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발—미국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세 명이 T모바일이 트럼프 그룹(Trump Organization)과 손잡고 선보인 자체 브랜드 이동통신 서비스, 일명 ‘트럼프 모바일(Trump Mobile)’과 499달러(한화 약 64만 원)짜리 스마트폰 판매에 관여한 사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2025년 7월 23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프랭크 팔론(Frank Pallone) 의원을 비롯한 위원회 민주당 의원 두 명은 마이크 시버트(Mike Sievert) T모바일 최고경영자(CEO)에게 서한을 보내 “도널드 트럼프 전(前) 대통령이 재임 기간 중 형성된 사업 관계가 미국 국민에게 잠재적 이해충돌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며 구체적인 질의에 답변할 것을 요구했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에 있는 동안 맺어진 T모바일과 트럼프 조직 간 사업 계약이 공익을 훼손할 수 있다는 사실에 특히 우려하고 있다.” —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 민주당 측 서한 중
의원들은 서한에서 △계약 체결 시점 △트럼프 측과의 구체적 수익 배분 구조 △연방 정부 또는 백악관과의 사전·사후 협의 여부 등을 낱낱이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트럼프 모바일 스마트폰 가격(499달러)과 요금제 홍보 과정에서 대통령 재임 중 구축된 브랜드 파워가 정치적·상업적 이익으로 연결됐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이해충돌(Conflict of Interest)’이란? 공직자가 직무 수행 과정에서 개인적·상업적 이익을 동시에 추구함으로써 공정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을 뜻한다. 미국 윤리 규정은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공직자가 사적 이해관계로 인해 정책 판단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행동 지침을 제시하지만, 대통령은 연방법상 이해충돌 규정의 직접적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이 점이 매회 논란의 불씨가 된다.
트럼프 모바일 서비스·단말기 개요 트럼프 그룹은 가상망 사업자(MVNO, 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형태로 T모바일 네트워크를 임대해 ‘트럼프 모바일’ 서비스를 출시했다. MVNO는 기지국을 직접 소유하지 않고 기존 통신사 망을 활용해 독자 브랜드로 요금제·단말기를 판매하는 사업 모델이다. 단말기는 트럼프 로고와 특수 테마 배경화면이 탑재된 중·고급 사양 스마트폰으로, 가격은 499달러다.
T모바일은 2018년 스프린트 인수 승인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다수의 로비 활동을 벌인 바 있다. 이번 의혹은 ‘당시 로비—현재 사업 제휴’라는 연속성이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드러내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프랭크 팔론 의원은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 민주당 간사(랭킹 멤버)로, 연방 통신 정책 감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공익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두 동료 민주당 의원의 이름은 로이터 기사에서 공개되지 않았으나, 위원회 내부 규정에 따라 서명 사실은 기록으로 남는다.
법적·정치적 함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통령 개인 기업의 브랜드가 통신상품에 직접 활용된 전례가 드문 만큼, △연방선거법 △대통령윤리법 △상표법 등 다양한 법률 해석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나온다. 다만 현재까지 형사·민사 책임 여부는 명확히 규정되지 않았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트럼프 모바일이 정치적 지지층 결집이라는 특수 수요층에 기대어 초기 판매 호조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정책 리스크, 규제 예측 불확실성이 브랜드 확장성에 제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마이크 시버트 CEO는 현재까지 공식 성명을 내지 않았다. T모바일 대변인은 “서한을 검토한 뒤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짤막하게 밝혔다. 트럼프 그룹 역시 언론 문의에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직자와 민간기업의 밀착 문제는 미국 정치·경제 시스템 전반에 걸친 구조적 과제”라면서, 이번 사안이 선례가 될 경우 향후 백악관 및 의회 차원의 이해충돌 가이드라인 강화 논의가 촉발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향후 일정 및 주목 포인트
1) T모바일이 서한에 답변하는 시한은 통상 30일로 예상된다. 2) 위원회는 답변 검토 후 청문회 개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3) 공화·민주 양당이 이 사안을 2026년 중간선거 국면에서 어떻게 활용할지도 변수다.
※ 본 기사에 인용된 달러 가치는 기사 작성일 기준 환율(1달러≈1,280원)로 단순 환산한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