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원화 변동성 확대와 주택가격 상승 등 금융안정 리스크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통화정책위원회 위원이 23일 밝혔다.
2025년 12월 2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7인으로 구성된 통화정책위원회 위원인 장용성 위원은 금융시장과 외환시장 전반에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용성 위원은 “금융 및 외환시장에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며 주가의 급격한 등락과 원화의 상대적 약세가 관찰된다”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23일 달러당 1,483.5원로 올해 4월 초 이후 최약세를 기록했다. 또한 원화는 2025년 하반기에 들어 약 8% 이상 하락했다.
장 위원은 반기(半期) 단위로 발행된 한국은행의 금융안정 보고서과 함께 발표한 언급에서 일부 취약 부문에 대한 높은 신용 리스크와 계속되는 주택가격 상승을 경고했다.
보고서는 금융시스템 내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선제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대다수의 외환 관련 지표는 여전히 안정적이라고 기술했다. 또한 통화정책은 거시건전성(매크로프루덴셜) 정책과 계속 조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열린 통화정책 회의에서 네 번째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며, 통화정책 성명에서는 통화완화 사이클의 종착점에 근접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원화 약세가 추가 완화 여력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은행은 11월 회의 이후 다양한 통화 안정 조치를 내놓았으며, 다음 통화정책회의는 2026년 1월에 예정돼 있다.
용어 설명
여기서 거시건전성(매크로프루덴셜) 정책이란 금융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대출 규제(LTV·DTI 등), 자본적정성 강화, 스트레스 테스트 등 은행 및 비은행 부문 전반에 걸친 규제·감독 수단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책은 개별 기관의 건전성뿐만 아니라 시스템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초점을 둔다.
또한 외환시장 안정 조치에는 중앙은행의 직접적인 외환시장 개입, 유동성 공급, 그리고 금융기관 대상의 단기 차입 지원 등 다양한 수단이 포함될 수 있으나, 보도 내용에서는 구체적 수단의 명시 없이 ‘다양한 통화 안정 조치’를 시행했다고만 기술됐다.
분석 및 시사점
1) 환율·통화정책 영향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83.5원로 연중 최약세를 기록하고 하반기에 8% 이상 하락한 사실은 통화정책의 운용 여건에 직접적인 제약을 가한다.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 수입가격 상승을 통해 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될 수 있으며, 이는 중앙은행이 추가적인 금리 인하 여력을 축소하도록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이 이미 네 차례 연속 금리 동결을 선택하고 통화완화 사이클의 종료 가능성을 시사한 배경에는 이러한 환율 측면의 제약이 작용하고 있다.
2) 주택가격 상승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지적된 ‘계속되는 주택가격 상승’은 가계대출 확대와 함께 가계부채의 질적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주택가격 상승이 실물 경제의 펀더멘털 변화 없이 일시적·과열적으로 진행될 경우, 주택시장 조정 시 가계·금융권의 손실 확대 및 NPL(부실채권) 증가로 연결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한국은행과 감독 당국은 주택담보대출 관리지표, 지역별 가격 흐름, 가계소득 대비 부채비율 추이 등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3) 취약 부문의 신용 리스크
보고서에서 언급된 ‘일부 취약 부문’의 높은 신용 리스크는 특정 업종·중소기업·지역 등에서 신용 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신용 리스크가 현실화하면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훼손되고 조달비용이 상승하며, 이는 다시 실물 경제로 전이될 수 있다. 금융권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한 충격 흡수 능력 평가와 함께 증분 자본확충·충당금 적립 기준 등을 재검토할 여지가 있다.
4) 정책 수단의 조합과 예상 시나리오
한국은행은 성명에서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의 조율을 강조했다. 이는 통화정책 단독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금융안정 문제에 대해 규제·감독적 수단을 병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실적으로 사용 가능한 수단에는 외환시장 직접 개입, 유동성 공급 확대, 대출 규제 강화(LTV·DTI 조정), 시스템 리스크 완화를 위한 자본·유동성 규제의 탄력적 운용 등이 있다. 다만 보도된 내용만으로는 특정 조치의 시행 여부와 시점, 범위는 확인되지 않는다.
5) 향후 시장 전망
단기적으로는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변동성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수입물가와 국내 물가 지표의 상방 리스크가 존재한다. 중기적으로 주택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이 이어질 경우 가계부채 리스크가 누적되어 금융권의 대책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환경은 금리정책의 비대칭적 운용(즉, 추가 인하 여력 제한)을 낳을 수 있으며, 금융당국은 거시건전성 장치를 통해 리스크 축적을 억제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추가 정보
한국은행의 다음 통화정책회의는 2026년 1월로 예정돼 있으며, 향후 회의에서 발표되는 경제 전망치, 물가전망, 금융안정성 평가 내용과 함께 통화 및 거시건전성 조치의 구체적 운용 방향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