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월 26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수출을 견인하는 반도체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물가 흐름이 안정적인 가운데 금융안정과 관세 리스크를 추가로 점검할 여유를 갖기 위한 결정이다.
2026년 2월 26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만장일치에 가까운 표결로 정책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로이터가 설문한 34명의 이코노미스트가 모두 예상한 바와 일치했다.
한국은행의 7인으로 구성된 금융통화위원회는 금리 동결과 함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0%로 상향했다. 중앙은행은 2024년 10월에 시작된 완화 사이클의 일시적인 중단 또는 장기적인 ‘일시 유예(pause)’ 신호를 보낸 상태이며, 이는 환율 변동성 및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금융안정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책 결정의 배경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반도체 호황이 올해 성장률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미국의 관세정책 변화와 같은 무역 불확실성은 수출 성장세를 제한하고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산업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시장 금리 수준은 향후 12개월 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부 반영하고 있으나, 물가 상승률이 2.5%를 넘어서는 상황과 원·달러 환율이 1,550원 이상으로 지속될 경우에만 인상을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메리츠증권의 서울 기반 애널리스트 이승훈(Lee Seung-hoon)의 진단이다.
금리 동결의 시장 반응
이 결정 직전인 수요일,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6,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최근 1년 사이 두 배로 오르는 등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도 두드러진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 총재 리 창용(Rhee Chang-yong)은 이번 결정에 대해 한국시간 02:10 GMT에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며, 해당 간담회는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전문용어 설명
정책금리(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금융기관에 적용하는 대표적 금리로 단기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쳐 소비, 투자, 환율, 물가 등에 파급효과를 낸다. 완화 사이클은 기준금리를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정책 패턴을 의미하며, 이번 경우 중앙은행이 인하를 멈추고 ‘관망’하는 국면으로 전환했음을 뜻한다. 코스피는 한국의 대표 주가지수로 국내 상장기업의 주가 동향을 반영한다.
금리 동결이 경제에 미칠 영향
기준금리 연 2.50%의 유지 결정은 다음과 같은 실질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우선 가계대출 이자 부담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해 단기적인 소비 위축을 완화할 수 있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자산가격(주식·부동산) 상승을 자극할 여지가 있으며, 이는 가계부채 누증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 수출 측면에서는 반도체 호황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려 금리 유지를 뒷받침하지만, 미국의 관세정책 등 외생적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수출 둔화로 성장률 전망이 하방 위험에 노출된다.
시장 시나리오별 전망
단기적 관점에서 중앙은행은 다음의 세 가지 시나리오를 주시하고 있다. 첫째, 물가상승률이 2.5%를 상회하지 않고 원·달러 환율이 1,550원 내외에서 안정될 경우 금리 동결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물가 상승이 가팔라지고 환율이 1,550원 이상으로 상승하면 정책당국은 인상 가능성을 재검토할 수 있다. 셋째, 무역분쟁 심화 또는 반도체 수요 둔화는 성장률 상향 기대를 약화시키며 통화정책의 추가완화(인하) 여지를 다시 열 수 있다.
투자자·기업에 대한 시사점
금리 동결은 단기 금융비용 안정이라는 점에서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에 우호적이다. 그러나 국내외 금리 차, 환율 변동성, 관세 리스크 등은 기업의 수출전략과 환헤지 정책 수립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특히 자동차·철강 등 관세 영향을 받기 쉬운 업종은 정책과 무역환경 변화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주식시장에서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반면, 금리 민감 업종(건설·금융 등)은 가계부채 변화에 의해 다시 조정될 수 있다.
추가적 리스크 요인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은 국내 요인 외에도 미국의 통화정책, 글로벌 금리 흐름,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망 변화 등 복합적 요소에 의해 좌우된다. 특히 미국의 관세정책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한국의 수출경로를 바꾸고 제조업 체인에 충격을 줄 수 있으며, 이는 중장기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종합 평가
한국은행의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와 안정적 물가 흐름을 반영한 보수적 판단이다. 다만 향후 금리 경로는 물가와 환율, 그리고 대외 무역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과 기업은 중앙은행의 향후 통화정책 변동 가능성에 대비해 유동성 확보, 금리·환위험 관리, 섹터별 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