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회사 피치(Fitch)가 2025년 12월 15일 미국의 대형 보험사 휴마나(Humana Inc.)와 여러 자회사에 대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피치가 제시한 근거는 수익 마진이 과거의 높은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어둡다는 점이다. 이는 업계 전반에 걸친 통상보다 높은 의료 서비스 이용률과 더불어 메디케어 어드밴티지(Medicare Advantage) 관련 품질 보너스 지급이 크게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2025년 12월 1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보도는 매트 트레이시(Matt Tracy)가 워싱턴발로 전한 기사 내용을 기반으로 한다. 피치 분석가들은 보고서에서
“업계 전반의 의료 서비스 이용 증가와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관련 품질 보너스의 상당한 축소”
를 언급하며 휴마나의 이익 변동성 확대와 향후 수익성 회복 지연을 우려했다.
휴마나의 보고 이익은 지난 5년 동안 점진적으로 하락했고 팬데믹 관련 요인과 최근의 높은 의료 이용률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되었다고 피치는 지적했다. 또한 피치가 재무 레버리지 평가에 핵심적으로 활용하는 지표인 부채/EBITDA 비율은 이전의 높은 등급을 부여하던 기준을 크게 상회했다. 이 비율은 9월 말 기준 3.6배(3.6x)로 집계됐다.
피치는 휴마나의 장기 발행인 등급(long-term issuer rating)을 투자적격 등급 중 두 번째로 낮은 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분석가들은 휴마나가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시장에서 강한 경쟁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으로 기업 프로필은 여전히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피치는 휴마나의 여러 자회사에 대한 보험사 재무 건전성 등급(insurer financial strength ratings)도 각각 한 노치(one notch) 하향 조정했으나 여전히 투자적격의 상중(上中) 등급 범주에 머문다고 설명했다.
앞서 휴마나는 2025년 10월에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CMS)의 2025년도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등급 부여에 대해 법원에서 이의를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피치는 이 법원 패소가 수백만 달러 규모의 보너스 지급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원문은 이 가능성을 수백만 달러의 정부 보너스 지급 손실로 표현하고 있으며, 피치의 등급 조정은 이러한 수익성 약화 위험을 반영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
용어 설명 및 배경
메디케어 어드밴티지(Medicare Advantage)는 미국의 공적 건강보험인 메디케어의 민간 파트너십 형태로, 민간 보험사가 메디케어 수혜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CMS로부터 대가를 받는 제도이다. 이 제도에서는 보험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을 평가해 품질 보너스(Quality Bonus Payments)를 지급하는데, 이 보너스는 해당 연도의 등급 산정에 따라 변동된다. 즉, 등급 하락은 직접적으로 보험사의 보너스 수익에 영향을 미친다.
품질 보너스(Quality Bonus Payments)는 보험사가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의 질을 측정한 지표에 따라 지급되는 인센티브다. 피치 보고서에서 말하는 “significantly lower”는 품질 보너스의 규모가 이전 예상 대비 크게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부채/EBITDA 비율(Debt-to-EBITDA)은 기업의 부채 규모를 영업이익(감가상각 전 이익)으로 나눈 지표로서 재무 레버리지(차입 의존도)를 평가하는 핵심 수단이다. 높은 비율은 금융비용 부담 증가와 신용위험 상승을 의미하며, 신용평가사는 이를 중요한 등급 결정 요인으로 본다.
장기 발행인 등급(long-term issuer rating)은 채권 발행자(기업)의 장기 채무 상환능력과 신용위험을 평가한 등급이다. 투자자와 채권시장은 이 등급을 통해 차입비용(금리)과 투자 매력도를 판단한다.
향후 영향과 전망 분석
피치의 등급 하향은 단기적으로 휴마나의 자금 조달 비용 상승 우려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회사채 발행 시 요구되는 스프레드가 확대될 수 있고, 이는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져 순이익 압박을 가중시킬 수 있다. 특히 부채/EBITDA가 이미 3.6배로 집계되어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금리 상승이나 신용 마진 확대는 재무 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주식시장 관점에서는 등급 하향 소식이 단기적인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용등급 하향은 기관투자가의 포트폴리오 규정(예: 투자적격 등급 유지 요구)과 채권 보유자·신용 파생상품 시장의 반응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주가 변동성 확대를 의미한다. 다만 피치가 휴마나의 기업 프로필 우호성(메디케어 어드밴티지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인정한 점은 하방 리스크를 일부 완화하는 요인이다.
보험 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해야 한다. 업계 전체가 높은 의료 이용률과 보너스 지급 축소라는 공통 압력에 노출되어 있다면 다른 메이저 보험사들도 유사한 등급 재평가 대상이 될 소지가 있다. 이는 보험업 전반의 조달비용 상승과 보험료 산정, 자본정책 재검토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규제 당국의 정책 대응(예: 메디케어 산정방식 조정, 보너스 체계 보완 등)이 나온다면 중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축소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휴마나의 대응 전략 가능성
평가 기관의 등급 하향에 대해 휴마나는 몇 가지 대응책을 모색할 수 있다. 첫째, 비용 구조 개선과 운영 효율화로 EBITDA를 회복해 부채/EBITDA 비율을 낮추는 방안이다. 둘째, 비핵심 자산 매각이나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자본확충을 검토할 수 있다. 셋째, CMS와의 등급 산정 이슈 등 규제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정책적 대화와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러한 조치의 효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일정 기간이 필요하다.
결론
피치의 이번 조치는 휴마나의 단기적 수익성 약화 가능성과 재무 레버리지 확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2025년 9월 말 기준 부채/EBITDA 3.6배와 2025년 10월 법원 패소로 인한 메디케어 보너스 손실 위험은 등급 하향의 직접적인 배경이다. 향후 휴마나의 경영진이 어떤 재무·운영 전략을 통해 신용 리스크를 완화할지, 그리고 CMS 등 규제 환경이 어떻게 변화할지가 투자자와 업계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