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피터 틸(Peter Thiel)이 자신의 헤지펀드 포트폴리오에서 주요 기술주들을 대거 정리한 사실이 공시로 확인됐다. 틸의 펀드인 Thiel Macro는 2025년 4분기에 남아 있던 주식 포지션을 전부 청산하고 현금으로 전환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2026년 2월 2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청산은 엔비디아(Nvidia), 테슬라(Tesla),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애플(Apple) 등 일부 대형 AI 관련·기술주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Thiel Macro는 3분기 중 엔비디아와 전력회사 비스트라(Vistra) 포지션을 청산했으며 테슬라 지분은 축소했고, 같은 시기 MS와 애플에 신규 포지션을 세웠다가 4분기에 모든 주식 포지션을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 출처: Nvidia
배경과 핵심 요인
이번 매도 결정에는 광범위한 거시적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방향 불확실성, 그리고 미국 중간선거(미드텀) 등 단기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들이 결합되어 있다. 또한 인공지능(AI) 생태계 내부의 구조적 변화가 특정 기술주에 대한 투자 판단을 어렵게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AI 관련 경쟁 심화: 구글(Alphabet),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Amazon), 메타(Meta Platforms) 등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인공 지능 반도체 등 핵심 인프라를 수직 통합(Vertical integration)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브로드컴(Broadcom)과의 협업을 통해 자체 맞춤형 AI 칩을 설계하려는 시도는 기존 GPU(그래픽 처리장치) 중심의 생태계에 변화를 예고한다.
대체 가속기 출현: 일부 개발자와 데이터센터 운영자가 엔비디아 GPU 클러스터를 AMD(Advanced Micro Devices) 등 다른 가속기로 보완하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있다. 이는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지배력이 장기적으로 도전받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낳는다.
개별 종목별 해석
엔비디아(NVDA) 매도에 관해선, 현재 시장에서 엔비디아가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 심화와 수직 통합 가능성이 투자자의 기대수익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기했다는 점이 매도 배경으로 지목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FT)의 경우, AI 성과가 OpenAI와의 관계에 크게 의존해 있다는 점이 문제로 거론된다. OpenAI뿐 아니라 Anthropic 등 여러 대형 LLM(대형언어모델) 개발자들이 멀티클라우드 전략을 취하고 있어 Azure가 독점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성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애플(AAPL)과 테슬라(TSLA)에 대해서는 공통적으로 AI 기반 서비스의 상업적·엔터프라이즈 수준 확장에서 아직 뚜렷한 상용화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된다. 애플의 ‘Apple Intelligence’와 테슬라의 자율주행·휴머노이드 로봇 프로젝트는 여전히 개발 중이며, 이들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군이 프리미엄 가격대라는 점에서 금리와 경기 흐름에 민감하다는 점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비스트라(Vistra)의 경우 Thiel Macro가 2025년 1분기에 포지션을 취했다가 3분기에 전량 청산했는데, 그 기간 중 비스트라 주가는 약 42% 상승했다. 이 상승은 데이터센터 사업자의 원자력 관심 증가 등 에너지 섹터 전반에 걸친 AI 인프라 수요 기대감에 의한 것으로 풀이되나, 비스트라는 원자력 전력에만 특화된 기업이 아니어서 AI 관련 매수세가 과도하게 반영되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전문 용어 해설
수직 통합(Vertical integration):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 공급망의 여러 단계를 직접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전략이다. AI 칩을 자체 설계·생산하면 외부 반도체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성능 최적화 가능성이 있지만, 개발비와 기술 리스크가 따른다.
가속기(Accelerator): 대규모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전용 하드웨어를 의미한다. GPU 외에도 TPU, ASIC, FPGA 등 다양한 형태가 있으며, AI 워크로드 특성에 따라 경쟁 우위가 갈린다.
멀티클라우드 전략: 기업이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예: AWS, Azure, GCP)를 동시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특정 사업자에 대한 종속 위험을 줄이는 대신 운영 복잡성이 증가한다.
투자자 관점에서의 시사점
Thiel Macro의 전량 청산은 단기적 시장 대응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헤지펀드들은 보통 장기 투자와 단기 매매를 병행하므로, 기관의 단기적 포지션 변화이 개인 장기투자자에게 그대로 동일한 의미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대표적으로 S&P 500은 역사적으로 다양한 위기를 통과하면서 장기적으로 복원력을 보여왔다.
다만 이번 사례는 몇 가지 실무적·전략적 교훈을 제공한다. 첫째, AI 생태계의 구조적 변화(칩 설계의 수직 통합·대체 가속기 등장)는 특정 공급사의 장기 성장성을 재평가해야 할 신호다. 둘째, 기업의 AI 성과가 외부 파트너(예: OpenAI)에 크게 의존하는 경우 파트너십의 경쟁 구도 변화가 해당 기업의 성장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셋째, 프리미엄 소비재(애플·테슬라 등)는 금리와 소비심리 변화에 민감해 거시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매출·마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향후 시장 및 가격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대형 기술주에 대한 펀드 차원의 매도 행태가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기술적 우위(특정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생태계의 독점적 위치)와 사업 모델의 수익성, 그리고 기업의 자본배분 능력(예: R&D 투자 및 인수합병 전략)이 주가를 결정할 것이다. AI 칩의 수직 통합이 본격화되면 기존 반도체 업체와 데이터센터 고객 간의 거래구조가 재편되어 일부 기업은 비용구조 개선과 수익성 향상을, 다른 기업은 경쟁심화로 인한 마진 압박을 경험할 수 있다.
금리·통화정책 불확실성의 지속은 프리미엄 가전·전기차 등 고가 제품의 수요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어 애플과 테슬라의 실적 가시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AI 인프라 수요 증가로 인해 데이터센터 관련 부품·전력 공급·에너지 기업에 대한 관심은 중장기 수혜 요인이 될 수 있다.
추가 공시 및 이해관계
공개된 기사 말미의 공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사 필자 Adam Spatacco는 Alphabet, Amazon, Apple, Meta Platforms, Microsoft, Nvidia, Palantir Technologies, Tesla에 개인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Motley Fool은 Advanced Micro Devices, Alphabet, Amazon, Apple, Meta Platforms, Microsoft, Nvidia, Palantir Technologies, PayPal, Tesla에 포지션을 보유 및 추천하고 있다. 또한 Motley Fool은 Broadcom을 추천하며 PayPal 관련 옵션 포지션(2027년 1월 롱 $42.50 콜, 2026년 3월 숏 $65 콜)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공시되어 있다. 이와 같은 보유·추천 내역은 독자들이 기사 내용을 해석할 때 참고할 만한 이해관계 정보이다.
참고: 본 보도는 공개된 SEC 공시와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판단은 독자의 책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