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미국 정유사 필립스 66(뉴욕증권거래소: PSX)이 2분기 정제 마진 확대와 턴어라운드 비용 감소에 힘입어 월가 컨센서스를 넘어서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2025년 7월 2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필립스 66은 올해 2분기 주당조정순이익(EPS) 2.38달러를 달성해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1.71달러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미국 주요 정유사들은 디젤 등 주요 석유 제품의 스프레드 개선 덕분에 1분기 적자에서 벗어나 실적 반등을 이룰 것으로 전망돼 왔다. 이번 실적은 그러한 기대감이 현실화됐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동종업체인 발레로 에너지(뉴욕증권거래소: VLO) 역시 유사한 정제 마진 개선에 힘입어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2분기 동안 당사 정제 부문은 2018년 이후 최고 가동률을 기록했고, 2021년 이후 배럴당 비용을 최저 수준으로 낮췄으며, 시장 포착력과 친환경 제품 수율에서도 연간 기준 최고치를 달성했다.” — 마크 라시어 최고경영자(CEO)
세부 수치를 보면, 필립스 66의 분기당 실현 마진은 전년 동기 대비 12.4% 늘어난 배럴당 11.25달러를 기록했으며, 턴어라운드 비용(turnaround expenses)은 47% 감소한 5,3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턴어라운드 비용이란 정유공장 정기보수·설비 점검 시 투입되는 비용으로, 기간 중 가동을 멈추기 때문에 비용 절감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
정제 시설의 원유 처리량 가동률은 98%에 달했다. 이로써 정제 부문의 조정 영업이익은 3억 9,200만 달러로 30%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미드스트림(파이프라인·저장 등) 부문은 7억 3,100만 달러의 조정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제 부문의 실적이 워낙 견조해 전체 이익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사회 갈등 이후 첫 성적표
이번 실적 발표는 지난 5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발생한 이사회 의석 분쟁 이후 처음 나온 결과다. 당시 필립스 66과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각각 2석씩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다. 엘리엇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미드스트림 사업 매각 또는 분할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요구해 왔다.
정유업계는 2022년 팬데믹 이후 수요 급반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 불안으로 사상 최고 수준의 마진을 누렸지만, 이후 마진 축소 압력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달간 주요 제품 스프레드가 예상보다 견조해 수익성 방어에 도움이 되고 있다.
주가 반응 및 시장 전망
실적 발표 이후 필립스 66 주가는 개장 전 거래에서 1% 오른 125.50달러에 거래됐다. 시장에서는 정제 마진이 3분기에도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회사가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편집자 주: 이는 기사에 언급된 사실이 아닌 일반적인 업계 관측이다.
전문가 시각에 따르면, 현재의 높은 가동률과 비용 효율성 유지가 향후 분기 실적 변동성을 완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국제 유가 변동과 경기 둔화 가능성은 정제 마진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한편, 정유·화학 업계의 ‘카본 인텐시브(carbon-intensive)’ 사업 구조에 대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에 따라 엘리엇을 비롯한 투자자들이 요구한 자산 매각·재편 압력이 장기적으로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요약하면, 2분기 실적은 높은 정제 마진과 비용 절감에 힘입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미드스트림 부문의 부진과 구조조정 요구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향후 경영진의 전략적 선택이 주가 변동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