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주요 주주 중 하나인 하리스 어소시에이츠(Harris Associates)가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의 수정된 인수 제안에 대해 매우 열린 자세를 취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하리스는 워너에 대해 현재 보유 중인 지분 비중이 약 3.9%라고 공개했다.
2025년 12월 1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하리스 어소시에이츠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알렉스 피치(Alex Fitch)는 로이터에 보낸 이메일에서 현재 시점에서 “넷플릭스(Netflix)와 파라마운트의 제안은 가치 측면에서 비교 가능하지만, 거래 조건 측면에서는 넷플릭스의 제안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의 제안이 가치 측면에서 비슷하나 넷플릭스의 제안이 거래 조건에서 우수하다. 좋은 소식은 거래 조건에 관한 우려는 전적으로 해결 가능해 보인다는 점이다. 파라마운트가 보다 우수한 금전적 고려를 제시하고 거래 조건의 문제를 적절히 해소한다면 우리는 수정된 파라마운트 제안에 매우 열려 있을 것이다. 공은 그들의 코트에 있다.”
이번 입장은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의 이사회가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가 제시한 $108.40억 달러(약 1084억 달러) 규모의 적대적 인수 제안(hostile takeover bid)을 거부한 직후 나왔다. 워너 이사회는 해당 제안을 “환상적(illusory)”이라고 규정하며 파라마운트 측이 자금 조달에 관해 주주들에게 오도했다는 점을 문제 삼아 이를 배척했다.
거래 경합의 배경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와 넷플릭스는 워너의 영화·텔레비전 스튜디오, HBO 맥스(HBO Max) 스트리밍 서비스 및 해리 포터(Harry Potter)와 같은 프랜차이즈를 둘러싸고 인수 경쟁을 벌여왔다. 하리스의 입장은 두 제안의 재무적 가치가 유사하다고 보면서도, 거래 성사 가능성과 보호 장치, 규제 리스크, 자금 조달의 확실성 등 거래 조건을 더 높은 우선순위로 평가하는 기관투자가 관점을 반영한다.
용어 설명
일반 독자에게 생소할 수 있는 핵심 용어를 설명하면, ‘적대적 인수(호스틀 테이크오버)’는 대상 기업 이사회의 동의 없이 인수 제안자가 직접 주주들에게 공개 매수 제안을 하거나 지배권 확보를 시도하는 방식이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 펀드나 자산운용사가 보유한 자산의 배분과 운용 전략을 결정·집행하는 책임자를 말한다. 또한 거래 조건에는 지불 방식(현금·주식 혼합 여부), 종결 조항(예: 규제 승인, 자금 확보 조건), 보호 조항(예: 해약 수수료, 진술·보증) 등이 포함된다.
하리스의 입장과 그 의미
하리스 어소시에이츠는 보유 지분 약 3.9%로 워너의 상위 주주 중 다섯 번째로 큰 주주라고 밝혔다. 이 같은 주주의 공개적 입장 표명은 인수전의 향후 방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관투자가의 지지는 일반적으로 이사회 및 다른 주주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며, 특히 수정 제안이 재무적 측면뿐 아니라 거래 조건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경우 파라마운트 측에 실질적 정치적·시장적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
피치는 거래 조건과 관련된 우려가 “전적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표현하며, 파라마운트가 금전적 대가를 높이고 거래 조건의 문제를 명확히 해결한다면 하리스가 수정 제안에 찬성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파라마운트 측에 재협상 또는 조건 완화의 실무적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 및 산업에 대한 영향 분석
전문가 관점에서 이번 사안은 여러 측면에서 시장에 파급력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첫째, 인수 경쟁이 계속될 경우 워너의 주가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인수 제안의 금액과 거래 조건이 개선되면 우호적 프리미엄이 반영되며 주가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 반대로, 규제 리스크나 자금 조달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주가의 하방 압력도 커질 수 있다.
둘째, 스트리밍과 미디어 산업의 경쟁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워너가 파라마운트 또는 넷플릭스에 인수될 경우, 콘텐츠 포트폴리오 통합으로 인해 플랫폼 경쟁이 심화되며 구독자 확보 전략, 글로벌 유통망, 콘텐츠 투자 우선순위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경쟁사들의 전략 조정과 함께 광고·콘텐츠 라이선싱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셋째, M&A 시장 전반에 걸친 레버리지와 자금 조달 관행에 대한 재점검을 촉발할 수 있다. 대형 미디어 인수는 막대한 자금 조달과 복잡한 규제 검토를 동반하므로, 인수자가 제시하는 자금 조달 방식의 투명성 및 실행 가능성은 향후 거래 성사 여부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향후 전망
하리스 어소시에이츠의 발언은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 쪽에 ‘수정 제안(더 나은 금전 제안·거래 조건 해소)’이라는 선택지를 남겼다. 파라마운트가 실질적 개선안을 제시할 경우, 워너의 다른 대주주 및 이사회 내부의 재검토가 촉발될 수 있으며, 이는 협상 국면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반면 파라마운트가 현재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거나 규제·자금조달 우려를 충분히 해소하지 못하면 넷플릭스의 제안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이번 사태의 향방은 파라마운트가 제시하는 추가적인 재무적 고려와 거래 조건의 구체성, 그리고 규제 당국의 검토 결과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 투자자들은 향후 제안의 수정 여부와 워너 이사회 및 주요 주주들의 반응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