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이른바 ‘닷 플롯(dot plot)’과 유사한 분기별 금리 전망 공개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2026년 2월 26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7명의 금통위원이 분기별로 향후 6개월간 금리 경로에 대한 각자의 전망을 세 가지로 제시해 모두 합해 21개의 점(21 dots)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통화정책에 대한 선행지침(forward guidance)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새 제도를 목요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처음으로 도입하며, 앞으로 매년 2월·5월·8월·11월에 분기별 경제전망을 발표할 때마다 함께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번 제도 도입이 미 연준의 닷 플롯 방식을 참조한 것이라고 명시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8개월간 시범 운영을 진행해 왔다. 이 시범 기간은 18개월에 걸쳐 이뤄졌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화가 결정되었다. 기존에는 이창용 총재가 2022년 4월 부임한 이후 처음 도입한 선행지침 제도에서 총재 자신을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의견을 매 회의마다 3개월 전망을 기준으로 제시해 왔다. 이는 2022년 10월 이후 이어져 온 관행이다.
새로 도입되는 분기별 제도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7명의 금통위원 각자가 향후 6개월간의 금리 경로에 대해 서로 익명으로 세 가지(낮음·중간·높음으로 해석 가능한) 전망을 제시하며, 이들 전망을 모아 총 21개의 점(7명×3개 전망)으로 시각화해 공개한다. 한국은행은 이 점 도표를 정책회의가 오전 9시(현지시간)에 끝난 뒤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 0130 GMTGMT)에 공개하고, 그때까지 회의 결과와 함께 이견이 있던 위원의 수 등 소수의견 정보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소수의견은 당일 이후의 기자회견 개회사 등에서 공개돼 왔다.
용어 설명
먼저 ‘선행지침(forward guidance)’은 중앙은행이 미래의 통화정책 기조나 금리 경로에 대해 사전에 시장에 정보를 제공하는 정책수단을 말한다. 이는 시장의 기대를 관리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거나 정책 효과를 증대시키려는 목적을 가진다. ‘닷 플롯(dot plot)’은 연준이 각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해 공개하는 방식으로, 각 위원들의 중간값 또는 분포를 통해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의 해석에 중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한다. 한국은행의 새 제도는 이런 연준 방식과 유사하게 구성되지만, 각 위원이 3개의 가능한 경로를 제시하도록 해 더 다양한 시나리오를 반영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정책적 의의와 시장 영향
이번 제도 도입은 투명성 제고와 기대관리 강화를 목표로 한다. 다만 제도 변화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다층적이다. 먼저, 중앙은행이 위원 개개인의 전망을 시각적으로 제시하면 금리 관련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채권시장 등에서 금리 변동성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국고채 금리의 기대 경로를 보다 명확히 해 금융시장 참여자의 포지셔닝을 안정시키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각 위원의 전망이 서로 크게 엇갈리는 경우에는 오히려 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할 여지도 있다. 위원 간 분포가 넓게 나타날 경우(예: 강달러·물가 충격 등 외부요인으로 인한 재평가 발생 시), 투자자들은 향후 정책 불확실성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고 판단해 포지션을 조정할 수 있다. 특히 소수의견 수치와 위원들의 전망 분포는 외환·채권·주식시장에 즉각적인 반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의 구체적 파급은 다음과 같다. 채권시장에서는 단기 금리 경로에 대한 기대 조정으로 인해 단기물 금리가 즉시 반영될 수 있고, 장기 금리도 이에 동조해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금리 전망의 변화가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쳐 원화 가치의 단기적 변동성 확대 또는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금리 경로의 상승 가능성이 확대될 경우 할인율 상승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면서 성장주 중심으로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거시경제적 측면에서는 중앙은행의 선행지침 강화가 기대 인플레이션 및 임금 협상, 기업 투자 결정 등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분명한 지침은 중·장기적 경제주체의 기대 형성에 기여할 수 있으나, 과도한 세부 전망 공개는 정책 유연성을 제약할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예컨대 위원들의 전망이 시장의 행동 변화를 야기해 실물경제 지표가 빠르게 반응하면, 한국은행은 예상치 못한 정책 조정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
운영 방식과 향후 과제
한국은행이 제시한 운영 방식에서 주목할 점은 익명성 유지와 3가지 전망 제시라는 두 요소다. 익명성은 위원들이 보다 솔직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할 수 있게 하여 군중심리적 동조효과를 완화하는 장치다. 한편 3가지 전망 제시는 불확실성을 여러 경로로 분산시켜 시장이 단일 경로에 과도하게 편중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첫째, 시장이 새 점 도표를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공이 필요하다. 연준의 닷 플롯도 종종 과도한 해석으로 시장 혼선을 빚은 바 있어, 한국은행은 도표 공개 시 해석의 범위와 한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둘째, 위원들의 전망이 빈번히 변경되거나 큰 폭으로 분산될 경우 제도의 신뢰성이 약화될 수 있으므로, 일관된 공개 원칙과 설명 책임(communication accountability)을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이 제도를 통해 금융상품의 가격결정, 포지셔닝, 위험관리 전략을 재검토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과 자산운용사, 기업의 재무담당자는 새로 공개되는 정보를 기초로 금리·환 리스크 관리 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핵심 요약: 한국은행은 2026년 2월 26일 발표에서 분기별로 7명 금통위원의 익명화된 3개 금리 전망을 공개해 총 21개의 점으로 시각화하는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투명성 제고를 통해 시장의 기대관리를 강화하려는 목적이나, 위원 간 전망 분포에 따라 단기적 시장 변동성을 유발할 가능성도 함께 존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