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필립스(Royal Philips)가 FY25(회계연도 2025) 하반기까지 꾸준한 마진 개선세를 보였지만, 이러한 개선이 현 회계연도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이 같은 진단은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의 분석을 바탕으로 한 평가이다.
2025년 12월 2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제프리스는 필립스가 FY25를 마감하며 또 한 분기 분의 마진 개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운영 레버리지(operating leverage)와 하반기에 치중된 비용 절감 조치가 뒷받침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제프리스는 4분기 조정 EBIT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이익) 마진을 13.9%로 추정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bp(0.4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또한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13.6%를 상회하는 전망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필립스가 제시한 조정 EBITA 마진 가이던스의 상단(11.3%~11.8%) 근처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며, 제프리스는 연간 마진을 11.9%로 예측해 컨센서스와 대체로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마진 개선은 상반기 약한 실적 이후 맞이한 하반기 강세에 기인한다. 제프리스는 특히 Connected Care와 Personal Health 부문의 빠른 성장세가 운영 레버리지를 촉진했으며, 연말에 시행된 생산성 향상 조치들이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러한 개선은 완전히 긍정적인 요인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제프리스는 비용 인플레이션(원가 상승), 환율(외환) 역풍, 관세 관련 비용이 상쇄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관세 및 연관 비용은 FY25 기준으로 약 €150million ~ €200million으로 추정된다고 제프리스는 밝혔다.
향후 전망과 불확실성
제프리스는 최근의 마진 초과 달성에도 불구하고 FY25 이후의 가시성(visibility)은 제한적이라고 경고했다. 회사가 2026년 2월로 예정한 Capital Markets Day(자본시장 행사)가 향후 운영 개선과 2026년 이후 실행력에 대한 판단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행사에서 필립스는 중기 목표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다년 계획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제시된 중기 목표는 매출 연평균 중간 한 자릿수 성장과 마진 중~높은 십대(중~고십대) 달성이다.
제프리스는 다만 해당 마진 목표의 상단 달성은 현 환경에서 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는 관세 부담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들었다. 또한 운영 및 시장상의 지속적 도전 요인들이 FY25 이후 마진 확대 속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문별 리스크
구체적으로 보면, Connected Care 부문은 Respironics(호흡기 장비) 제품의 판매 재개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빠른 마진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Diagnosis & Treatment 부문은 이미 영상장비(imaging) 분야에서 경쟁 심화와 점유율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도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필립스는 FY25 중국 매출이 중~고(중간에서 높은) 한 자릿수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제프리스는 중앙집중형 조달(centralized procurement) 과정과 치열한 경쟁 탓에 입찰(tender) 활동이 의미 있는 시장 성장으로 빠르게 연결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프리스는 필립스에 대해 ‘보유(Hold)’ 등급을 유지했다.
제프리스는 현재 주가가 이미 최근의 마진 개선과 회사가 직면한 구조적 과제를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는 필립스 주식이 미래 2026년 추정 이익의 약 15배(≈15x)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FY25에서 기대된 비용 절감과 운영 레버리지 효과가 소멸될 경우 마진 개선의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밸류에이션(valuation)에 즉각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 용어 설명(독자를 위한 보충 설명)
조정 EBITA(Adjusted EBITA)는 기업의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이익 지표 중 하나로, 이자·세금·감가상각비 등을 제외해 핵심 영업수익성을 보여준다. ‘조정’은 일회성 비용·수익 등 비반복적 항목을 제외해 실질적 영업 성과를 더 명확히 파악하려는 목적이다.
운영 레버리지(Operating Leverage)란 매출 증가가 고정비 분산을 통해 영업이익 증가로 더 큰 폭으로 연결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매출이 늘어나면 동일한 고정비 대비 이익률이 올라가는 구조적 이점이다.
Capital Markets Day는 기업이 투자자, 애널리스트 등을 상대로 중장기 전략·가이던스·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는 행사로, 시장의 신뢰 회복이나 전략적 전환의 중요한 계기가 된다.
관세·입찰·중앙집중 조달 등은 해외 매출과 원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특히 중국 등 국가에서는 정부 주도의 조달 방식이 시장 점유율 및 가격 경쟁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시장 및 향후 영향 분석
제프리스의 평가는 현시점에서 필립스의 단기적 실적 개선은 확인되었으나 중장기적 지속 가능성은 불확실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현재 관세·환율·인플레이션이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로 인한 연간 비용 증가(약 €150m~€200m)는 매출 규모 대비 마진을 낮추는 요인이다. 만약 필립스가 2026년 2월 자본시장 행사에서 더 명확한 비용 구조 개선 방안과 지역별(특히 중국 및 북미) 수요 회복 계획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시장은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하향 조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생산성 향상 조치가 예상보다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Connected Care·Personal Health 부문에서 지속적인 매출 성장이 나타나면, 현재의 약 15배 수준의 밸류에이션은 재평가될 여지가 있다. 다만 영상장비 분야의 경쟁 심화와 Respironics 장비 판매 재개 지연 등 잠재적 악재는 실적 회복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단기적 모멘텀이 실적에 반영되는지 여부와 2026년 초에 열릴 자본시장 행사에서의 가이던스 수정 여부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결론
요약하면, 필립스는 FY25 하반기까지의 비용 절감과 운영 레버리지 효과로 의미 있는 마진 개선을 달성했으나, 관세·인플레이션·환율·중국 시장의 구조적 제약 등 복합적 리스크로 인해 FY25 이후의 마진 지속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제프리스는 이러한 이유로 ‘보유’ 의견을 유지하며, 2026년 2월의 자본시장 행사를 통해 제시될 새로운 다년 계획과 실행력 증빙이 향후 투자 판단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