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통위,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 강조…의사록 공개

서울=로이터—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들이 7월 10일 회의에서 미국발 관세(관세는 수입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교역 상대국의 상품 가격을 높여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정책 수단이다)로 인한 경기 하방 압력을 거론하며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7월 29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해당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했다. 그러나 다수 위원은 향후 3개월 이내 한 차례 더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하며 “미국 관세가 불러올 중대한(significant) 경제 불확실성”을 경고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여러 위원은 “글로벌 교역 위축이 이미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관세 충격이 현실화될 경우 기업 투자와 고용 흐름에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특히 반도체·자동차 등 주력 수출 산업이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언급됐다.

“대외 수요 둔화와 관세 위험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잠재성장률 하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익명 금통위원


기준금리와 통화정책의 의미

기준금리란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적용하는 정책금리로, 가계·기업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를 결정하는 핵심 지표다. 통화정책 완화(금리 인하)는 금융비용을 낮춰 소비·투자를 유도하지만, 지나친 인하는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위험을 수반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 2.50%는 2024년 3차례 인하(3.50%→3.00%→2.75%→2.50%) 이후 유지되고 있다. 경기 부양과 물가 안정 사이에서 한은의 정책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국 관세가 미치는 영향

USTR(미 무역대표부)이 예고한 추가 관세는 주로 철강·화학·전기차 배터리 부문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한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켜 제조업 가동률 저하와 고용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 금통위는 이러한 대외 리스크를 고려해 통화 완화 기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 관세 충격이란? 관세 인상으로 수출단가가 올라가면 해외 수요가 감소하고, 이는 교역국의 성장률을 낮추는 효과를 나타낸다.


시장과 전문가 반응

국내 채권시장은 의사록 공개 직후 3년·10년물 국고채 금리가 각각 4bp, 5bp 하락하는 등 추가 완화 기대를 선반영했다.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IB)은 “연내 25bp 인하가 두 차례 이뤄질 경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상회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수출 회복이 지연되면 통화 완화의 속도가 더 빨라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국내 증권가 일각에서는 “물가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될 수 있어 섣부른 인하가 오히려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우려가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원화 약세는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물가(CPI)에 상방 압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 해설 및 전망

본 기자는 “정책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한은이 3분기 중 선제적으로 25bp 인하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다만 미국 연준(Fed)의 동반 완화 여부, 국내 물가 흐름, 가계부채 안정성 등 복합 요소를 고려할 때 연속 인하보다 점진적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힌다.

특히 가계부채는 명목 GDP의 100% 안팎으로 OECD 최상위권 수준이다.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 부담을 완화할 수는 있으나, 동시에 부채 증가 속도를 자극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이 서로 보조를 맞추지 못할 경우 정책 혼선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결국 글로벌 무역 환경과 국내 물가・성장・고용의 균형을 지키는 정교한 운용이 요구된다. 한국은행이 8월 또는 10월 회의에서 신중한 완화 스탠스를 취할 경우,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향후 수출·소비·투자 지표와 함께 관세 발표 시점, 미국 연준의 최종금리 경로, 동아시아 주요국의 정책 대응 등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정보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의사록·통방문·경제전망보고서 등의 세부 내용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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