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로이터 통신의 지훈 리(Jihoon Lee) 기자 보도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26조2천억원(미화 173억 달러)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2026년 3월 31일(화) 제출했다.
2026년 3월 31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은 소비자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편성됐다. 중동 지역에서의 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급등이 한국 경제의 성장률과 물가(인플레이션)에 대한 리스크를 확대함에 따라 정부는 긴급한 대응을 마련했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의 총지출 규모는 26조2천억원이며, 세부적으로는 유가 상승 대응에 10조1천억원, 저소득층·청년 지원에 2조8천억원, 그리고 중동 분쟁의 영향을 받는 기업 지원에 2조6천억원을 배정했다고 기획재정부가 밝혔다.
주요 세부 대책으로는 먼저, 전국 단위의 유류가격 상한제를 이번 달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정유업체들이 입은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5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거의 30년 만에 시행된 가격통제에 따른 정유사 피해를 보전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정부는 소득과 지역에 따라 1인당 10만원에서 60만원까지 차등 지급되는 소비자 바우처 형태의 금융 지원에 4조8천억원을 할당했다. 다만 이러한 바우처 지급 대상에서는 전국 기준 상위 30% 소득층은 제외된다.
추가경정예산의 재원 조달 방안으로 기획재정부는 반도체 수출 호황과 주식시장 급등으로 발생한 초과 세수를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채 추가 발행 없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다만 이번 계획에는 국채 상환 1조원도 포함돼 있다.
정부는 이번 추가경정예산으로 2026년 총지출이 752조1천억원으로 늘어나며 이는 전년 대비 11.8% 증가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조치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성장률을 0.2%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전쟁 발발 이전 정부의 지출 계획은 727조9천억원이었다.
재정건전성 측면에서 이번 추가경정예산으로 올해 재정적자는 GDP 대비 3.8%로 축소될 전망이며, 이는 종전 추정치 3.9%와 비교해 개선된 수치다. 전년에는 재정적자가 GDP 대비 4.2%였다. 국가채무비율(부채비율)은 50.6%로 전망되며, 이는 당초 예상치 51.6%보다 낮고 2025년의 49.1%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달(2월) 적어도 8월까지 통화정책을 조정하지 않겠다고 시사했다. 한국은행은 2026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2025년 한국 경제는 1.0% 성장했다.
이번 조치는 문재인 정부 이래가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당시 취임 2025년 6월 이후)이 이끄는 행정부 아래에서 단행된 두 번째 추가경정예산이다. 작년에는 취임 한 달 만에 31조8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으며, 이는 국내 수요 진작을 위한 바우처 지급 프로그램을 포함했다. 당시에는 전임 윤석열 정부의 2024년 12월 계엄령 시도(무산) 여파로 국내 수요가 위축된 상황이었다.
용어 설명
추가경정예산(추경)은 이미 편성된 연간 예산에 대해 경제·사회적 긴급 상황이나 예상치 못한 지출 수요가 발생했을 때 이를 충당하기 위해 국회 심의를 거쳐 추가로 편성하는 예산을 말한다. 이번 사례처럼 국제적 충격(유가 상승, 무역환경 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편성되기도 한다. 재원 조달 방식에는 국채 발행, 예비비 활용, 초과 세수 활용 등이 있으며, 이번 정부는 초과 세수를 활용해 국채 발행을 피하겠다고 밝혔다.
정책적 함의와 향후 전망(분석)
단기적으로는 이번 추가경정예산이 가계의 소비 여력 회복과 기업의 유동성 확보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유류가격 상승으로 인한 가계 물가 부담을 일부 완화하고, 정유사 손실 보전과 바우처 지급은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정부가 제시한 성장률 상향(추정치 기반 +0.2%포인트)은 이러한 재정지출이 단기 수요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가정에 근거한다.
반면 중기적·장기적 관점에서는 몇 가지 리스크가 존재한다. 우선 유가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될 경우 재정지출 규모가 추가로 확대될 여지가 있어 중장기 재정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번 추가경정예산이 초과 세수 활용으로 충당됨에 따라 단기적으로 국채 발행을 통한 재정 악화 압력은 제한적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또한 바우처 지급 등의 일회성 소비 부양책은 단기 내 소비 회복에 기여하겠으나,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자 촉진, 고용 개선, 구조적 생산성 제고 등 중장기 정책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정유업체 손실 보전은 연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민간 부문의 가격 설정과 투자 결정을 왜곡할 수 있어 향후 보전 방식과 대상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요구된다.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이번 추가지출이 단기간 내 채권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국채 추가발행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과 이미 반도체 수출 호조 및 주가 상승으로 초과 세수가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금리 및 환율 변동성은 통상적 수준에서 관리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국제 유가의 추가 상승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심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과 수입물가에 추가 압력을 가할 수 있다.
결론
정부의 이번 추가경정예산은 단기적으로는 유가 급등에 따른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고 성장을 지지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향후 유가 및 지정학적 불안정성 지속 여부, 재정지출의 반복성 여부가 향후 경제·재정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다. 정부는 단기적 대응과 함께 중장기적 재정건전성 유지 방안을 병행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참고: 기사는 로이터 통신의 2026년 3월 31일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환율 표기는 $1 = 1,515.4800원으로 표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