부장은 누구인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2021년 8월 취임 이후, 미국·유럽·아세안 등 주요 파트너와의 공급망 협력 강화 및 통상 현안을 조율해 온 인물이다. 특히 반도체·배터리·원소재 등의 첨단 전략 산업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 동맹’ 구축을 강조해 왔다.

삼성·SK하이닉스의 글로벌 행보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 달러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며, SK하이닉스 역시 미국 인디애나주에 첨단 패키징 공장 후보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지역명은 적시되지 않았지만 업계 관측치. 양사 모두 미국 내 대규모 투자로 현지 일자리 창출과 정치적 신뢰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전문가 시각‧시장 반응

국내 증권가는 “100% 관세 가능성이 사라진 만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미국 수출 마진이 안정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고율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20~30%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었지만, 면제 결정으로 연간 1조 원 규모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예측했다※해당 금액은 일반적인 시뮬레이션 추정치.

반면 일각에서는 “관세 면제라 해도 미국 반도체 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에 따른 보조금·보안 규정 등 다른 규제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자국 내 생산시설 건설 시 보조금을 지원하면서도, 중국 내 기술 투자 제한을 요구하고 있다.

용어 설명: 100% 관세란?

관세(Tariff)는 수입품에 부과되는 세금이며, ‘100% 관세’란 제품 가격의 100%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100달러짜리 반도체에 100% 관세가 적용되면, 수입업체는 100달러를 추가 납부해 총 2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고율 관세는 수입 억제자국 산업 보호를 목표로 하지만, 글로벌 기업에는 비용 폭탄으로 작용한다.

향후 과제와 전망

여 본부장은 “한·미 통상 채널을 통해 관세·보조금·기술 규제 등 잔여 쟁점도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합의를 계기로 양국 간 반도체 공급망 협력이 더 공고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대만 TSMC, 일본 라피더스 등 경쟁사 대비 한국 기업들의 대미 협상력이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202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될 AI·고성능 컴퓨팅 수요 확대 국면에서, 미국 시장을 안정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론

미국이 검토 중인 100% 관세라는 초고율 장벽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제외된다는 사실은 한국 반도체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변곡점을 제공한다. 이번 발표가 실제 정책으로 공식화될 경우, 양사는 비용 안정성 및 시장 접근성에서 중·장기적 호재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