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오르비아 신용등급 ‘BBB’에서 ‘BBB-’로 강등…지속적인 레버리지 우려

Fitch Ratings, Orbia 신용등급 하향

멕시코시티·뉴욕—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가 멕시코 화학‧인프라 그룹 오르비아 어드밴스 코퍼레이션(Orbia Advance Corporation, 이하 오르비아)의 장기 발행자 등급(issuer default rating)을 종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낮췄다. 전망(Outlook)은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했다.

2025년 10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등급 조정은 오르비아의 순차입금 레버리지(net leverage)¹2025~2027년 기간 동안 3.0배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는 판단에 기반한다. 피치는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해당 지표가 2.5배 이하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 분석에서 2025년 4.2배 → 2026년 3.5배 → 2027년 3.0배로 점진적 개선에 그칠 것으로 수정했다.

◆ 레버리지란?
레버리지는 기업의 부채 활용도를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다. 순차입금 레버리지는 ‘순차입금(총차입금 – 현금성 자산)’을 ‘조정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전이익)’로 나눈 값이다. 일반적으로 3.0배 이하는 투자 적격 등급을 방어할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보며, 4.0배 이상이면 재무부담이 과중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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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기 침체와 PVC 가격 부진이 실적 회복 지연

피치에 따르면, 오르비아의 EBITDA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가장 큰 이유는 폴리염화비닐(PVC) 가격과 스프레드 축소다. PVC는 건설·배관·인프라 등에 폭넓게 사용되는 기초소재지만 최근 글로벌 공급과잉과 금리 상승, 중국·미국발 수요 위축 영향이 겹치면서 가격이 장기 하락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오르비아는 Salt & Fluorspar(원료 광산) → 클로르알카리(chlor-alkali) → PVC·관(pipe)·케이블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value chain integration) 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수직 계열화만으로는 시장가격 하락이 초래한 수익성 훼손을 완전히 상쇄하기 어렵다고 피치는 분석했다.

2. 지역별 매출 구성과 현황

2024 회계연도 기준 오르비아의 매출 비중은 북미 36%, 유럽 31%, 남미 20%, 아시아·아프리카 및 기타 13%로 나타났다. 피치는 “멕시코·서유럽 등 핵심 지역의 건설 경기 부진이 폴리머 솔루션(Polymer Solutions)·빌딩&인프라(Building and Infrastructure) 부문의 실적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3. 재무 전망—EBITDA·현금흐름

피치는 국제회계기준(IFRS) 16 이전 기준으로 오르비아의 EBITDA가 2025년 약 10억 달러, 2026~2027년 12억 달러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영업현금흐름(CFO)은 연간 6억 달러에 근접하고, 잉여현금흐름(FCF)은 2억 달러 안팎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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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순차입금은 신용장(LoC) 포함 시 약 40억 달러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EBITDA 대비 순차입금 레버리지가 장기간 3.0배 이상에 머무를 가능성이 커 신용등급 리스크가 확대됐다고 피치는 설명했다.

4. 동종업계와의 비교

피치는 오르비아가 Alpek S.A.B. de C.V.Braskem S.A. 등 주요 경쟁사 대비 제품·지역 다각화 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변동성이 큰 산업 노출도와 높은 레버리지가 여전히 등급 제약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레버리지가 장기간 3.5배 이상으로 유지되거나, EBITDA 회복이 예상에 미달해 지속적인 음(陰)의 잉여현금흐름이 발생할 경우 추가 강등이 가능하다. 반대로 EBITDA 레버리지가 2.5배 이하로 안정화되고 실적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된다면 상향조정도 열려 있다.”—Fitch Ratings

5. 추가 하향·상향 트리거

피치는 다음과 같은 경우 오르비아 등급이 추가 강등될 수 있다고 밝혔다.

  • 운영 실적이 예상 대비 부진해 EBITDA·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때
  • 잉여현금흐름(FCF) 마이너스가 장기화될 때
  • EBITDA 순레버리지가 장기적으로 3.5배 이상에서 내려오지 않을 때

반면, EBITDA 순레버리지가 2.5배 이하로 안정되고 시장 반등으로 실적 회복 속도가 피치 예상치를 상회한다면 등급 상향 가능성이 존재한다.


6. 전문적 시각 — 기자 해설

중장기 관점에서 PVC 시장의 공급 조정(설비 폐쇄·감산)이 속도를 낸다면, 오르비아와 같은 수직계열화 업체는 마진 회복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큰 수혜를 볼 수 있다. 다만 미·중 무역정책 불확실성, 고금리 장기화 및 신흥국 건설 경기 둔화가 변수로 남아 현실적으로 2026년까지는 등급 업그레이드 모멘텀이 제한적이라는 것이 시장 중론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레버리지 축소 속도, 설비투자(CAPEX) 지출 규모, 배당 정책 변경 등이 신용도 개선을 가늠할 핵심 모니터링 지표가 될 전망이다.

¹ 순차입금 레버리지 설명: 순차입금(총차입금 –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EBITDA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핵심 신용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