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기반 핀테크 기업 램프(Ramp)가 최신 투자 유치 라운드에서 225억 달러(약 30조 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자금조달 시장의 회복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025년 7월 3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램프는 ICONIQ 캐피털이 주도한 시리즈 E-2 라운드에서 총 5억 달러(약 6,600억 원)를 신규 조달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램프의 누적 지분 투자 유치액은 19억 달러로 확대됐으며, 기업가치는 직전 라운드(160억 달러) 대비 약 41% 상승했다.
■ 투자 라운드 세부 정보
이번 시리즈 E-2 라운드에는 Founders Fund, GIC(싱가포르 국부펀드), Coatue, Thrive Capital, General Catalyst 등 글로벌 벤처투자 거물들이 대거 참여했다.
‘시리즈 E-2’는 시리즈 E의 연장선에 있는 후속(follow-on) 자금조달로, 1 동일 단계에서 추가 자금을 확보해 밸류에이션을 재조정하는 관행을 뜻한다. ICONIQ 캐피털은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의 패밀리오피스를 모태로 한 투자사로, 에어비앤비·스트라이프 등 성공적인 스타트업 투자 이력을 보유해 왔다.
■ 램프의 비즈니스 모델과 성장세
2019년 설립된 램프는 기업 전용 카드·결제 서비스와 지출(Expense) 관리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미 연간 수십억 달러 상당의 결제를 중개하고 있으며, CBRE·Anduril 등 약 4만 개 기업 고객을 보유한다. 램프 윌 패트리(Will Petrie) CFO는 “회사의 한계는 오직 우리 야망의 크기뿐”이라며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이달 초 선보인 자율형 인공지능(AI) 에이전트는 사기 거래 탐지, 지출 정책 업데이트, 결제 승인·검토 작업을 자동화한다. 램프 측은 올해 초부터 현금흐름이 플러스(흑자)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 핀테크 업계 회복 조짐
지난 2~3년간 금리 상승과 경기 불확실성으로 벤처투자 겨울이 이어졌으나, 최근 핀테크 부문에서 늦깎이(late-stage) 대형 거래와 기업 인수·합병(M&A)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기술 탑재와 견조한 수익성 확보가 투자심리를 되살렸다고 분석한다.
※ 용어 설명: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서비스로, 소프트웨어·모바일 플랫폼 등을 통해 전통 금융의 비효율을 개선하는 산업을 일컫는다.
■ 기자 시각·전문적 통찰
램프의 급격한 밸류에이션 상승은 단순 자금유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첫째, B2B 결제·지출 관리 시장이 소비자 결제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침투율이 낮았다는 점에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여준다. 둘째,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자동화는 규제 준수와 비용 절감에 민감한 기업 고객을 사로잡을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셋째, 투자금을 공격적 인수합병(M&A)이나 해외 진출 등에 투입할 경우, 향후 IPO(기업공개) 시 더 높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규제 리스크와 금리 방향성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미국·유럽 규제당국은 기업형 지출 카드의 KYC(고객확인)·AML(자금세탁방지) 규제 범위 확대를 검토 중이며, 이는 컴플라이언스 비용을 끌어올릴 수 있다. 또한 재무적 투자자가 대거 유입된 만큼, 향후 출구전략(exit) 시기와 밸류에이션 지키기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 향후 일정 및 시장 파급효과
시장 관계자들은 램프가 2~3년 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번 라운드의 고평가를 유지하려면 연평균 40% 이상 매출 성장률과 지속적인 흑자 기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동종 스타트업인 Brex·Airbase 등 경쟁사들의 자금조달 의지에도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에서는 램프 사례가 잠재력 있는 핀테크 및 B2B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으로의 자금 재유입을 촉발할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