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완구기업 하스브로(Hasbro Inc.)가 자사 대표 카드게임 ‘매직: 더 개더링(Magic: The Gathering)’의 판매 호조와 비용 절감 효과를 앞세워 2025회계연도 연간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실적 발표 직후 프리마켓에서 주가가 약 1% 상승하며 시장의 긍정적 반응도 이끌어냈다.
2025년 7월 23일, 로이터(Reuters) 보도에 따르면 하스브로는 연간 매출이 고정 환율 기준 한 자릿수 중반(mid-single digits)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소폭 증가(slightly up)’로 제시됐던 기존 전망치를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이다.
Cost-cutting(비용 절감)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도 함께 주목된다. 하스브로는 미·중 관세 갈등에 따른 비용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생산 및 물류 거점을 중국 이외 지역으로 분산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일환으로 감원(Job cuts)도 단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다양한 거시 환경 변수에도 불구하고, 사업 다변화와 원가 구조 개선이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동적인 거시 환경에도 불구하고, 당사의 다각화된 사업 구조와 비용 효율화 조치가 이번 전망 상향을 가능케 했다.” — 지나 거터(Gina Goetter), 하스브로 CFO
▶ ‘매직: 더 개더링’이 실적을 견인하다
하스브로는 실적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은 ‘위저즈 오브 더 코스트(Wizards of the Coast)’ 및 디지털 게임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매직: 더 개더링’의 테이블톱(Tabletop) 부문 매출이 23% 급증하며 전사 성장세를 주도했다. ‘매직: 더 개더링’은 1993년 출시된 세계 최초의 트레이딩 카드게임으로, 복잡한 전략 구성이 특징이다. 최근 e스포츠화와 모바일·온라인 플랫폼 확장까지 이어지면서 신규·복귀 유저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 관세 리스크와 ‘논캐시(non-cash) 비용’
그러나 관세 부담은 여전히 핵심 리스크다. 하스브로는 미국 내 판매 제품의 약 절반을 중국에서 조달한다. 이번 분기 10억 달러 상당의 ‘비현금(non-cash) 손상 차손’을 계상하면서 8억 5,580만 달러(주당 6.10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 ‘비현금’이란 실제 현금 유출이 수반되지 않는 회계상 비용을 의미하며, 주로 자산 가치 재평가나 충당금 설정 과정에서 발생한다.
조정 후 희석 주당순이익(EPS)은 1.30달러로, LSEG(구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0.78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분기 매출은 9억 8,080만 달러로 컨센서스(8억 8,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 동종업계 동향
하스브로의 주 경쟁사 마텔(Mattel Inc.) 역시 실적 발표를 앞두고 프리마켓에서 주가가 2% 상승했다. 마텔은 올해 영화 ‘바비(Barbie)’ 흥행 효과를 반영한 실적이 주목받고 있다. 업계 전반적으로 IP(Intellectual Property) 기반 콘텐츠 확장과 팬덤 경제(Fandom Economy) 강화가 공통 전략으로 부각된다.
▶ 전문가 시각
시장 분석가들은 “‘매직: 더 개더링’의 장기 흥행과 하스브로의 디지털 전환 가속이 앞으로도 수익성을 견인할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하스브로가 모바일, 온라인 플랫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수익 구조를 ‘완구 중심’에서 ‘게임·콘텐츠 중심’으로 전환 중이라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견해다.
다만, 관세·물류비 상승이 재차 부각될 경우 원가율 악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하스브로의 향후 실적 변동성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달려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용어 풀이]
트레이딩 카드게임(TCG)은 플레이어가 패키지로 판매되는 ‘카드’를 수집·구성해 대결하는 형태의 게임을 뜻한다. ‘매직: 더 개더링’은 TCG 장르의 시초로 알려져 있으며, 카드 희소성과 전략성, 커뮤니티 문화가 결합돼 높은 충성도를 형성한다.
관세(Tariff)는 국가가 수입 제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무역갈등 심화 시 기업의 원가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완구·게임 업계는 중국 생산 비중이 높아 관세 변동에 특히 민감하다.
비현금 비용(Non-cash charge)은 현금 유출 없이 장부상으로만 반영되는 비용이다. 예를 들어 자산 손상차손, 감가상각, 주식보상비용 등이 해당한다. 해당 비용이 커지면 순이익이 일시적으로 감소하지만 현금흐름에는 즉각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
▶ 결론 및 전망
이번 실적과 전망 상향으로 하스브로는 수익성 회복에 대한 시장 신뢰를 재확인했다. 관세 리스크를 안고 있음에도 IP 기반 성장 전략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전반이 완구 판매 외에 디지털·콘텐츠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가운데, 하스브로의 향후 행보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게임 산업 내에서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