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유니폴 금융건전성 등급 ‘A’로 상향…부채 축소 효과

[등급 상향 배경]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2025년 7월 31일 이탈리아 보험사 유니폴 아시쿠라치오니(Unipol Assicurazioni S.p.A.)보험금지급능력 등급(Insurer Financial Strength·IFS)을 종전 ‘A-’에서 ‘A’로, 장기 발행자 디폴트 등급(Long-Term Issuer Default Rating·IDR)을 ‘BBB+’에서 ‘A-’로 각각 한 단계씩 상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유지됐다.

2025년 7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등급 상향은 유니폴이 부채 레버리지(재무 레버리지) 비율을 크게 낮춘 점이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2025년 3월 만기 도래한 10억 유로 규모 선순위 채권재발행(리파이낸싱) 없이 상환함으로써 재무 구조가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조치는 2024년 12월 UnipolSai Assicurazioni S.p.A.와 유니폴 그룹(Unipol Gruppo S.p.A.)의 합병 과정에서 그룹 지배구조가 단순화된 뒤에 이뤄졌다. 합병을 통해 존속법인 이름도 Unipol로 변경됐으며, 이는 그룹 전체 자본 효율성 제고와 부채 축소 전략을 더욱 가속화했다.


■ 부채 레버리지의 뚜렷한 개선
피치에 따르면 유니폴의 재무 레버리지 비율은 2024년 말 24%에서 2025년 1분기 말 약 18%로 6%p나 하락했다. 피치는 2025년과 2026년 동안 해당 비율이 현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아가 회사 측이 2027년 11월 만기 5억 유로, 2030년 9월 만기 10억 유로 규모 선순위 채권도 재발행 없이 상환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향후 추가적인 레버리지 감소가 예상된다.

■ 이탈리아 보험사 중 손꼽히는 자본 건전성
유니폴은 2025년 1분기 말 기준 솔벤시 2(Solvency II) 커버리지 비율218%를 기록해 2024년 말 212% 대비 소폭 개선됐다. 피치는 2024년 말 데이터를 바탕으로 Prism 글로벌 모델을 적용한 결과 유니폴의 자본 위치를 “매우 강함(Very Strong)”으로 평가했다.

■ 포트폴리오 집중 위험
다만 유니폴은 이탈리아 국채에 대한 투자 의존도가 높다. 2024년 말 기준 보유 규모는 174억 유로로, 이는 그룹 연결 자본의 1.5배에 달한다. 피치는 이러한 투자 편중이 잠재적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 변동성 확대 시 자본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 국내 시장 지배력 및 수익성 지표
유니폴은 이탈리아 손해보험 시장에서 자동차보험 및 건강보험 부문 1위 사업자 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생명보험 부문에서도 강력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2024년 손해보험 부문 결합비율(Combined Ratio)은 93.6%로 전년 98.2%에서 개선됐고, 이는 자연재해 관련 손해율이 낮아진 덕분이다. 2025년 1분기에는 91%를 기록해 전년 동기 91.1%와 유사한 수준으로 수익성 회복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순이익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23년 14%에서 2024년 12%로 하락했는데, 이는 자본이 확대된 결과다. 그럼에도 피치는 2025년에도 유니폴의 언더라이팅(보험 인수) 및 순이익 수익성이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 용어 해설 및 배경
IFS(Insurer Financial Strength) 등급은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약정대로 지급할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다. Solvency II는 유럽연합(EU) 보험·재보험사의 자본 규제 체계로, 100%를 기준으로 보험 부문 부채를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지 판단한다. Combined Ratio는 보험료 대비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산한 값으로, 100% 이하이면 손해보험 부문에서 흑자를 의미한다.

■ 전문가 시각
시장에서는 유니폴의 ‘무차입 경영’ 선언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채권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 관리 능력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선순위 채권을 재발행하지 않고 상환하는 전략은 자본 비용을 절감해 주주 가치 제고로 연결될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자동차·건강보험 시장에서의 높은 점유율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해 자본완충력을 더욱 강화하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론적으로, 피치의 이번 등급 상향은 재무구조 개선과 자본건전성 강화에 대한 신뢰를 반영한다. 다만 이탈리아 국채 비중이라는 구조적 위험 요소가 상존하기에, 향후 유니폴의 자산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이 등급 유지를 위한 관건으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